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할머니의 반지선물, 낄 수 없는 20대 손자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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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할머니의 반지선물, 낄 수 없는 20대 손자의 마음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3.09.0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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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호 당협위원장, 할머니 반지에 일규·창규 두 아들 울먹인 사연 감동
최근 새누리당 최현호 당협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됐다. 90세 노모가 자신의 20대 손자 두명에게 반지를 선물한 내용이었다. 할머니는 손자들에게 “나 죽더라도 이 반지보며, 할머니 생각해서라도 잘 살야야 된다”고 말씀하셨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손자들은 “그 말씀이 너무 슬퍼서, 반지를 낄 수가 없어요”라며 울먹이더란 얘기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아버지 선거운동을 혼신을 다해 돕던 모습으로 유명세(?)를 치렀던 두 아들이다. 형 최일규(26·충북대 법학과4) 동생 최창규(23·충북대 독어독문1) 형제는 해병대 출신답게 다부진 모습이었다.


“부모님들이 사회 생활을 하시다보니 어릴때부터 중고교 때까지 할머니가 우리를 돌봐 주셨어요. 세상에서 가장 고맙고 소중한 분이시죠. 그런데 8월 제 생일날 금반지 2개를 맞춰 주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니, 얼마나 마음이 무겁겠어요. 반지를 보면 할머니와 이별하는 상황이 떠올라서 차마 끼지를 못하고 집에 보관해두고 있어요” 일규군의 말이다.

최 위원장의 노모 박월출씨(90)는 연초가 되면 미국에 사는 큰 아들집을 제외한 6형제 집에 특별한 선물을 한다. 아들, 며느리, 조카들의 생일을 비롯해 집안 제사 등을 일일이 기록한 달력을 선사하고 가족간에 챙기도록 한다는 것. 하지만 올해 두 손자에게 전한 반지 선물은 전례없이(?) 특별하다.

“아마도 작년 아버지 선거때 저희들 모습을 보고 좀 안쓰럽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아요. 그때는 4개월 동안 아침 6시에 기상해서 밤 12시께 취침했어요. 직계 가족만 후보자 명함을 돌릴 수 있어서 형과 구역을 나눠 각자 돌아다녔죠. 밤에 주점을 돌다보면 아버지 아시는 분도 많았고, 막판에 주요 사거리에서 큰 절하는 모습을 보고 격려해 주신 분들이 고마웠죠” 둘째 찬규군은 군 제대 하던 날부터 선거운동에 팔걷고 나선 ‘악바리’였다.

지난 20여년간 5번을 내리 낙선한 아버지의 정치역정에 대해 성인이 된 자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꿈이 있잖아요? 전 아버지의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좋아요. 제가 성인이 되고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낙선하면 처음엔 머리가 띵하니 정신이 없는데, 얼마 지나고 나면 마음속 깊은 곳부터 서서히 아파온다’고요. 어렴풋이 그 심정을 알 것 같아요. 그래서 아버지의 꿈을 끝까지 응원할 겁니다” ‘귀신잡는 해병대’ 3부자의 부자유친이 끈끈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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