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식·이시종 ‘어제의 친구, 오늘은 적’
상태바
윤진식·이시종 ‘어제의 친구, 오늘은 적’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4.03.04 2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尹, 출마선언 하면서 천수답 도지사·우물안 개구리라며 비난 일색
李, 현직에 있어 말 아껴···민주당도당 피고인·세종시 수정안 찬성 비난
새누리당 윤진식 의원이 드디어 선거판에 등장했다. 윤 의원은 지난 3일 도지사 선거 출마선언으로 수많은 ‘說’에 종지부를 찍었다. 도민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윤 의원이 출마 한다, 안 한다며 공방을 벌여왔다. 새누리당 예비 선수로 서규용 전 농림부장관, 안재헌 전 충북도립대 총장, 이기용 충북도교육감 등이 있으나 윤진식 의원과 민주당 이시종 도지사간의 박빙 승부가 가장 화제가 되고 있다. 윤 의원이 무대로 등장한 뒤 윤진식·이시종을 둘러싼 촌철살인 발언들도 쏟아지고 있다.

▲ 출마선언하는 윤진식 의원

윤진식 의원이 내세운 캐치 프레이즈는 국가대표 경제도지사다. 그는 이 날 정부와 국회 협력을 이끌어낼 여당 도지사 필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야당인 민주당 이시종 지사를 겨냥한 발언이다. 주요 공약은 충북경제혁신 3개년계획 실천, 청주·청원통합예산 확보, 오송역세권 개발 등 숙원사업 해결, 지역 균형발전, 기업유치, 충북도민들의 복지지수 향상, 농촌과 농민이 잘사는 충북건설 등이다.

윤 의원은 지난 3일 정치판에서는 친구가 적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윤 의원과 이 지사는 청주고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였다. 그는 이제 야당 지사로는 안되고 여당이 해야 하고, 차기 지사는 이시종이 아니라 본인이 해야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윤 의원은 먼저 이 지사를 천수답 도지사라고 불렀다. 천수답(天水畓)은 물의 근원이 없어 빗물에 의지해 경작하는 논을 의미.

그는 “대통령도 새누리당, 국회내 다수당도 새누리당이다. 이런데 야당 도지사 설 자리가 어디 있느냐”면서 “야당 도지사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만 쳐다보고 농사짓는 천수답 농사꾼이다. 그러나 여당 도지사는 농사에 필요한 샘을 파거나 ‘관계수로’를 개설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본인이 정부·여당·경제계에 두루두루 통해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나 기자회견문에는 우습게도 ‘관개수로’를 ‘관계수로’라고 적었다.

그는 또 이 지사를 ‘우물안 개구리’라고 비난했다. 본인은 관세청장·재정경제부차관·산업자원부장관·서울산업대총장·대통령실 정책실장겸 경제수석·국회의원 등 다양한 경력과 OECD대표부 공사, G20 정상회의 유치위 부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글로벌 감각을 쌓았는데 이 지사는 충주에서만 활동해온 우물안 개구리라 더 이상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어 이 지사에게 경고한다며 이벤트 도지사·돈만쓰는 도지사로 도민들에게 부담만 안겨주었는데 연임을 도모할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도지사직에서 물러나라고 쐐기를 박았다. 하지만 무엇 때문에 이벤트 도지사며 돈만쓰는 도지사라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이 없었다.

충북참여연대 윤 의원에게 질의서 발송
충주지역의 계속되는 재·보궐선거 문제점에 대해 답변할 때도 이 지사로 인한 보궐선거를 2번이나 치렀다고 화살을 돌렸다. 재·보궐선거 많은 지역으로 이름난 충주는 윤 의원의 도지사 출마로 총선 보궐선거를 또 치를 상황에 놓여있다. 현재 이로 인한 여론도 매우 좋지 않다. 그러나 윤 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인한 재선거는 있어서는 안된다. 다만 보궐선거는 정치제도상 보장돼 있다. 정치발전을 위해 정치지도자를 키우는 제도다. 여야의원 중 이번 지방선거에 나가는 사람이 많다"면서 “보궐선거는 이 지사가 충주시장에서 국회의원, 다시 국회의원에서 충북지사로 갈 때 2번이나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보궐선거가 정치 지도자를 키우는 선거라는 것은 아전인수식 발언이라는 평가다.

▲ 이시종 지사

윤 의원이 등장하자 당장 피고인, 세종시 수정안 찬성, 4대강 건설 찬성한 정치인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민주당충북도당은 3일 “윤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법정에 서는 피고인 신분이다. 그런 자신을 충북도민들에게 뽑아달라고 하는 것은 후안무치다. 난데없이 보궐선거를 또 치르게 된 충주시민들에게도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더니 다음 날 “윤 의원은 국가의 장기적 안목을 명분으로 세종시 수정안을 옹호했다. 여당 재·보궐선거 후보자로 나섰던 윤 의원은 출세를 위해 고향사람들을 이용했다. 이제와서 무슨 명분으로 도지사가 되겠다고 하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실제 충북도민 대다수가 세종시 수정안과 싸우고 있을 때 윤 의원은 MB의 남자로 수정안을 찬성한 것은 물론 지역에 내려와 지역민들을 설득했다.

이에 앞서 충북참여연대 지방선거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윤진식 의원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충주지역은 재보궐선거를 4번이나 했다. 1회당 7억원씩 해서 총 28억원의 헛돈을 낭비했다. 그리고 윤 의원은 항소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았으나 검찰이 상고해 대법 판결을 남겨두고 있다. 대법판결과 관련한 법적 절차에 대한 고려를 하고 있는가. 재보궐선거 원인 제공자에게 선거비용을 부담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들은 또 세종시 수정안 이유가 무엇이었으며 현재 생각은 어떤지, 당시 4대강 사업을 적극 찬성했는데 지금 생각은 어떤지에 대해서도 답변을 요구했다. 답변 기한은 5일까지이나 과연 윤 의원이 답변을 할지도 미지수다.

한편 이시종 지사는 아직 도지사직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윤 의원에 대한 비판 발언은 삼가고 있다. 다만 지난 3일 충주시를 순방하는 자리에서 핫이슈가 된 충주에코폴리스 반쪽 개발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반쪽 개발은 전투기 비행소음 문제와 비행안전구역 문제 등으로 국방부 협조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결정한 것이었다. 지금이라도 지역 국회의원이 국방부 협조를 받아오면 내일이라도 지구전체를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국회의원은 윤 의원을 말하는 것.

선거전이 불 붙을수록 윤 의원은 이 지사의 도정 4년에 대해 날선 비판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 지사는 윤 의원의 피고인 신분과 세종시 수정안 및 4대강 개발 찬성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동향인이라 역대 어떤 후보들보다도 치열하게 싸울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