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의료원 셔틀버스 도입 공식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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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의료원 셔틀버스 도입 공식화 ‘논란’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5.03.0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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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원 “환자 편의 제공”… 의료계 “형평성 문제”
운송업체 “영업손실 뻔해…버스노선 폐지” 반발
▲ 충주의료원 앞 버스 승강장. 하루 22대의 시내버스가 들어오지만 배차간격을 고려하면 이용이 제한적이다. 의료원은 환자들의 편의를 이유로 셔틀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충주의료원이 열악한 접근성 개선을 위해 셔틀버스 도입을 추진하자 지역 의료계와 운송업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충주의료원에 따르면 2012년 문화동에서 현재의 안림동으로 의료원을 이전한 뒤 하루 평균 800~900명이던 외래환자 수가 20% 가량 감소했다.

도심에서 4㎞ 정도 떨어진 외곽지역이다 보니 접근성이 떨어져 개인차량이 없으면 의료원 방문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차량이 없는 환자나 방문객은 시내버스와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루 22회 시내버스가 의료원 앞까지 운행하지만 배차 간격 등을 고려하면 이용이 제한적이다.

안림동 이전 후 외래환자 20%↓

실제 5만 여명이 살고 있는 연수동, 금릉동 방면으로 하루 2~3회 정도의 시내버스만 운행되고 있고, 아파트가 밀집된 용산동은 시내버스 노선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또 택시는 시내에서 타더라도 외래진료비(약 3000원)의 두 배를 웃돌아 환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충주의료원에서 지난해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보면, 절반 이상인 58.7%가 ‘교통이 불편하다’고 답했고, 75.4%가 ‘이전 전보다 이전 후 교통편 이용이 불편하다’고 답변했다.

충주의료원을 이용하는 시민 이용덕(68·충주시 칠금동) 씨는 “개인 차량이 없어 의료원을 갈 때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하는데 거리가 있다 보니 택시를 이용할 경우 요금이 진료비보다 더 나온다”며 “시내버스는 자주 다니지 않아 불편이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편은 환자 감소로 이어져 충주의료원 적자에 영향을 주고 있다.

더욱이 의료원은 이전한 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의료진을 늘리고, 첨단의료장비를 사들였지만 되레 외래환자가 준 것은 더 큰 재정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원 측은 지난해 말부터 환자들의 불편을 없애고 접근성 개선을 위해 무료 셔틀버스 도입을 추진 중이며, 최근 이를 공식화했다.

의료원 관계자는 “7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의료원을 신축 이전했지만 교통이 불편해 이용률이 많이 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내부 조율을 거쳐 조만간 충주시에 셔틀버스 운행 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료원의 셔틀버스 도입 추진에 지역 운송업체와 의료계는 영업 손실과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의료원 앞마당까지 하루 22차례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회사들은 셔틀버스가 도입되면 그 즉시 의료원 노선을 폐지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충주시 승인 여부 ‘주목’

지역 의료원도 강경하다. 셔틀버스 도입은 공공의료를 빙자한 영리행위로 집단행동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충주시의사회 관계자는 “의료원을 외곽으로 옮긴 것 자체가 문제다. 이미 시내버스가 셔틀버스 역할을 하는데 이제 와 무료셔틀버스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의료계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이라고 비난했다.

셔틀버스 운행은 제도상 충주시의 사전승인을 얻어야하고, 불특정 다수인을 실어 나를 수 없다는 의료법에 따라 운행범위가 제한돼 있다.

따라서 승인의 열쇠를 쥐고 있는 충주시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충주시는 업계의 반발로 셔틀버스 도입에 부정적이지만 가급적 말을 아끼고 있다.

시 관계자는 “셔틀버스 운행에 대해 시내버스 체계가 붕괴될 것을 우려하는 시내버스 업계의 반발과 형평성 문제를 들고 나오는 의료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하지만 의료원으로부터 정식으로 신청이 들어오면 관련법 저촉여부와 허가 기준 등을 면밀히 살펴 승인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현재 전국의 33개 공공의료원 중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 7곳이 자치단체장의 승인을 받아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충주의료원의 무료셔틀버스 추진이 관철 혹은 좌절될지, 또 다른 상생의 방안이 나올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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