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배출방식에 불만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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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 배출방식에 불만 고조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2.02.0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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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용기 너무 작고 칩 쉽게 부러져” 호소

충주시의 음식물 쓰레기 정책에 주민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현재 시범 시행 중인 칩방식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 방식에 불편함을 하소연하며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충주시는 지난해 상반기 지역 내 단독주택에 대해, 같은 해 11월부터는 용산, 지현, 문화동 공동주택(아파트) 16곳을 대상으로 음식물을 버린 만큼 부과하는 칩방식의 종량제 부과방식을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이 방식으로 주민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려면 음식물 개별전용 용기에 담아서 칩을 기계에 삽입 후 뚜껑을 열고 용기 투입 뒤 밟고 배출해야 한다.

개별 전용용기 3ℓ 불과

하지만 쓰레기가 담긴 용기를 전용처리기에 넣으려면 좀처럼 들어가지 않으며, 발로 페달을 밟아 여러 번 털어내기는 하지만 찌꺼기는 그대로 남아있기 일쑤다. 또 일자형 플라스틱 칩이 쉽게 부러져 기계가 자주 고장을 일으키고 있다.

용기의 크기도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개별 전용 용기가 3ℓ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주민 황모씨(40·충주시 용산동)는 “용기가 너무 작아 4인 기준으로 매일 버려야 하고 조금이라도 용기 수평이 맞지 않으면 배출이 되지 않는다”며 “쓰레기양을 줄이자는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이런 불편한 방식을 도입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주민 이모씨(47·충주시 문화동)도 “음식물 수거에 통을 넣고 배출 시 날이 춥다보니 음식물이 얼고, 응고돼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다”며 “들어가는 비용은 둘째치더라도 시민들의 고충은 고려하지 않고 단지 실적에만 신경 쓰는 행정이란 생각이 든다”고 성토했다.

시민들은 음식이 부패하기 쉬운 여름철이 더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시민은 “3ℓ 용기에 맞게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그것에 맞추려다보니 불편하다”며 “음식물 냄새가 많이 나는 여름철에는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관계기관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시는 현재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개별전용 용기를 구입하는데 1억 6000만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따라서 시의 쓰레기 정책이 예산만 낭비한 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의 쓰레기 정책이 비판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6년 쓰레기양을 줄이고 자원의 재활용 효율을 높이고자 5000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요일별로 쓰레기봉투 색깔을 달리해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그러나 시는 이듬해인 2007년 이 방식이 시민들에게 혼선을 가져준다고 판단,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당초 제도 도입 시 철저한 사전준비를 했더라면 이런 혼선은 빚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혈세만 낭비했다는 비난도 면했을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기존 습관을 바꾸려면 말이 많다”며 “이달 중 설문조사를 실시해 문제점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보완을 통해 주민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달 중 설문조사 후 문제점 보완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는 크게 3가지 방식(RFID, 납부필증, 전용봉투 등)이 있으며, 각 지자체는 예산 및 주민의견 수렴 결과 등을 고려해 적합한 방식을 선정해 시행하게 된다. 이 중 충주시는 납부필증인 ‘칩’을 구입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경기도 양주시는 오는 4월부터 모든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시행한다. 양주시가 선택한 것은 무선정보인식장치(RFID)로 음식물쓰레기를 버린 양만큼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RFID 방식은 음식물쓰레기 수거장치에 설치된 인식기로 가구 정보를 확인하면 뚜껑이 자동으로 열린다. 쓰레기를 버리면 무게가 측정돼 최종 배출량이 표시된다.

서울 금천구, 평택시, 익산시, 정읍시, 포항시, 김천시 등이 이 방식을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전년에 비해 음식물쓰레기가 최대 60.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 역시 사용상 불편함이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방식은 종량 봉투 또는 납부필증(스티커) 부착 방식에 비해 정확한 무게 계측이 가능해 소비자의 불만을 줄일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분석된다.

충주시는 예산을 이유로 이 방식을 도입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RFID 방식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며 “25억 원 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예산이 문제라면 현재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남 김해시의 경우 6월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전용 수거용기를 5ℓ, 10ℓ, 20ℓ, 40ℓ, 120ℓ 로 탄력적으로 만들어 3ℓ가 전부인 충주시와 대비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수동제 칩제 방식에 따른 배출체계의 번거로움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끼쳤다”며 “지역여건, 재정적인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종량제 추진방식을 결정하고, 주민설명회 등을 걸쳐 전면 시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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