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스 사업 통해 ‘스타작가’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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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스 사업 통해 ‘스타작가’ 나올까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0.03.2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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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민간단위 3곳 레지던스 사업 선정…아시아 교류, 신진작가 지원 ‘시금석’
올해 입주작가만 49명, 지역의 인프라로 남을 수 있을까 ‘기대 반 우려 반’
   
 
  ▲ 올해 레지던스 사업예산이 지자체로 풀리면서 충북도는 복합문화체험장 하이브, 퍼블릭 에어, 청원미술협회에 총 2억원을 지원한다. 예술가들의 창작지원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지 미술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2007년부터 레지던스 사업을 펼치고 있는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한 입주작가가 작업 하고 있는 모습.  
 
충북도의 예술가 지원 정책의 폭이 넓어졌다. 지난해 신설된 지역예술가 집중육성사업 외에 올해는 신진예술가 인큐베이팅,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늘어났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분야는 레지던스 사업이다. 예술가 창작지원의 또 다른 형태인 레지던스 사업은 작가에게 방을 내주고, 매니지먼트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관 주도로는 2007년 청주시미술창작스튜디오가 개관해 레지던스 사업을 벌이고 있고, 민간단위에서는 2006년부터 3년 동안 복합문화체험장 하이브가 문화예술위원회 예산을 받아 아시아 6개국 예술가와 레지던스 사업을 벌였다. 그런데 이번에 민간단위로 예산이 풀리면서 각각 레지던스 사업의 방향과 성격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역예술가 집중육성사업은 전시, 연출, 안무 분야 총 15명에게 1000만원에서 1500만원까지 지원한다. 신진예술가 인큐베이팅과 레지던스 사업은 문화관광체육부 사업이 지자체로 이관돼 펼쳐지게 됐다. 이번에 신진예술가 인큐베이팅은 전시분야에 한해 총 7명에게 1000만원 씩 돌아갔고, 레지던스 사업은 청원미술협회(대표 김기종), 퍼블릭 에어(대표 김길은), 복합문화체험장 하이브(관장 이광진)가 각각 5000만원, 7000만원, 800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예산은 1대 1일 매칭펀드다.

충북도는 지난 3월 18일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충북도 관계자는 “공모형식으로 선발했으며, 외부 심사위원을 위촉한 결과 신청자 모두를 지원하는 게 지역예술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의 신청자 전원이 지원을 받게 된 셈이다.

하이브, 커뮤니티 아트 벌인다
먼저 복합문화체험장 하이브는 일찌감치 전국단위로 레지던스 작가공모에 나선다. 아시아 작가는 그동안 형성된 인적네트워크를 통해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조송주 하이브 팀장은 “그동안의 축적된 운영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로 작가 공모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다. 방향설정도 입주 작가들이 ‘커뮤니티 아트’를 실천하는 것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온 작가들의 경우 도시의 특징이나 지역민을 만나 영감을 얻어 새로운 작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예라는 것. 따라서 공공미술 프로젝트 가운데 지역민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커뮤니티 아트’와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하이브를 다녀간 국내외 작가는 모두 50명. 조송주 팀장은 “그동안 개인과 개인의 연결로 입주 작가를 선정했는데, 이제는 기관 대 기관으로 사업을 벌일 것이다. 해외 미술전문단체와 교류를 터 나갈 것이다. 이미 해외 몇몇 화랑, 대학과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하이브 캠프가 3년 동안의 성과물을 자랑한다면 또 다른 사업 주최 측인 ‘퍼블릭 에어’와 ‘청원미술협회’는 아직까지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벌인 경험이 없다.

청원미술협회장인 김기종 도예가는 “내수 근처에 작업실을 얻고, 복합장르 작가를 선별하되 신진작가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지역연계 프로그램을 구상중이며, 운영진은 청원미술협회에서 맡는다”고 설명했다. 내수 지역 자체가 문화소외지역이기 때문에 예술가들의 집단 거주와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퍼블릭 에어는 젊은 작가들로 구성됐으며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였던 최부윤, 최민건 씨가 기획을 맡았다. 충북에 주소지를 둔 작가를 3월 말 전국 공모할 예정이며,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충청타임즈 신문사 건물 10층과 지하에서 벌인다.

김길은 퍼블릭 에어 대표는 “개인창작지원에 힘을 쏟을 것이다. 기획자와 외부 심사위원을 위촉해 입주 작가를 선별할 예정이고, 입주 작가들의 릴레이 전시, 오픈스튜디오 등을 계획 중이다. 자체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전시 때마다 외부 큐레이터를 초청해 전체적인 방향을 잡아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첫 레지던스 프로그램이니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개인 작가의 창작지원에 집중하되 그동안 ‘드로잉코드’모임을 통해 드로잉 강습을 지속적으로 해온 터라 이를 확대해 입주 작가가 2명씩 매주 1회 강사로 나설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개성 살린 프로젝트 펼쳐야
작가는 레지던스 사업을 통해 새로운 작업의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은 기회이자 또 다른 관문처럼 돼버렸다. 그래서 레지던스 공모는 대학입시를 뛰어넘는 치열한 경쟁률을 자랑한다. 지난해 오픈한 경기창작센터의 경우 30명 작가모집을 하는데 800명이 왔다는 후문이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만 해도 올해 19명 작가를 뽑는데 3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김복수 미술창작스튜디오 매니저는 “레지던스 사업의 매력은 작가들이 긴장감을 갖는다는 것이다. 또한 비평을 통해 작업의 방향을 설정하고, 외부 기획자와 큐레이터에게 작업을 알릴 기회가 생긴다. 예비 작가들에게 레지던스 작가가 된다는 것은 어떤 전시보다 매력적인 프로필을 얻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관주도의 안정적인 운영기반을 확보한 곳에 한해서다. 민간단위에서 운영할 경우 아무래도 예산확보에 대한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자생적인 기반’을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올해 예산을 받아 레지던스 사업을 진행해도 내년에 예산을 받지 못한다면 당장 중단해야만 한다.

따라서 민간단위의 경우 ‘특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더군다나 사업이 4월초부터 시작돼 11월에 마치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 없다. 우선 개인 창작 지원이냐, 마을단위 공공미술프로젝트이냐 등 성격규정부터 해나가야 한다. 주먹구구식 실적내기에 매몰된다면 입주 작가들이 더 이상 공간에 남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이들은 작가모집부터 브레이크가 걸릴지 모른다. 올해 충북지역의 레지던스 프로그램 입주 작가는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의 19명과 각 민간단위에서 10명 씩 총 49명이다. 지역 인프라를 봤을 때 만만치 않는 숫자다. 따라서 주최 측이 전국단위 공모로 눈을 돌리는 것도 그 이유다.

그렇다면 레지던스 사업을 통해 지역이 얻는 효과는 무엇일까. 진익송 충북대 교수는 “해외에서는 레지던스 사업이 일반화 돼있고, 주최 측도 프로그램 성격도 다양하다. 지역에서 관 주도든, 민간이든 레지던스 사업이 늘어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청주에도 스타작가가 나올 수 있고 이는 그 자체로 지역을 알리는 문화적 아이콘이 되는 것이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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