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들인 충주역 교통환승시설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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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 들인 충주역 교통환승시설 ‘무용지물’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5.04.0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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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낭비” 지적에 충주시·코레일 책임 떠넘기기 급급
▲ 시내버스 출입로가 인근 택배회사 화물차량 진입로와 겹쳐(왼쪽) 버스 운전기사들이 안전문제를 이유로 운행을 거부해 충주역 시내버스 승강장에는 버스가 들어오지 않는다.

충주시와 코레일이 시민들의 교통편의 제공을 위해 15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교통환승시설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교통 혼잡을 피하기 위해 만든 주차장 입구가 오히려 교통 불편을 야기하고 있으며, 주차장 유료화로 인근 도로가 불법 주차시설로 바뀌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충주시와 코레일 충북본부는 2013년 7월 상호 업무협약을 맺고 15억 원을 투입, 충주역 교통광장을 새롭게 단장키로 했다. 당시 사업은 국토교통부가 추진한 ‘철도역 환승동선 개선사업’ 대상지로 충주역이 선정되면서 이뤄지게 됐다. 기존 충주역 광장은 버스와 택시, 트레일러 등이 한 출입로를 사용하면서 교통 혼잡을 빚어왔다.

이에 시와 코레일은 해당 사업을 통해 광장 진입로를 개선하고, 주차장 개선 및 만남의 장소, 휴식공간 조성, 편리한 연계 교통과의 환승편의를 제공할 계획이었다. 이 때 투입된 예산은 국비 12억 원과 시비 3억 원이며, 지난해 8월 교통환승시설이 완공됐다.

하지만 완공 수개월이 지났지만 충주역 앞 교통광장에 세워진 버스전용 승강장에는 단 한 대의 시내버스를 찾아볼 수 없다. 버스의 출입로가 인근 택배회사 화물차량의 진입로와 겹치게 되면서 버스 운전기사들이 안전문제를 이유로 이곳의 운행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교통편의 제공을 위해 마련된 시설이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버스업체들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운행해 주길 바랄 뿐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통광장은 일반차량들이 점령했다. 주민 이모씨(49·충주시 연수동)는 “기차를 이용하기 위해 충주역을 찾으면서 버스승강장에 버스가 정차한 것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쓰지도 않을 것을 왜 혈세를 들여 만들어놨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버스승강장에 버스 안 다녀

설계 당시부터 이 문제는 이미 예견돼 왔다. 그러나 시와 코레일은 이를 해결할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설계 당시 코레일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고, 현재 문제가 된 출입로 역시 코레일 부지이기 때문에 시에서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코레일 측은 충주시에서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고 일축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설계가 잘못된 것을 우리도 안다. 구조자체가 교통전문가들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했는데 그 안이 안 나왔다. 이것은 시에서 한 사업이다. 저희 입장에서는 시에서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2007년 3월 충주역 측은 역사 주차장을 회사 수익목적을 위해 시민들의 이용을 제한하면서 주변 주차난을 심화시켰다.

역 측이 역사 주차장을 시민들이 무료로 이용할 경우 회사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 부지 900㎡를 임대협의 과정을 거쳐 모 물류회사에 임대했다.

2005년 철도청이 철도공사로 전환되면서 시작된 현상이었다. 유료주차장을 만들어 효율적으로 활용해도 됐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역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을 비롯한 시민들은 주차장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고, 이용차량의 진입을 막으려는 볼썽사나운 펜스들 때문에 도심미관마저 저해됐다. 역사 이용객들은 주차시설을 갖추지 않은 역이 어디 있냐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런 이유로 시와 코레일은 15억 원의 예산을 들여 충주역 광장 개선사업을 추진했고, 이곳에 유료주차시설이 들어섰다.

주차장 입구, 화물차·승용차 뒤엉켜

하지만 교통광장 설계를 잘못해 주차장 입구가 인근 화물업체 입구와 맞물리면서 대형 트럭과 승용차가 서로 마주치게 됐다.

대형트럭이 피해주지 않을 경우 주차장을 이용하는 운전자가 후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주차장 입구도 진입도로 폭이 좁아 한 번에 출입구로 들어오기가 불편한 상황이다.

더욱이 충주역 주차장이 유료화되면서 이 곳에 주차를 꺼려 인근 도로가 불법 주차로 만연하지만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도 코레일과 시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거나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버스회사 뿐만 아니라 일반 승용차나 트레일러 등은 구조적인 결함 때문에 위험을 가지고 운행하고 있다. 전부터 계속 그래왔다. 지금 전에 없던 상황이 발생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시 역시 “코레일이 예산 투입해서 해놓고, 자기들이 해준다고 했는데 해결을 못해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피력했다.

결국 코레일은 위험을 감수하라는 것이며, 충주시는 자신들에게 책임이 없다는 태도를 보인 것인데, 교통 혼잡을 개선하기 위해 수십 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만큼 지금이라도 개선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편, 코레일은 당초 충주역 광장에 만남의 장소 및 휴식공간 조성 등 공원을 만들어 이용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겠다고 했지만 계획을 변경해 이곳에 추가로 주차장을 만들면서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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