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배관 낡았다… 목행·용탄동 주민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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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배관 낡았다… 목행·용탄동 주민 ‘불안’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5.11.04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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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빛도시가스, 용탄농공단지 일대 ‘취약구간’ 특별관리
안전사고 발생 대응 매뉴얼 없어…‘공급 독점·폭리’ 논란
▲ 충주시 용탄농공단지 지하의 가스배관이 매설된 지 10년이 경과함에 따라 충주지역에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는 참빛도시가스가 취약구간으로 분류해 특별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충주지역에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는 ㈜참빛충북도시가스(이하 참빛도시가스)가 매설한 충주시 용탄농공단지 일대 가스배관의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충주시 목행·용탄동 주민들에 따르면 참빛도시가스는 충주시 용탄농공단지 지하에 매설된 가스배관시공이 10년을 경과하자 취약구간으로 분류, 특별관리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목행동 소재 열(스팀) 생산업체인 베올리아 코리아가 용탄동 일대 농공단지와 충주산업단지 업체들에 스팀공급을 위해 참빛도시가스와 지하매설물 설치 협의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참빛도시가스 안전관리팀은 지난 7월 ‘지하매설물 협의 의견서(베올리아 코리아 스팀 공급관 매설)’란 제목으로 베올리아 코리아에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스팀공급관 매설(용탄동 일대) 예상 구간에는 현재 도시가스 배관(PLP 400A, 200A 등) 및 도시가스 시설물이 매설돼 있고, 배관시공이 10년이 경과한 본관으로 참빛도시가스에서 취약구간으로 분류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스팀공급관의 지하매설은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또 ‘스팀 공급관이 도시가스 배관과 근접해 매설될 경우 고온, 고압으로 스팀의 간접열 누출 시 도시가스의 대형사고 위험성이 매우 높아 열배관의 설치가 불가하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지난 1월 베올리아 코리아가 충주시에 용탄농공단지 내 스팀공급관 설치공사를 위해 도로굴착 점용에 관한 협의를 요청했을 때 참빛도시가스는 “해당 구간 내 도시가스 배관이 매설돼 있으므로 공사시작 2~3일 전 당사에 연락해 직원 입회 하에 공사를 진행하기 바란다”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똑같은 사안을 두고 불과 6개월 만에 “해당지역이 취약지구라서 배관매설이 불가하다”며 회사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목행·용탄동 주민들이 가스 누출 사고에 대한 안전성을 우려, 크게 반발하고 있다.

참빛도시가스 측의 주장대로 목행·용탄동 배후의 충주 1,2,3,4지방산업단지와 용탄농공단지로 연결되는 가스배관이 노후화로 인해 취약지구로 분류돼 특별관리되고 있지만 가스누출 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책은 전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충주시는 지난 7월 작성한 ‘가스분야 위기대응 행동 매뉴얼’에 따르면 상황 발생 시 유관기관과의 협업으로 시설복구와 구조를 시행한다고만 명시하고 있다. 시는 사고 발생 시 현장 인접 주민들의 대피와 행동요령, 대피시설에 관한 내용이 빠졌음을 시인했다.

참빛도시가스 역시 안전사고 발생 시 피해예상지역 시설에 관한 안전조치 요령만 마련돼 있을 뿐, 주민 대피와 행동요령 등에 관한 매뉴얼을 갖추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주민 대피·행동요령 내용 빠져

주민 이모(48·충주시 용탄동)씨는 “충주시와 참빛도시가스는 시설보다 주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가스안전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고 발생 시 주민들의 대피 등에 관한 내용이 빠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 충북도 및 유관기관과 협의해 매뉴얼을 다시 만들겠다”고 했다.

참빛도시가스는 지역 내 일반가정과 산업단지에 액화천연가스(LNG)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충주시와 참빛도시가스 등에 따르면 지역의 가스공급사업자는 공익목적으로 사업을 영위해야 하며, 행정관청의 승인은 물론 공인기관의 관리감독과 규제를 받아야 한다.

더욱이 가스요금은 산업통상부 요금정책 구조에 따라 충북도에서 정해진다.

하지만 참빛도시가스는 시민들에게 요금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손실을 보전하고 이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빛도시가스 관계자는 “산업단지에 열 판매 사업자가 열 공급을 해 우리가 가스 공급을 못한다면 기존 가정용과 산업용에 요금을 인상해 부담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에너지 비용이 증가하게 되면 신규 기업도 충주에 진출하기 힘들어져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충주에 열공급자가 늘어나면 우리 회사도 제조단가를 내리기 위해 베올리아처럼 SRF(고형연료)를 사용하는 공장을 세울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하면서 “이런 부분을 충주시에서도 감안해야 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참빛도시가스 측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물량이탈이 손실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기존 가정용과 산업용) 곳에서 이익을 창출해 손실을 보전하는 ‘풍선효과’와 같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충주시 측은 “가스요금 책정은 산업통상자원부 82%, 충북도 8%, 부가가치세 10%로 결정되기 때문에 참빛도시가스에서 손실을 기존 가스요금에 덧씌우기 힘들 것”이라며 “참빛도시가스에서 얘기하는 것은 시민들에게 부당하게 요금을 떠넘기는 책임 전가 행위로 절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민 혈세 많이 쓰는데…’ 충주 도시가스 왜 비쌀까
청주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높아… “기업 적자 시민들이 감수” 지적

참빛도시가스가 지난달 고시한 도기가스요금 단가표(부가세 별도)는 가정 난방용이 848.37원/㎥, 산업용이 712.78원/㎥이다.

충주의 도시가스 기본요금이 비싸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지난해만 해도 충주와 청주는 전국 28개 도시가스 사용 도시 가운데 가장 비싼 도시가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충주의 도시가스 기본요금은 청주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싸고 취사용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가스협회가 제공한 지역별 도시가스 요금표(2014년 7월 1일 기준)에 따르면 충주는 도시가스 기본요금이 취사용 3212원, 개별난방 1825원, 중앙난방 2228원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비쌌다.

취사용, 원주보다 3배 비싸

반면 원주는 참빛충북도시가스와 같은 계열사인 참빛원주도시가스로부터 취사용 등 용도 구별없이 기본요금 950원에 일괄 공급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주의 1/3 수준이다.

충주는 용도별 공급가를 평균치로 계산해도 2421원으로 나타나 인접한 원주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서울특별시는 900원, 부산광역시는 870원, 대구·광주·울산 등의 광역시는 750~780원 사이를 보였고, 천안과 전주, 여수와 구미 등의 도시는 750~810원으로 나타나 충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도 가격이 내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비싸다는 지적이다.

도 관계자는 “도시가스요금은 산업통상자원부의 도시가스회사 공급비용 산정기준에 따라 책정됐다”며 “충북지역은 주택 밀집도 등이 낮아 도시가스 공급사업에 큰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가스공급배관 공사에 들어가는 투자금액 때문에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기본요금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충주시는 지난 2012년부터 도시가스 공급사업을 진행해 총 5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으며, 이 사업에 참빛도시가스는 100억 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결국 충주는 50억 원이 넘는 시민의 혈세를 쓰면서도 기업의 투자비용으로 발생한 적자 부분까지 시민들이 감수하는 모양새”라며 “과연 산정기준에 따라 제대로 가스요금이 책정됐는지 관계기관이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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