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관련 기관에서 비전 내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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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관련 기관에서 비전 내놓아라”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0.10.20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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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사회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연간 30곳 운영
아직은 “걸음마 단계”…향유자-매개자-강사 네트워크 강화 ‘과제’

문화예술교육은 지역의 문화환경을 풍성하게 만든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자기 존재를 발견하고 삶의 의미를 깨닫는 일은 결국 도시의 활력과도 연결된다. 흥덕문화의집에서는 ‘청주시 문화예술교육의 현황’에 관한 기초조사를 지난해 2007년부터 3년간 벌였다.

지난해에서는 5월 한 달 동안 시민 700여명을 대상으로 ‘청주 지역 문화예술교육의 향유자’조사를 했다. 그 결과 문화예술교육 경험의 빈도수가 16.7%가 8회 이상, 43%가 2~4회로 나타났다. 연구를 맡았던 이광준 문화기획자는 “1년의 1종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비율은 15%로 아직까지는 걸음마 단계다”고 평가했다.

<글 싣는 순서>
1. 폐교의 부활
①양평 조현․세현 초등학교
②일본 니시스가모 창조건물
2. 일본 공민관, 세타가야 문화재단
3. 토리데시 아트 프로젝트
4. 창조도시 요코하마의 비전
5. 충북 문화예술교육 현주소

경제적인 활동에도 이익
문화예술교육을 경험하는 장소 또한 주민복지시설이 77%로 대부분 ‘무료’로 이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이 이뤄지는 장소는 생활공간과 가까운 곳이 좋고, 소득수준에 따라 유료와 무료에 대한 선호도가 달랐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예술경험이 삶의 대한 인식과 이해에 도움을 줬다는 답변이 97%이상으로 나왔다. 이광준 씨는 “문화예술교육이 갖고 있는 가능성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특히 한 점은 문화예술교육이 경제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한 것이다”고 말했다.

30대 이후로 갈수록 기량 습득(20%)보다는 삶에 대한 통찰과 희망을 다루는 내용에 후한 점수를 줬다. 하지만 아직까지 문화예술교육이란 용어에 대한 인지도는 50%이하이고, 지역에선 20%이하만이 프로그램을 접한다. 그 이유에 대해 인식부족과 정보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아직까지 문화예술교육을 접하는 통로가 50~60대는 기관광고물과 홍보물이 80~90%를 차지해 정보습득통로를 단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 흥덕문화의집은 ‘꿈꾸는 문화학교’를 통해 가족의 숨은 역사를 끌어내는 프로그램을 펼쳤다. 사진은 ‘장롱 속 우리가족 이야기’프로그램의 한 모습.

향유자들은 문화예술교육 기관 및 정책입안자에게 교육의 다양성(39%), 공간 확보(23%), 전문성(19%), 적절한 수강료(18%)등을 요구했다. 이광준 씨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관심, 나이에 따른 관심의 변화를 고려해서 교육이 다양해져야 한다. 예술가 작업실을 기반으로 한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할 필요성도 있다. 지역문화예술정책차원에서도 문화예술교육을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문화예술교육 강사에 대한 연구조사 결과를 보면 대개 강사들은 월 강사료가 100~200만원이 58.4%, 50만원~100만원이 32.1%로 조사됐다.

이광준 씨는 “문화예술교육 강사들은 경제적인 이익보다는 문화예술교육 활동 자체를 삶의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으며 연령에 따라 다르겠지만 100~200만원 정도의 수입이 지속되면 강사활동을 계속할 뜻을 비췄다. 공적 재원을 확보한다면 강의를 지속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사회 문화예술교육은 교육제도, 사설강습 및 관련된 기관과 시설을 두루 살펴봐야 한다. 그 속에서 강사, 매개자, 학습자의 관계가 선순환 구조를 이뤄가는지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술가 작업실 활용해야
충북지역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학교문화예술교육이 3년간 시범사업으로 실시됐지만 이후 국비가 내려오지 않아 중단됐다. 사회문화예술교육은 꾸준히 시행해 그 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벌인 ‘사회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충북현황을 살펴보면 일반공모 30개 단체, 기획공모로 2개 단체가 지원받았다. <도표 참조> 총 예산은 5억 2800만원으로 국비 2억 6400만원(50%), 도비 7920만원(20%), 시·군비 1억 8480만원(30%)이다. 프로그램당 600만원에서 1500만원 정도를 지원한다.

   

기획공모로는 청주 흥덕문화의집과 괴산 어린이 문화 ‘사과’가 지역사회 거점네트워크 사업에 선정돼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지역활성화 및 프로그램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흥덕문화의집은 ‘꿈꾸는 문화학교’프로그램을 올 연말까지 진행한다. 장롱 속 우리가족 이야기 만들기, 흥덕초 아이들과 창조적 연극 공연 ‘직지연극반’활동, 수암골 생활문화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풍물패 및 공공미술체험 프로그램 운영, 사회교육센터 일하는 사람들과 공동체 미디어 작업을 벌인다. ‘장롱 속 우리가족 이야기’는 가족이 함께 가족의 숨겨진 역사를 물건을 통해 추억하고, 보물상자를 만들어 보관하는 등 소소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작업이다.

마을을 통합하는 교육
황명수 흥덕문화의집 교육팀장은 “가족, 학교, 노인 등 수요층을 다양하게 잡았고 주된 내용도 미술, 연극, 영화, 풍물 등 4가지 분야다”라며 “단체 및 강사 네트워크를 구성해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해 강사-향유자-매개자가 만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단단하게 엮어야 하는 것이 여전한 과제라고.

괴산에서 활동하는 어린이문화 ‘사과’는 노인과 청소년, 장애인과 괴산주민, 시설거주노인과 비롯해 노인 등 대상별 교류 및 통합을 위해 영상, 연극, 사진, 에세이, 멀티미디어, 인형극 등의 장르가 녹아드는 특성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2006년 3월에 폐교된 ‘신기학교’를 활용해 다양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펼친다. 올해는 생활 속 미술 공간 조성사업인 ‘우리동네 문화소동’에도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2010 마을미술프로젝트 추진위원회와 한국미술협회가 주관한 '우리동네 문화소동' 지자체 공모사업에서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된 것이다. 1억 800만원을 들여 자연과 환경이 어우러지는 그림책 속 공간 '새 볕 그림책 언덕'으로 꾸밀 계획이다.

주민과 함께 만드는 공동체 의자, 마을소식 게시판을 설치해 마을의 대소사와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 결과 등을 알려주고 마을 대화의 장으로서 공간을 바꿔나간다.
무엇보다도 활동가들이 직접 괴산에 들어가 살면서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공동체 문화를 부활시키는 점이 눈에 띤다. <마지막회>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공동으로 취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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