3도 3시·군 자치단체장 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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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도 3시·군 자치단체장 손 잡았다
  • 장동렬 기자
  • 승인 2003.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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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군(충북)-천안시(충남)-안성시(경기) 행정협력회 구성
14일 첫 만남, 공동방역 문화·관광 교류 등 3개항 합의

“망국병인 지역 감정을 떨쳐 버리고 주민간 화합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자치단체 수장들이 직접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조인식을 갖게 됐습니다.”

지난 14일 오전 11시 진천군청 소회의실에서는 의미 있는 만남의 행사가 진행됐다.충북 진천군, 충남 천안시, 경기도 안성시 자치단체장들은 이 자리에서 3도 3시군 행정협력회를 구성, 3개항의 합의문에 사인한 뒤 상호간 교류를 약속했다.

김경회 진천군수, 이동희 안성시장, 성무용 천안시장은 이날 합의문 통해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3개 시군은 긴밀한 유대와 협조체제를 위해 3도 3시군 행정협의회를 구성, 운영키로 했다.

또한 문화 관광 산업 및 도로 교통망의 확충 등 지역 공동 관심사업을 개발 추진하고 시군정 각 분야별 시책 공조 방안을 도모하고, 주민 상호간의 친선과 이해증진을 위해 공공 및 민간부문의 활발한 교류활동을 적극 권장·지원키로 합의했다.

이는 그동안 이웃사촌이면서도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안마다 부딪혔던 현실을 감안할 때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천안시는 진천군이은 총력전을 펼치는 태권도 공원유치 사업의 강력한 라이벌일 뿐 아니라 행정수도 이전, 오송역 분기점 유치 등 현안사업마다 피 말리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치단체다.

한마디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이웃이다. 안성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구제역 파문이 일어났을 때 ‘네 탓이요’ 논쟁을 벌였을 정도로 양 자치단체의 앙금은 깊다. 여기에다 안성시가 진천군과 인접한 죽산 일대에 대규모 축산단지를 허가하는 과정에서 진천군 의회의원들이 항의방문을 하는 등 감정의 골이 깊다.

또한 죽산 일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러브호텔을 보면서 진천군민들은 폐수만 진천으로 흘러 보내는 이웃이란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도 3시군의 수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으니 만남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갖는 것이다. 한발 더나아가 행정 협력회까지 가동키로 합의했으니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날 만남을 지방자치제 출범 이후 봇물을 이루고 있는 자매결연의 유형중 하나라고 그 의미를 애써 축소하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구제역 파문 때 보았듯 나만 잘하면 그만 이라는 전형적인 ‘우물안 개구리’식 발상은 변화하는 시대에 어울리는 옷이 아니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자치단체장들은 가축 전염병 방역약품 혼용으로 인한 피해 방지 대책과 광역 방역단 구성, 공동 방역초소 운영 등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는 방역의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교류 활성화를 위해 지역축제 때 상호 교류를 확대하고 관광수익 증대를 확대를 위해 문화관광벨트를 구축키로 한 것도 눈에 띈다. 하지만 이 같은 핑크빛 기대효과에 대한 보도자료 보다 이날 만남이 주목을 받는 것은 고조돼 있는 지역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회 진천군수는 “여러 사항의 합의를 이끌어내며 이중삼중의 예산 낭비 요소를 줄인 것이 이번 모임의 큰 줄기를 이루지만 상류, 하류지역으로 나뉘어 피해의식이 커지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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