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는 ‘엽기’,강의 철학은 ‘인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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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는 ‘엽기’,강의 철학은 ‘인간미’
  • 이형모 기자
  • 승인 2005.07.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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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대 서정범 교수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
30~40대 이후면 기억할 지난 80년대 광고계를 강타했던 유명한 TV CF 카피다. 이 광고를 직접 제작했던 광고쟁이가 이제는 대학의 강단에서 톡톡 튀는 자기만의 강의로 학생들을 휘어잡고 있다.

일명 ‘엽기 강의’로 소문난 충청대학 공연영상제작학부 서정범(51) 교수. 서 교수는 80년대 칼라TV가 나오고 우리나라 상업 TV 광고가 제 모습을 갖출 때 쯤 금성(현 LG) 칼라TV 광고인 “순간의 ~”로 광고계의 한 획을 긋기도 했다.

그가 대학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00년. 충청대학이 미래의 방송인력 양성을 위해 뉴미디어학부(현 방송영상제작학부)를 개설하면서다. 서 교수는 학생들에게 광고이론과 카메라 실습을 강의한다. ‘엽기’ 강의로 소문이 났지만 그의 강의 철학은 ‘인간미’다.

서 교수의 강의가 엽기인 이유.
첫째, 이론을 철저히 무시한다. 그는 카메라 관련 강의시 이론은 무시하고 무조건 필름을 끼우는 훈련부터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카메라의 이론과 실습을 가르친다.

둘째. 수업시간에 운동화는 필수품. 강의 도중 학생들의 수업이 불량하거나 수업준비가 부실할 때는 어김없이 운동장행. 오리걸음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운동화가 없는 학생은 그야말로 생지옥이다.

셋째. 학생들의 알콜지수 측정. 술을 좋아하고, 술을 잘하는 학생이 모든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그는 학교 앞 막걸리 집에서 학생들의 알코올 지수를 확인한다. 술에 약한 학생은 학점이 잘 나올리 없다. 술을 좋아해 술고픈 학생들의 교주다.

서 교수의 강의와 얽힌 유명한 일화 한 가지. 강의 시간에 농구에 미쳐 수업을 빼먹은 학생이 있었다. 서 교수는 그 학생에게 제안을 했다. “프리드로우를 쏴서 학생이 이기면 수업에 안와도 되고, 지면 수업에 참석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결과는 서 교수의 승. 그 후 그 학생은 꼬박 강의에 참석했다고 한다.

이론 보다는 현장 경험을, 말보다는 진실된 행동의 사랑을 말하는 서 교수. 그는 어김없이 이번 타이완에서 개최된 세계태권도문화축제에 학생들과 함께 참여해 35도가 넘는 불볕더위의 현장을 누비며 축제 하이라이트 영상을 완성했다.

서 교수의 강의엔 술과 땀과 사랑이 있다. 그래서 엽기다. 학생들은 그런 그의 매력에 끌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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