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흐린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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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흐린 아침에
  • 김태종 시민기자
  • 승인 2005.07.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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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한 생각, 050728.
어제 길을 가다가 팔겠다고 써붙인 건물을 보았습니다.
누구도 살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와 동시에
지금 우리 시대는
얼마든지 더 쓸 수 있는 것을 쓸모없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는 헤아림이 언뜻 떠올랐습니다.

하루를 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가게에 들렀는데
더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앙고라 잇솔을 보자
사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여남은 해 내 벗이 되었던 해어진 앙고라 잇솔
아직도 그걸 버리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죽을 때까지 다시 잇솔을 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그 잇솔 네 개를 사가지고 돌아왔는데
돌아오는 길,
참 묘한 웃음이 입가에 맴돌았습니다.

오늘은 비님이 내리실 참인 듯
하늘이 아주 낮게 드리워 어두컴컴한데
아무리 비님이 거세게 오셔도
쓸만한 것을 못 쓰게 만드는 우리 시대의 병폐는
못 쓸어갈 것이라는 아쉬움으로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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