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연대’태풍의 눈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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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연대’태풍의 눈 부상
  • 장동렬 기자
  • 승인 2003.11.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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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노조·농민회·민노총협의회 대거참여

진천지역에 새로운 비판세력이 서서히 부상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이름만 들어도 그 색깔이 분명한 조직들이 하나의 구심점아래 뭉치면서 태풍의 눈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진천 민중연대
현재 정식 발족을 서두르고 있는 이 조직에는 공무원 노조, 농민회, 그리고 전교조, 농협노조 등 민주노총 진천협의회와 사회보험노조, 여성농민회, 가톨릭농민회 등 진보적인 운동단체들이 총망라돼 있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두달에 한번씩 정기모임을 가지며 정식 발족을 위한 준비모임을 개최해 왔다.

노동자, 농민, 빈민 등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민중의 생존권 수호를 기치로 내건 이들이 세력화를 이룰 경우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장은 엄청날 전망이다.

도내 12개 시·군 가운데 가장 뚜렷한 소리를 내는 진천군 공무원 노조의 예로 보듯 비판적 목소리가 강하게 표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무원 노조는 기자실 폐쇄, 충북도의 진천군에 대한 감사 거부, 단체협약 체결 등 굵직굵직한 사건의 중심에서왔다. 이같은 전례 때문인지 이른바 지역유지를 중심으로 형성돼 온 이 지역의 주류사회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들은 공무원 노조와 특정 노동단체가 연계, 힘을 과시하는 쪽으로 변질되고 정치성을 띌 경우 걷잡을 수 없게 될 것 이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주민들의 시선도 곱지 만은 않다
공무원 노조의 노동단체가 손을 잡으면 분명히 지역화합 보다는 과격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며 벌써부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공무원은 “우리가 특정 노동단체와 손을 잡는 것에 대해 내부에서도 찬반양론이 있다. 조직의 힘을 키워야 하는 집행부와 후생복지 증진 등 노조가 건강한 방향으로 가길 원하는 조합원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다”고 귀띔한다.

특히 정치적 색채를 띠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소리가 높다.
민중연대가 조직역량을 결집할 경우 내년 4월 총선과 2006년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 눈길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한발 더 주민들에 다가서려 애쓰는 흔적이 역력하다.
오는 29∼30일 마련하는 사랑의 김장나누기 한마당 행사도 그 중 하나. 소외된 이웃과 따스한 정을 나누고 우리 농산물을 사용하여 어려운 농촌을 돕는다는 취지로 마련되는 이 행사는 주민 가까이를 외치는 민중연대의 첫 작품 치고는 다소 의외다.

공무원 노조가 지난 추석 때 이장단 및 사회단체장에게 보낸 서한문도 자신들을 제대로 알리자는 조직 내부의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최원경 공무원노조 진천군지부 부지부장은 “그동안 빨간 띠만 두르고 자기 월급만 챙겨가는 노동단체가 아니라 이런 봉사활동을 통해 주민들과 함께 생각하고 살아간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그동안 행정서비스는 제공했지만 주민들에게 개인봉사를 하는 것은 부족했기 때문에 이번 행사의 의의가 높다”고 말했다.
우려 반 기대 반의 현실 속에서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기지개를 켜는 민중노조. 이 단체의 출범은 보수성이 강한 이 지역에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출발점일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곧 지역화합, 지역발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시민, 환경단체 하나 없는 진천지역에 제대로 된 대안세력으로 자리를 잡게 될 지, 아니면 그들만의 이익을 위한 조직으로 머물지 민중연대의 행보가 지역사회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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