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은 충주에”… 음성군 의식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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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은 충주에”… 음성군 의식한 걸까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5.11.0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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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대상 프로그램 다수, 친필 스티커 붙인 충주사과도 출시···기념관은 오락가락

반기문 총장과 충주와의 인연은 194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음성에서 태어난 반 총장은 3살 때 충주로 이사했고, 충주에서 유년기와 학창시절을 보냈다. 이에 충주시는 반 총장을 기념하기 위해 그가 1950년부터 1971년까지 20여 년간 살았던 고택(반선재)을 2013년 복원했다. 고택 소유주는 교육 탐방코스로 개발한다는 시의 복원 취지에 공감, 흔쾌히 소유권을 무상으로 넘겼다.

시는 사업비 3억 3000만 원을 들여 2011년 이 고택 복원에 나서 2년 만인 2013년 8월 완공했다. 복원된 고택에는 우물가에서 반 총장이 등목하던 모습과 살구나무에 올라 동생들에게 나눠줄 살구를 따는 조형물도 세워졌다. 시는 반 총장의 충주 고택 복원을 음성군의 반 총장 생가 복원과 차별하기 위해 학창시절의 물품과 자료를 전시하고, 관련 영상물을 마련했다. 시는 고택 인근 무학시장 내 체험거리 등을 조성, 전통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시는 반기문 본가 활성화를 위해 올해 말까지 14억 600만 원을 들여 전시동 및 주차장 부지 분할을 확보하고, 내년 말까지 40억 원을 들여 건축물 매입과 휴게공간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반기문 교실’…성적 치중에서 벗어나야

시는 2012년 2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반기문 꿈자람길’을 조성했다. 반 총장이 다녔던 교현초~전통시장~반기문 고택~충주고~충주중~틴틴거리~관아공원에 안내표지판과 스토리텔링, 홍보물을 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이 길은 11㎞에 이르고 있는데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안내표지판을 보고 찾아다니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13년부터는 반 총장의 친필이 새겨진 충주사과도 출시됐다. 시는 반 총장으로부터 ‘평화, 사랑, 충주, 행복, 합격’ 등 5종의 친필 문양스티커를 제작, 사과에 부착해 최소 5000개의 문양사과를 생산했다. 시는 반 총장 친필 문양스티커를 충주사과 홍보 등 충주사과 명품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며, 공공의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일반 농가에는 보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어 시는 반기문 교육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시는 ‘제2의 반기문’을 키우고 우수 인재의 타 시·도 유출을 막기 위해 2012년부터 ‘반기문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마다 교육경비지원 금액 6억 원을 들여 충주고와 충주여고 등 2곳을 거점학교로 정하고, 시내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선발된 우수 남녀학생을 대상으로 금요일 야간과 토요일 4시간씩 영어와 수학, 논술 등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 이후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수도권 우수 명문대 진학이 2012년 18명에서 2013년 36명으로 늘어나는 등 구체적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일선 학교가 시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기문 프로젝트’의 주관 운영업체 선정에 있어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시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또 성적에만 치중한 ‘반기문 교실’ 운영을 예체능 분야 및 저소득층 학생 등에게 다양성 있게 지원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는 반기문 교실 외에도 영어영재교실(30명, 1700만 원)과 꿈틀캠프(130명, 1900만 원)를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반기문 비전스쿨(1억 3000만 원) 및 꿈자람 해외연수(1억 1000만 원)를 지원할 방침이다. 반기문 비전스쿨은 반기문 비전캠프(중학생 160명 자기주도학습·진로상담 등)와 꿈자람 해외연수자 글로벌 리더 캠프(중·고·대학생 50명), 단기집중 영어캠프(중학생 60명, 영어권 문화체험 및 영어회화 능력 향상)로 이뤄졌다.

꿈자람 해외연수는 중·고교생 20명에게 4주 동안 어학연수 및 아이비리그 대학 탐방, 문화체험 등을 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시는 최근 반기문 프로젝트 중 ‘꿈자람 해외연수’에 대해 단순 어학연수에서 지구촌 난민 구호 봉사활동으로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런 배경은 반 총장처럼 ‘개천에서 용 나는’ 식의 인물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평화를 위한 해외 봉사활동 등 진정한 의미의 인재 양성교육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UN기념관, 결국 국제무예센터로 추진

또 시는 내년 말 임기를 마치는 반 총장이 사용할 사무실을 충주에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는 2007년 김호복 시장 때 UN기념관 건립 계획을 세우고 기념관의 설계를 전 세계적으로 공모해 당시 12억 원을 들여 당선작품까지 선정, 400억 원을 투자해 지하 2층 지상 8층 연면적 1만 5000㎡의 기념관을 2011년까지 건립할 계획이었다.

UN기념관은 반 총장 브랜드를 활용하기 위해 착안됐던 UN평화공원(현 세계무술공원) 조성의 상징적 건물이자 핵심사업이었다. 하지만 국비 확보의 벽에 부딪히고, 국책사업 전환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흐지부지 중단됐다. 특히 반 총장의 고향이라는 점을 내세워 민선 4기 핵심사업으로 채택된 UN평화공원사업은 민선 5기를 맞아 전면적으로 재수정됐다.

민선 5기 우건도 시장은 “UN기념관은 사업예산이 383억 원이나 소요되는데 현재 단 한 푼의 국비지원을 받을 수 없다”며 “UN기념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라고 했다. 이어 “UN기념관을 건립해도 예산을 확보하는데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라며 “UN기념관의 주 시설이 컨벤션센터인데 서울 코엑스와 부산 벡스코 등 일부를 제외하면 전국 대부분의 컨벤션센터가 적자운영에 허덕여 UN기념관을 건립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던 것이 민선 6기 들어 자치단체장이 반 총장 관광 브랜드화를 추진하면서 또 다시 UN관련 사업문제가 재점화됐다. 시는 올해 들어서도 청소년 비전 교육과 국제무예센터 등 컨벤션을 중심으로 한 강소컨벤션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UN기념관 건립에 애쓰고 있다.

더욱이 민선 6기 조길형 시장은 UN기념관 건립을 지난해 선거 출마 시 공약으로 내세웠고, 지난해 7월 취임 직후 반 총장의 업적으로 기리고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UN기념관 건립과 탄금호 레포츠단지 조성을 강조했다. 이 기념관과 탄금호는 인접해 있다.

조 시장은 “반 총장이 퇴임한 이후에도 UN 사무총장이라는 이력으로 왕성한 활동을 할텐데 거점이 충주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차원에서 반 총장이 사용할 사무실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아울러 “현재 명칭을 UN기념관으로 할지 결정이 안됐다. 충북도, 문체부와 협의해야 한다. 현재 최대 관건은 국비를 확보하는 것이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UN기념관 건립과 관련, 시 담당자는 “기념관은 국제무예센터 내에 건립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국제무예센터 기본 설계 및 타당성 조사 용역 착수를 시작으로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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