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유치운동, 마침내 결실 맺었다
상태바
12년 유치운동, 마침내 결실 맺었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5.06.3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은 드디어 오송분기역 유치운동 12년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사상 유례없이 오랜 기간 매달려온 이 운동은 지난 93년 8월 정부가 호남고속철도 건설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따라서 오송분기역 유치는 그동안 충북 최대의 현안이 돼왔다. 그런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난 99년 건교부는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 천안을 표기하고, 교통개발연구원이 진행한 연구용역에서 천안분기역을 일방적으로 지지,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2003년 7월 4일 최종 공청회가 있던 과천시민회관으로 도내 인사 300여명이 몰려가 무산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이 때 도민들은 “통계조작과 특정지역 지지 목적으로 만들어진 연구자료는 원천무효”와 “공청회를 무기한 연기하고 재조사를 의뢰할 것”을 요구했고 결국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도민들은 이 때를 이미 천안으로 결정된 것을 뒤집은 역사적인 날로 평가한다. 이후 대전과 충북, 충남 등 3개 시·도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정부는 분기역에 관한 논의를 신행정수도 입지를 결정한 뒤 하겠다며 미뤄놓았다.

후에 위헌 결정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됐지만 신행정수도 최종 입지가 연기·공주로 결정됨에 따라 충북에서는 오송분기역을 유치하자는 운동이 재점화된다.

교통개발연구원을 제외시키고 용역을 맡은 국토연구원에서는 지난해 10월 분기역선정 보완용역 수행에 들어갔고, 국토연구원은 올해 1월 12명으로 분기역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충북에서는 이상훈 호남고속철도분기역오송유치추진위 상임대표가 들어가 줄곧 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지난해 건교부는 현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지역간 교통망 등을 감안, 분기역 선정을 2004년 12월 내에 발표하겠다고 한 뒤 이후 계속해서 3월, 4월, 5월로 연기해 애를 태웠다.

이 과정에서는 호남의 천안분기역지지 발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오송분기역지지 발표, 강동석 건교부장관 사퇴와 추병직 장관 취임, 호남과 충남 평가단 평가포기 등이 있었다.

강 장관 사퇴 때는 분기역 선정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내심 우려했으나 다행히 그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추진위는 평가단을 구성하는 문제로 오랫동안 갈등을 겪어 분기역 선정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았다.

충남과 호남은 학회추천 75명과 호남, 충청권 지자체에서 5명씩 총 105명으로 평가단을 구성할 것을 요구하고 충북과 대전은 각 시, 도에서 5명씩 75명으로 구성할 것을 강력히 밀고 나가 여러 차례 회의가 무산되기도 했다.

   
더욱이 지난 4월 5차 회의에서는 충남 의견대로 결정돼 충북의 적극적인 항의가 이어졌다. 이 대로 갈 경우 충남이 이기는 것은 명약관화했기 때문이다. 결국 오랜 진통끝에 충북이 요구하는 대로 평가단이 구성되면서 충북은 힘을 받기 시작한다.

분기역 후보지 평가 업무를 맡은 평가단 중 호남권과 충남쪽 인사들이 지난 6월 28, 29일 평가를 포기하고 합숙소를 이탈한 것은 전혀 예기치 못한 일이었다. 돌발상황이 발생했던 터라 충북은 긴장했지만 오송이 유력한 대안으로 나왔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곁들여지면서 한편으로는 오송이 선정될 것이라는 확신도 갖게 됐다.

오송분기역 유치는 충북도를 비롯한 행정기관, 호남고속철도분기역오송유치추진위 등 시민사회단체, 지역 국회의원, 도민 등이 합심한 결과 이뤄냈다. 충북도는 호남권과 충남의 반발을 의식해 환영행사를 자제하고 있지만 도민들은 충북의 저력을 보여줬다며 기뻐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