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캠프에 둥지튼 아시아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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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캠프에 둥지튼 아시아 작가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0.10.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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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0일까지 국제레지던스 프로그램 참가

첨단문화산업단지 2층에 자리잡은 하이브 캠프는 국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11월 말까지 펼친다. 장하나, 정태민, 배정진, 추영호, 한대희, 이기언, 정재민 씨 등 국내작가 외에 지난달 1일 일본, 인도, 베트남에서 온 아시아 작가들이 둥지를 틀었다. 이들은 3개월간 머무르며 개인 작업 및 안덕벌 예술제 등 다양한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게 된다. 안덕벌 예술제는 지역주민과 아티스트가 만나 지역축제를 꾸리는 것. 올해는 10월 16일 오후 2시부터 오후 9시까지 아트마켓, 퍼포먼스, 노래 공연, 원주민 노래자랑, ‘안덕벌 연가’다큐멘터리 상영 등이 펼쳐진다.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아시아 작가들의 작업 이야기를 들어보자./편집자

#미유키 씨…종이로 만든 기억의 집

   
미유키(Miyuki·38) 씨의 방에는 ‘밥상’이 놓여 있다. 종이로 만든 상인데 다리는 옛 채반의 모습을 닮았고, 정작 상에는 알 수 없는 ‘씨’들이 놓여있다. 미유키 씨는 “일본으로 다시 돌아가면 이곳에서 먹었던 음식과 추억을 잊을 수 있기 때문에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이다”고 설명했다. 자세히 보니 복숭아, 호박, 포도 씨 등 꽤 다양했다.

그는 일상적인 기억을 종이를 통해 남긴다. 종이로 만든 집에 도어스코프를 달아 집 안의 풍경을 드러내는 데, 집 또한 아파트부터 전통 가옥까지 다양하다. 집 안에는 교토거리의 간판, 일본식 정원 등 그가 담고 싶은 기억을 사진 또는 미니어처로 만들어 놓는다. 그래서 도어스코프를 통해 집을 들여다보면 미유키 씨의 오래된 기억과 마주할 수 있다.

미유키 씨는 2006년에는 일본 교토, 2008년에는 핀란드. 2009년에는 오스트리아에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펼쳤다. 그는 “다른 나라를 여행하면서 영감을 얻는다. 새로운 나라와 교감하기 위해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노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라비…인도 여인을 그린다

   
라비(Ravi·39) 씨는 인도에서 왔다. 안산에 있는 리트머스 공간에서 레지던스 프로그램 작가로 추천해 하이프 캠프에 온 것이다. 그의 그림에는 인도 여성의 패션과 메이크업 등이 자세히 표현돼 있다.

라비 씨는 “인도 여성은 귀걸이, 목걸이 등의 장식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통 장식을 몸에 걸친다. 그 자체로 의미가 있고, 인도의 전통을 상징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런 그가 한국에 와서는 ‘한국 스타일’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의 낯선 문화에 대해서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고. 라비 씨는 “한국 여성들이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자유롭게 담배를 피우며, 늦은 시간에도 집에 들어가지 않는 모습을 보면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인도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고 웃어보였다.

라비 씨는 올 7월에는 중국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1달간 참여하기도 했다. 또 내년 2월에는 런던에서 열리는 워크숍에 15일간 참석한다. 그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며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해 각 나라의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하오…안덕벌 도큐멘트 작업 벌인다

   
베트남에서 온 하오 씨(Hao·30)의 맥 노트북에는 ‘기와’사진이 저장돼 있다. 최근 문의문화재단지에서 촬영한 컷인데 이국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봐서인지 묘한 아우라를 풍겼다.

하오 씨는 그동안 김일성, 호치민, 모택동 등 역사적인 인물을 페인팅하거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소리로 남기는 영상작업을 펼쳤다. 그는 이번이 첫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베트남에는 아직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많지 않다.

그는 이곳 안덕벌에서 카메라를 들고 아이들을 촬영했다. 영상에는 낯선 외국인에 대한 아이들은 반응이 재미있게 담겨져 있었다. 또한 그는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천안함 사태를 소금과 설탕을 섞어 눈물의 이미지와 함께 46명의 희생자를 오버랩한 영상작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오 씨는 지난 2007년 메콩리버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작가들과 함께 한 작업으로 연을 맺었고, 2006년에는 광주비엔날레에서 퍼포먼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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