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널린 '예술의전당' 쓰다가 소송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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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널린 '예술의전당' 쓰다가 소송까지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4.02.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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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정부·경주·천안·군산 등에서 쓰는 이름, 구분 안되고 지역색 없어
근시안적으로 결정된 오송역 통합 앞두고 ‘청주오송역’ 개명 여론 조짐
▲ 청주 예술의전당

지난 1995년 4월 개관한 청주 예술의전당은 서울 예술의전당과 이름이 비슷하다. 앞의 지역명을 빼고는 똑같다. 이 때문에 소송을 당했다. 전국적으로 예술의전당 이름을 쓰는 곳으로는 서울·의정부·경주·천안·군산 등이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이 처음 생겼고, 이 후 지역에 하나 둘 나타났다. 그리고 안산·안동·완도·대전·계룡시는 이와 아주 흡사한 문화예술의전당이라는 명칭을 쓴다.

재단법인 예술의전당은 지난 2004년 청주·대전·의정부 등이 공연장에 사용하고 있는 예술의전당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며 법원에 상표권 사용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어 2005년에는 등록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데 대한 제재조치였다.

개관 10주년을 앞두고 이런 일을 당하자 당시 청주시에서는 이름을 바꿔야 하느냐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은 청주시 등 지자체에 패소판결을 내리면서 예술의전당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지자체마다 1000~2000만원의 손해배상까지 하도록 했다. 2심 고등법원 항소심 재판에서도 예술의전당 측이 이겼다. 그러나 4년여에 걸친 지루한 재판 끝에 지난 2008년 11월 대법원은 이를 파기하고 예술의전당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예술의전당이라는 명칭이 고유명사가 아니고 보통명사이기 때문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당시 지역에서는 좋은 이름이 얼마든지 있는데 굳이 서울 예술의전당을 따라하느냐는 비판이 많았다. 청주 지역색이 들어간 것도 아니고, 고유한 특성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이름은 청주라는 지명에 보통명사가 합쳐진 것으로 무색 무취하게 지어졌다.

▲ 오송역

청주고인쇄박물관, 한국금속활자박물관으로
그런가하면 오송역도 청주·청원통합을 앞두고 청주오송역으로 바꾸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지난 2010년 7월 한국철도공사 역명심의위원회는 오송역과 청주오송역을 놓고 표결해 오송역으로 결정했다. 당시는 통합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오송역을 찬성한 사람들이 더 많았던 것. 충북도 관계자는 “청주시에서는 청주오송역, 청원군에서는 오송역을 역명심의위원회에 올렸다. 심의위에서는 이를 심사해 오송역으로 결정했다. 개정하려면 같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런데 개정에 따른 비용은 원인제공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명시 돼있다”고 말했다. 당시 청원군에 통합반대 의견이 널리 퍼져있어 청주오송역이라는 이름으로 통일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통합이 결정되고 오는 7월 통합청주시가 탄생하는 만큼 통합시 출범에 맞춰 청주오송역으로 개명하자는 의견이 많다. 대외적인 측면에서 오송역이라고 하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청주오송역이라고 구체적으로 표기해주자는 것이다. 지역 원로들로 구성된 충북발전연대는 당시부터 청주오송역을 주장해왔다. 전 청주시장인 김현수 충북발전연대 회장은 “통합이 결정되면 명칭을 다시 거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통합청주시 출범에 앞 서 ‘청원’ 이름을 ‘청주’로 개명할 때 오송역도 함께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청주시는 최근 청주고인쇄박물관 명칭 개명을 논의한 적이 있다. 오는 3월 박물관 내 근·현대전시관이 문을 열게 되자 시대적으로 근·현대까지 포괄할 수 있는 이름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의견들이 있었던 것. 그러자 한범덕 시장은 의견 청취 지시를 내렸고 박물관 측은 운영위원회를 열어 논의했다. 하지만 그대로 쓰되 시간을 가지고 검토해보자는 의견들이 많아 명칭 개정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그런데 박물관 명칭에 대해서는 ‘한국금속활자박물관’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있다. 직지가 대한민국의 직지가 되기 위해서는 청주를 빼고 한국 이름을 달아야 하고, 금속활자로 특화시키자는 것이다. 통합청주시 출범과 맞춰 기관 명칭을 개정할 때 고인쇄박물관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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