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봄날에 무엇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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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봄날에 무엇을 할까
  • 충북인뉴스
  • 승인 2012.02.2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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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종 청주시 사회복지사

요즘 한창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사극 「해를 품은 달」에서 합궁을 미루는 임금에게 내관 형선은 “소신은 전하를 보필해야 할 소임 이전에 종사를 보필해야 할 사명이 있사옵니다” 라고 합궁을 권유한다.
천하의 절대 권력자이면서 만백성의 아버지인 임금의 안위가 위태롭거나 불안할 때 혼란과 위기도 있을 수 있지만 더 중요한 사명은 ‘종사’를 보필해야 한다는 것이다.

‘종사’의 본딧말은 ‘종묘사직’이다. 조선 시대에는 역대 임금과 왕비의 위패를 모시던 왕실의 사당이 ‘종묘’였고 ‘사직’은 백성의 복을 위해 제사하는 토지신 사(社)와 곡식신 직(稷)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서 나라가 망하면 당연히 종묘사직도 없어지기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를 뜻한다.

국민, 영토, 주권을 갖춘 것이 ‘나라’ 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국민 즉 백성이 아무 탈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터와 주권도 지키는 것이기 때문에 임금을 지키는 소임 이전에 지켜야 할 사명은 백성에 대한 것이다.

백성, 국민은 누구인가. 거슬러 올라가 2년 전 「선덕여왕」에서는 권력자 미실이 “백성이 도탄에 빠져 있다고 하는데 백성들은 천 년 전에도 그랬고 천년 후에도 그럴 것이다. 백성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라며 백성은 무지하고 어리석은 존재로 보기도 했다.

또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사극 「뿌리 깊은 나무」에서는 한글 창제를 반대하며 정적인 정기준에게 세종은 “그들은 결국 그들의 지혜로 길을 모색해 나갈 걸세. 그리고 매번 싸우고 또 싸울 것이다. 어떨 땐 이기고 어떤 땐 속기도 하고 어떤 땐 지기도 하겠지. 지더라도 어쩔 수 없다. 그것이 역사이니까. 또 지더라도 괜찮다. 수많은 왕족과 지배층이 명멸했으나 백성들은 이 땅에서 수만 년 동안 살아 왔으니까. 또 싸우면 되니까” 라고 말한다.

스쳐지나 갈수도 있는 사극의 대사 한마디가 자꾸 기억되는 것은 공직자로서, 사회복지사로서 소임과 사명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들게 했기 때문이다. 소임은 맡은 바 임무이고 사명감은 소임 즉 주어진 임무를 책임감을 가지고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이다. 달리 말하면 강한 의지와 실천 또는 강한 실천과 의지일 것이다.
사회복지는 그 책임성이 공공의 영역이고 공적인 활동이다. 사회복지사로서 공직에 발을 들여 놓았기 때문에 사회복지사와 공직자로서의 소임과 사명감에 대해 가끔 고민이 되는 시간이 있다. 그렇다고 이 두 영역이 배치되는 것도 아니며 또한 사회복지 실천과 사회복지행정도 간극이 크진 않을 것이다.

다만, 소임과 사명을 구분해야 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주어진, 맡은 바 업무를 단지 수행하는 것이 다는 아니고 사회복지사로서 사명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회복지사로서의 사명감은 무엇인가. 움츠리게 했던 이 겨울이 지나고 꽃피는 봄날에 나는 그것을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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