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조개젓 부활·특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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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조개젓 부활·특화 가능”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5.12.03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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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교수 ‘남한강 문화유산’ 강연서 제시
서해안 어패류, 한양 통해 목계나루 집산… 보부상 통해 산간지역 이동 추정
▲ 목계리 일원에서 해마다 열리는 목계별신제. 목계별신제는 남한강 수운 물류교역의 중심지였던 목계나루에서 액을 막고 주민의 안녕을 기원하던 별신굿과 제사행사다.

최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남한강편’을 펴낸 유홍준 교수가 지난달 27일 충주를 찾아 문화유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유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서울은 장조림, 전라도는 토하젓, 충주는 조개젓으로 대표되던 시절이 있었다”며 “지금은 예전 충주에서 맛보았던 조개젓과 어리굴젓이 없어져 서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충주 조개젓은 특유의 양념이 최고였다”며 “책에 안동 간고등어를 써서 유명해진 것처럼 충주 조개젓도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의 강연 후 충주 조개젓의 유래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안동 간고등어처럼 특화시킬 수 없을까 하는 의견들이 조심스럽게 일고 있다.

흔히 간고등어하면 경북 안동을 떠올린다. 안동 간고등어는 예전에 보부상들이 동해안에서 잡은 고등어를 내륙 지방인 안동 등지에 팔기 위해 소금을 한 줌 씩 넣어 운반한 데서 유래했고, 지금은 전국적인 상품이 됐다.

때문에 충주 조개젓도 그 유래를 찾아 문화유산과 상품을 접목시키면 새로운 지역문화 상품으로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목계나루는 육로 교통이 발전하기 전까지 대표적인 내륙포구로 각 지역의 특산물이 남북과 동서로 소통하는 물류 허부 역할을 했다.

충주 조개젓의 유래를 알기 위해 지역의 학예연구사를 비롯한 문화연구원 등에 문의했지만 관심에서 잊혀서인지, 세월 탓인지 알지 못했다.

다만 남한강이 있어 댐이 생겨나기 전 재첩(민물조개)을 많이 잡은 것이 그 유래가 아니겠냐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재첩은 젓갈로 담기보다 국이나 삶아서 먹는 경우가 많아 ‘충주 조개젓’의 유래에서는 멀어 보였다.

그보다는 남한강 수운 물류교역의 중심지였던 충주시 엄정면 목계나루가 1940년대까지 중원의 대표적 내륙포구였다는 점에 주목하는 게 타당하다는 지적이다.

목계나루가 조선 말엽까지 수운 물류교역의 중심지로 전국의 보부상들을 비롯한 상인들로 붐볐다는 것은 두루 알려진 사실이다.

목계나루 주변에 있는 가흥창은 영남과 충청도 지역에서 올라오는 물품을 보관하던 창고다. 그런데 목계나루는 영남과 충청지역에서 서울로만 물품을 옮겼던 것이 아니다. 서해안에서 잡힌 어패류가 한양(서울)을 통해 내륙인 목계나루로 이동했다.

이렇게 목계나루로 이동한 어패류는 목계장터에서 보부상을 통해 다른 산간지역으로 옮겨서 사람들 밥상에 올랐다.

목계나루가 육로 교통이 발전하기 전까지 대표적 내륙포구로, 물류와 문화가 남북과 동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문화 허브 역할을 했던 것이다.

지역의새 문화유산 재탄생 가능성

김영대 전 충주문화원 사무국장은 “지금은 수운 교통을 이용하지 않지만 1940년대 이전에는 주로 수운교통에 의존했고, 목계에는 큰 규모의 배들이 많이 들어왔다”며 “이때 목계나루에서 조개젓, 새우젓, 어리굴젓을 판매하는 곳이 있었고, 자연스럽게 재가공됐다”고 말했다.

김 전 사무국장은 “조개젓 등을 맛있게 먹기 위해 매운 고추와 마늘을 넣고, 참기름도 넣어서 무쳐서 상위에 냈다”며 “때에 따라서는 밥을 지을 때 같이 쪄서 내기도 했다”고 했다.

하지만 육상교통이 발전하고, 충주에 댐이 들어서면서 수운교통은 그 맥이 끊겼고, ‘충주 조개젓’도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혀갔다.

충주시는 과거 수운 물류교역의 중심지였던 목계나루와 목계장터를 기념하기 위해 해마다 지역 민속축제인 ‘목계별신제’ 엄정면 목계리 일원에서 열고 있다.

목계별신제는 남한강 수운 물류교역의 중심지였던 목계나루에서 액을 막고 주민의 안녕을 기원하던 별신굿과 제사행사다. 이 때 뗏목시연과 목계 뱃소리 시연 등이 같이 열린다. 지역의 대표적 민속축제지만 전국적인 지명도는 떨어진다.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중략)/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신경림 시인의 장돌뱅이들의 삶의 애환을 노래한 시 ‘목계장터’다. 신경림 시인의 시로 목계장터가 유명해진 것처럼 ‘충주 조개젓’도 지역민과 자치단체의 관심 속에 지역의 대표적 문화유산으로 재탄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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