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어권 최고의 영어실력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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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어권 최고의 영어실력 비결은?
  • 충북인뉴스
  • 승인 2012.12.2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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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수업은 초등3학년부터…모국어 교육이 최우선

기획연재 핀란드 교육현장을 가다⑤
윤성희 /챌린저투어 대표, 전 충북학교급식운동본부 집행위원장

지난 19일 18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치러졌다. 결과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승리. 핀란드는 잘 자란 나무처럼 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내린 나라다. 문득 핀란드인들이 바라본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는 어떨까하는 상상을 한다. 선거 결과에 대해 납득할 수 있을지도 상상해본다.

언젠가 한 핀란드인에게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전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부자들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자식에게 상속하기도 한다.” 이 말을 전해들은 핀란드인은 “거짓말 하지마라”고 필자의 말을 웃어넘겼다. 우리나라에서는 죄의식도 없이 벌어지는 일들이 그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하물며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이 됐다면 그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 아마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물론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지만 말이다.

대통령과 산책하는 나라

하지만 전혀 근거없지는 않을 것이다. 핀란드의 대통령을 보면 그들이 기대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짐작 가능하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대통령궁은 시청사 옆에 붙어 있다. 발트해를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청와대와는 사뭇 다르다. 규모는 우리나라 동사무소 정도이고, 화려한 자태를 뽐내지도 않는다.

핀란드에서는 대통령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경호원을 대동하고 순시하듯 다니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발트해변을 걷는다는 것이다. 가끔은 기르는 개와 함께 산책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 핀란드인들의 설명이다.

▲ 핀란드 대통령궁의 모습.

길을 걷다 시민들과 인사를 주고받기도 하고, 악수를 하기도 한다. 핀란드의 대통령상은 군림하는 대통령이 아닌 것이다. 이것이 민주주의가 발전된, 모든 것이 투명한 사회의 대통령의 모습이 아닐까.

각설하고 다시 돌아와 핀란드의 교육 이야기를 해보자. 유럽의 비영어권 나라 가운데 영어를 가장 잘하는 나라는 어디일까. 정답은 핀란드와 스웨덴이다.

지금부터 핀란드가 영어를 잘하는 비결을 공개한다. 우선 핀란드 학생들의 교육과정을 살펴보자. 핀란드의 유치원에서는 영어를 가르치지 않는다. 아이들이 영어를 처음 접하는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다. 이때부터 영어를 배우는데도 초등학교 5·6학년이면 자유롭게 영어를 구사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 들리겠지만 비결은 핀란드어를 열심히 가르치는 것이다.

유치원에서는 노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초등학교 1·2학년때는 핀란드어교육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핀란드어 잘하면 영어도 잘해

핀란드 초등학교 수업시수표를 살펴보자. 초등학교 1·2학년 때 모국어와 문학시간은 주당 14시간을 차지한다. 반면 수학은 6시간이고, 생물과 지리에는 9시간을 할애한다. 국어와 문학시간 외에는 주당 10시간이 넘는 과목이 없다. 3학년이 되면 영어를 주당 8시간 교육받는다.

핀란드에서는 모국어를 제대로 배우면 영어는 저절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국어를 이해한다는 것은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고, 다른 언어를 이해하고 배우기 쉽다는 논리다.

▲ 우리를 보며 반가워 하는 핀란드 아이들의 모습.

핀란드어를 잘하면 자연히 영어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이 핀란드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인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세계에서 영어를 가장 잘하는 나라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러한 내용들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적용을 하려는 모습들이 간간히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교육전반에 정착되기까지는 또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지 예측할 수조차 없다.

아이들의 무상급식은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이야기하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나라와 어려운 경제 환경일수록 복지를 늘려야 경제가 안정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만드는 나라의 인식차가 언제쯤이나 좁혀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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