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바다’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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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바다’에 잠겼다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6.08.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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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게임장 만 41개소… 사행성PC방 더 문제

   
▲ 게임제공 업소 현황
사행성 성인 게임장 ‘바다 이야기’가 전국을 떠들썩 하게 하고 있는 가운데 도내에서도 바다이야기 성인게임장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도에 따르면 7월말 현재 등록된 도내 성인게임장은 574개소로 일반게임물인 PC방 533개소를 제외한 성인게임장은 바다이야기 18개소, 스크린경마 9개소, 오션파라다이스 8개소, 황금성 6개소로 모두 41개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올해 3월말 성인게임장 27개소보다 14개소, PC방을 포함한 일반게임장 565개소보다는 9개소가 증가한 수치다. 더구나 성인게임장 바다이야기의 경우 불과 3개월 사이 5개소나 증가한 것이며 남정게임 1개소가 없어진 대신 오션파라다이스가 새롭게 8개소나 증가했다. 시·군 단위로는 청주·충주·제천이 무려 425개소(74%)로 성업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는 도에 등록된 성인게임장의 경우로 무등록 성인게임장까지 합치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바다이야기의 인기에 밀려 지금은 사향길에 접어든 ‘알라딘’은 지역의 한 중견 건설업체 대표가 판권을 인수하면서 상당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각 동네에 적어도 한개소 이상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게임기별 마니아층이 형성 되면서 꾸준히 찾고 있기 때문으로 관련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중견업체 대표 A씨는 “주택사업을 하다 도산한 후배에게 2억원 상당의 받을 돈이 있어 공장을 제공하고 게임기를 팔아서 돈을 갚을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해 준 적은 있어도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알라딘은 서울 테클리온이 프로그램 개발사로 판권을 인수한 후배도 5년전 어렵게 승인을 받았지만 인기 게임기가 나오면서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역에서 성공한 게임기도 역시 ‘바다 이야기’다. 게임기 판매업에 종사하다 현재는 성인 게임장을 운영하고 있는 C씨. 그는 “B씨의 경우 지역에 3∼4개의 게임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여론몰이 이전에 정부차원으로 사행성 게임장을 죽일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따라서 경찰이 단속하기 전에 이미 해외진출을 위해 현재 필리핀으로 출국한지 오래다”고 말했다.

성인오락실을 운영하고 있는 C씨는 “게임장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프로그램 개발은 대전에서, 제작은 서울업체가 맞는 경우가 많다”며 “황금성의 경우 대전 현대코리아, 스크린 경마는 퀸스컴이 배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들어선다는 성인게임장, 실제 21일 새벽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과 용암동, 흥덕구 가경동 일원 성인 오락실을 찾았을 때에 경찰의 집중 단속영향인지 비교적 한산했다.

“게임기 3대를 돌리며 6시간만에 40만원을 날렸다”는 손님 D씨는 “바다 이야기가 인기인 이유는 ‘예시’게임이기 때문이다. 6단계에 거쳐 물방울, 빛, 열대어, 문어, 상어 등이 나타나고 특히 고래가 보이면 70%이상 터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람을 흥분시킨다. 특히 어둠이 찾아오면 확률은 배가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B씨는 “이벤트 게임기인 ‘황금성을 비롯해 예시(릴)게임인 바다이야기까지 업주가 리모콘이나 키판 조절로 승률을 조작할 수 있어 ‘돈’을 딴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일명 똥을 떼는(환전 수수료) 상황에서 처음부터 돈을 딸수 없는 게임이란 것. “시작은 5000원권 상품권으로 40∼50만원 상당 바꿔서 시작 하지만 점수를 잃고 상품권을 빼기 위해서는 기본 5000점 이상 따야 하기 때문에 본전 심리에 돈을 쏟아 붓게 된다. 설사 돈을 따서 환전을 해도 수수료 10%를 제하고 나면 손님이 가져갈 돈은 본전도 안된다. 이는 어떻게 보면 이중 수수료를 업주들이 챙기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B씨는 특히 “손님들이 도박에 빠져드는 이유는 뇌파를 자극하는 음향이 게임기로부터 흘러 나오기 때문이다. 5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자신의 기계에 빠져들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B씨는 “실업자나 돈 없이도 갈 수 있는 합법적인 성인 게임장보다는 안방까지 파고드는 사행성 PC방이 더 문제다”고 지적했다. B씨는 “성인 게임장은 늦은 밤 남은 점수를 노리는 도박중독자들의 발길이 잦다. 점수를 채우지 못하고 돈이 다 떨어져 자리를 뜬 사람들의 게임을 이어가기 위해 무일푼으로 게임장을 찾는 중독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 경찰의 최근 집중단속을 받고 있는 성인 게임장이다. 22일 낮 청주의 한 게임장이 경찰의 집중단속 영향으로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육성준 기자
하지만 안방까지 파고든 사행성 PC방의 경우는 “돈이 없으면 게임에 끼어 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즉 게임머니를 가져야 시작할 수 있는 PC게임과 달리 ‘성인 게임장’은 돈 없이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C씨는 자신이 6개월여 동안 게임기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1억4000만원 상당을 하룻밤 사행성PC방에서 날린 사례를 들기도 했다. 특히 이런 사행성 PC방의 경우 간판 없이 영업을 하거나, 정상 영업을 가장 밀실영업을 하는 경우도 있어 갈수록 경찰은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

청주흥덕서 여성청소년계 이석팔 계장은 “CCTV를 설치하고 경찰의 단속에 대비하거나 다른간판을 달고 밀실에서 게임장을 운영하는 경우, 무전기를 들고 단속정보를 교환하는 경우가 있어 실제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처럼 갈수록 사행성 성인게임장이 사회 문제화 되자, 지난달 5일부터 10월 말까지 지방청산하 전담팀까지 꾸려 사행성 PC방에 대해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이미 지난 20일까지 지방청 산하 11개 일선서에서 170여개소를 적발하고 이중 84명을 구속, 562명을 불구속 입건, 157명을 즉심에 넘긴 바 있다. 또한 경찰 인력의 한계로 ‘선택과 집중’이라는 단속방침을 밝히고 ‘사행성PC방’에 대한 집중단속에 머물던 것에서 이번달 15일부터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성인 게임장’에 대해서도 동시에 수시 단속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20일 일제 단속에서 경찰은 ‘황금성’과 ‘바다속 고래이야기’등 성인오락실 7개소와 사행성 PC방을 추가로 적발, 24명을 형사입건했다. 청주검찰도 대형 성인오락실 불법행위에 대해 강력한 처벌의사를 밝혔으며 법원은 업주에 한해서 구속영장 발부를 원칙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법이 오는 10월28일 개정되기 이전까지 기존의 법으로 성인 게임장을 단속하는 일이 힘든 점도 사실이다. 하지만 엄격한 법 적용을 통해 탈법업소들을 강력히 단속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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