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혜원 청주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
요즘 인터넷을 하다 보면 ‘암 걸릴 것 같다’는 표현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 말은 극도로 답답하고 스트레스받는 마음을 표현한 말이다. 누군가는 이 표현을 그냥 웃고 넘기지만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는 말이다. 하지만 장난을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한때는 ‘장애인 같다’는 표현도 쓰였었다. 이는 누군가를 놀릴 때 사용하는 말이다. 지금도 가끔 인터넷이나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긴 하지만 예전보다는 드물어졌다. 이 표현을 두고 ‘장애인 비하’라는 의견과 ‘비하 의도로 보는 것은 지나치게 앞서 나간 생각이다.’라는 의견으로 찬반 의견이 갈렸었다.
평소에 ‘암 걸릴 것 같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는 20대 서모 씨는 이 표현을 두고 찬반 의견이 갈린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어디까지나 말장난이고 비유일 뿐이다.”라는 것이 그녀의 의견이다. “그냥 죽고 싶다, 미칠 것 같다와 비슷한 뜻이다. 그렇게 따지면 ‘죽고 싶다’는 말이 가장 문제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20대 박모 씨 또한 ‘장난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말장난은 어디까지나 말장난일 뿐이다. 그냥 장난의 문제에서 끝내면 되는 것을 왜 이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이나 싶다. 자꾸 이런 식으로 논란이 된다면 너무 재미없는 세상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장애인 같다’는 말은 나도 좀 꺼려져서 안 쓴다. 하지만 ‘암 걸릴 것 같다’는 그렇게 나쁜 건지 잘 모르겠다. 장난으로 ‘미친 사람 같다’는 말을 하는 건 미친 사람 모욕인 건가. 아니지 않나.”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장애인 같다’는 표현도 마찬가지다. 그 표현을 진짜 장애인 앞에서 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정말 끔찍하다. 이건 장난이 아니라 상처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의견을 가진 20대 강모 씨는 “난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런데 친구들이 그 사실을 알면서도 저런 말을 쓰는 것을 보고 충격받아서 쓰지 말라고 했다. 나 같은 사람은 불편해한다면서 말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말조심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저 표현을 쓰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받는 거랑 같은 의미니까 괜찮다고 생각한다. 장난은 장난일 뿐 현실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내 생각으론, 스트레스받는 거랑 장애인, 암하고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는 건가 싶다. 그 말을 쓰는 의도와는 상관없이 마음이 상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있다. 또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말 한마디에서 천 냥 빚도 갚는다’ 등도 있다. 이는 다 말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속담들이다. 옛 선조들 때부터 우리는 말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저러한 말들을 두고 논란이 생기는 것이다.
시대가 갈수록 말하기 위한 다양한 표현들이 생기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우리의 언어가 더욱 풍요로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된다면 계속 써도 되는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