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제조창 큰그림, 비엔날레 끝나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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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제조창 큰그림, 비엔날레 끝나면 나온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3.07.2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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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장, 최근 노후화된 굴뚝 담뱃불 형상화한 조형물 작업 지시
도심재생네트워크에서 주민들이 낸 연초제조창 활용방안 발표도
민선 5기에서 연초제조창 건물은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안겨다주었다. 청주시는 도심 내 흉물로 방치되던 KT&G 소유의 연초제조창 일대를 지난 2010년 12월 매입했다. 2011청주공예비엔날레를 이곳에서 개최하면서 아트팩토리 및 도심재생의 새로운 사례로 주목을 받았고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 옛 연초제조창 활용방안이 늦어도 올 연말 안에 나올 예정이다.

올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역시 연초제조창 건물에서 9월 11일부터 10월 20일까지 개최된다. 또한 청주시는 국립현대미술관 분관 유치에 성공했고, 올해 비엔날레가 끝나면 바로 착공한다. 2015년에 수장고형 전시공간이 문을 열게 된다.

하지만 연초제조창 건물 매입과정에서 이종준 담당과장이 6억 6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것이 알려져 전국적으로 파장이 일었다. 개청 이래 최대 비위사건으로 낙인이 찍혔고 한 시장 또한 책임론에 휩싸였다. 따라서 민선 5기 한범덕호에서 연초제초장의 활용방안은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로 읽혀진다. 취임 초기부터 “큰 그림을 그리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올 연말 안에는 뚜렷한 계획안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1960년대 팔도풍물시장 재현

최근 국토부가 주관하는 도심재생네트워크 세미나에서 한범덕 시장은 연초제조창 활용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쇠퇴산업시설의 창조적 재생을 통한 도시 경제활성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안은 도시대학 프로그램에서 안덕벌 주민들과 전문가들이 아이디어를 냈다.

이길환 DIC디자인센터 부센터장(교수)는 “1960~70년대 모습을 재현해 근대화 시대의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안을 짰다. 중앙극장, 청주약국 등 과거의 모습을 재현하고 직접 그곳에서 영업행위를 통해 살아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등 사회적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주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박물관은 시간여행이 목적이지만 대부분 박제된 프로그램이 많다. 건물이 갖고 있는 시대적 특성을 살려 체험 위주로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다. 올드카를 진열하는 차고박물관과 레일바이크 스테이션, 지역작가 작품 수장고 및 미술은행 운영 등을 계획했다”고 덧붙였다. 조송주 작가는 “쉽게 말해 팔도풍물시장을 재현하는 것이다. 근대공간의 특성에 맞게 팔도의 먹을거리와 특징을 옮겨오는 콘셉트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비용은 2600여억원으로 잡았다. 이교수는 “사업비 절반이상이 주변 길을 넓히는 데 사용돼야 한다. 길이 뚫리지 않으면 사람들을 모을 수 없다. 서쪽지역에 대농부지가 있었다면 동쪽지역에는 연초제조창이 있어 청주시민들이 먹고 살 수 있었다. 전국적으로 이와같은 매머드한 공간이 많지 않다. 경제기반 재생을 통해 제2의 먹을거리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초제조창 발표안은 주민들과 전문가들이 낸 안 인데다가 연초제조창에 대한 첫 계획 발표와도 같은 자리라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역사회 의견 수렴해

그동안 연초제조창에 대한 지역사회의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고, 청주문화산업재단(이하 청주문화재단)은 이를 수집해왔다. 청주문화재단 관계자는 “2012년 한 해 10번이 넘는 토론회가 개최됐다. 시민 의견은 충분히 들었다고 본다. 행정이 위로부터 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민들로부터 의견을 모았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설명했다.

올해 청주문화재단은 비엔날레가 열리는 기간에 해외전문가들을 초청해 세미나를 연다.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이 1박 2일간 현장을 방문해 의견을 낸다. 올 10월에 열리는 국제컨퍼런스에는 영국 글래스고 담당위원장, 요코하마 뱅크아트 대표, 상하이 창의산업센터장, 아시아·태평양 정상기구 아셈의 산하단체인 아세프(ASEF) 사무총장 등이 참여한다.

또한 (재)도코모모 코리아는 제10회 디자인공모전을 지난 3월에 연초제조창의 문화적 재생을 주제로 개최했다. 7월 초 대상작을 발표했는데, 동부창고를 활용한 도서관 만들기 팀이 뽑혔다.

굴뚝, 울타리 살린다

청주문화재단은 올 연말까지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마스터플랜을 내놓는다. 또한 연초제조창이 위치한 안덕벌 주변지역에 대한 발전방안을 짜고 있다. 올 11월에 활용안이 나오게 된다.

한 시장은 7월 17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연초제조창 굴뚝 활용방안에 대해 주문하기도 했다. 굴뚝은 담뱃불의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지만 노후화돼 작가들이 참여한 조형물 사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청주문화재단 관계자는 “굴뚝 자체로 이곳이 담배공장이었다는 것을 설명해준다. 문화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울타리 또한 잘 보존돼 있는 데 1300~400m가 된다. 담배공장의 60여년 역사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하고, 주변을 마을 미술의 창작지로 만들어야 한다. 주민들과 협업해 뮤지컬 형식의 공연프로그램을 만드는 방법도 구상했다. 오픈스튜디오, 게스트하우스 등 체류할 수 있는 문화관광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초제조창, 60여년 역사 품은 근대 공간
청주사람들의 삶의 터전, 제2의 전성기를 꿈꾼다

연초제조창은 1946년 가동해 1999년 조업 중단에 이르기까지 55년간 청주 지역 경제를 주도했다. 이후 거대한 유휴공간으로서 존재했는데 5층 건물로 층고가 4m, 7m에 달한다. 토지 12만 2000제곱미터에 건물면적이 12만 4000제곱미터 달한다.

크게 공간은 연초제조창과 문화산업단지, 동부창고로 나뉜다. 이 일대 부지매입비로만 총 460억원이 들어갔다.

원료창고였던 건물은 청주시가 2000년 매입해 문화산업단지가 들어서있다. 리모델링을 포함한 총 사업비 500여억원이 들어갔으며 이 가운데 국비 200억원을 받았다. 연초제조창 일부 공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가 들어설 예정이다. 동부창고는 김탁구 드라마 체험장이 들어섰지만 현재 사업기간이 만료돼 자리를 떠났다.

이곳은 2000여 명이 근무할 정도로 청주를 대표하는 근대산업의 요람이었고 노동자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산업화의 변화로 설 자리를 잃은 제조공장은 2004년에 가동이 완전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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