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바이오엑스포2. 의 약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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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바이오엑스포2. 의 약 관
  • 충청리뷰
  • 승인 2002.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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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꿈 무병장수의 실현 암시
바이오 기술이 가져다줄 미래상 연출

‘생로병사’. 인간뿐 아니라 모든 생물체는 태어나 성장하면 늙기 시작해 병든 끝에 죽어야 하는 운명을 피하지 못한다. 특히 죽음은 절대 숙명성으로 인해 인류에게 생물적 본능의 공포를 가져다 주었고 한편 종교를 탄생시켰다.
그런만큼 살아있는 동안 아프지 않고 되도록 오래 살면서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은 바람은 인류의 최대희망이었다.
인류의 이런 희망은 질병의 끊임없는 도전에 응전하면서 자연에서 숱한 약리물질들을 발견하는 등 ‘의약발전의 역사’를 축적했다. 질경이 이질풀 구기자 매실 카스카라사그라다 키나나무껍질 등 헤아릴 수 없는 숱한 물질들은 그 자체가 뛰어난 자연의 바이오 생약이었으며 아스피린 역시 자연 물질에서 발견해 낸 것이다.
인간이 거창하게 운운하는 바이오테크놀로지는 거의 대부분 자연이 ‘마련해 놓고 있던 치료법’을 훔쳐다보며(?) 배운 것이다. 수천만명의 목숨을 살린 페니실린 역시 순수한 인지(認知)가 아니라 박테리아를 잡아 먹는 푸른 곰팡이를 발견하게 된 ‘행운’에서 만들어졌다.

수명연장의 희망을 찾아

하지만 모든 질병의 치유법이 광활한 백사장에서 바늘찾기식 우연으로 찾아질 수 없다는 데에서 인류의 질병극복 도전사는 험난했다. 그런 점에서 인간 지놈지도의 완성은 엄청난 혁명이다. 자연의 피조물인 인간이 스스로 축적한 뇌의 ‘지식’으로 자연의 비밀을 본격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바이오엑스포장의 의약관에 들어선 관람객은 인간의 생-메디컬 갤러리-의약의 발자취로 구성된 전반부에서 생명의 사이클인 생노병사와 인류의 희망인 수명연장의 꿈을 본다. 영상과 다양한 그래픽이 거대한 시청각교실을 방불케 한다. 47세에 불과했던 1900년대에 비해 100년만에 78세로 늘어난 인류의 평균수명은 앞으로 얼마나 연장될 수 있을지, 그 꿈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그래프는 관람객에게 가슴부푼 희망을 심어준다.

메디컬 갤러리 부분은 각종 질병과 의료기술발달 모습을 영상으로 연출하고 있고, 의약의 발자취 부분은 질병과 싸워 온 인류의 응전역사를 보여주는데 의약발달사의 숨겨진 에피소드는 흥미와 교육성의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고 있다. 앞서 간략하게 언급했지만, 그리고 이젠 많이 알려졌지만 페니실린을 비롯한 여러 신약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 지난 1000년간 의약의 10대 성과와 미래 숙제도 보여주고 있다.
의약관의 백미라면 단연 ‘마이크로 오딧세이(극소세계 여행)’라는 과학공상 SF 영상물을 관람하는 것이다. 극소형 로봇인 나노머신이 암환자의 몸속으로 들어가 유전자 치료 등 첨단방법을 이용해 암 유발유전자를 정상유전자로 바꾸고 직접 암세포를 ‘제거’해 완치시킨 뒤 귀환하는, 꿈같은 내용을 그린 이 영상물은 ‘바이오테크와 IT로 달라지는 의약의 미래’가 현실 가까이 접근하고 있음을 우리에게 시사해 준다.

신나는 마이크로 오딧세이

의약관에는 전자공학과 바이오테크의 기술로 창조된 인공장기인 바이오닉 장기, 동물의 몸을 빌어 인간의 장기를 생산하는 방법인 이종이식, 환자의 몸을 빌어 인간의 조직을 채취해 체외 배양한 뒤 다시 인체내로 이식하는 방법인 조직공학 등도 선보인다. 바이오 기관은 어떻게 발전해 왔으며, 어떤 종류들이 있는지, 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확장을 돕는 코너이다.
최신 바이오 의약기술의 체험, 바이오테크와 의약, 바이오 신약 및 바이오칩의 발달과 이해, 바이오를 통한 인공인체 기관, 한의학과 바이오테크의 관계에 대한 다종다양한 전시 역시 바이오엑스포가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대한 학생과 일반인의 교육의 장으로서 충실히 기능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들이다.

2050년은 어떤모습일까

하지만 아무리 오락적 흥미를 곁들였다고 해도 엄청난 양의 정보를 짧은 순간 주마간산격으로 훑어보며 머리에 담는 일은 여전히 버겁고 한편으로 지겹다. 이런 면에서 20-30년후의 나이 든 내 모습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코너는 징그럽지만 재미있다. 의약관 한 곳에 설치된 컴퓨터 앞에 서면 현재의 내 모습이 나오고 지금의 나이와 미래시점, 예를 들어 2022년을 입력하면 지금으로부터 20년후의 내 모습을 타임머신을 탄 듯 생생히 볼 수 있다. 두개골만으로도 얼굴 모습을 재현할 수 있는 기법으로, 범죄수사에도 원용되고 있다는 ‘슈퍼 임포즈’가 이런 마술을 부린다.
또 ‘2050년 아무개씨의 하루’는 아무개씨가 2050년에 어떻게 진료예약을 하고 자신의 질병에 따라 어떤 맞춤의학 서비스를 받게되는지를 보여주는 가상의 ‘미래보기’ 코너다. BT가 가져올 바이오피아(Biopia)를 탄성이 절로 나게 그리고 있다.
바이오테크와 인간지놈의 연구로 그동안 불치였던 암과 에이즈 등 질병의 치료는 물론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질병예방과 맞춤치료가 가능해 진 미래의 아무개씨 ‘일기’는 인류의 오랜 숙원인 무병장수 시대의 도래를 보여준다는 의약관의 컨셉을 가장 상징적이고 현실적 기법으로 웅변하는 잘 준비된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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