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대 누리사업, “교직원 가족도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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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대 누리사업, “교직원 가족도 동원됐다”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6.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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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과 고령 노인, 바이오생명과 교직원 가족 대거 입학

   
▲ 민노당 최순영 의원
지난 22일 최순영 민노당 의원은 도내 J대학이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인 누리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60세 이상 노인들을 대거 입학시켜 신입생 충원율을 높였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지목을 받은 주성대가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며 공식적인 해명에 나섰지만 취재 결과 노인들 외에 교직원 가족들도 상당수 연류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최순영 의원은 국감 자료를 통해 주성대가 2003년 바이오산업전문인력양성사업단, 충북 IT-NURI 사업단에 선정돼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국고 8억2000만원을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사업단에 선정되긴 했으나 신입생 등록률이 문제였다. 계속되는 신입생 미충원율 올리기 위해 학교차원에서 신입생 충원율 부풀리기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주성대는 2004년 2월 10일 장학금 지급 사무규칙을 개정해 성인학습 장학금이라는 규정을 만들었고, 65세 이상 성인학습자에게는 등록금 전액을 감면하고 입학전형에서는 고교 졸업생이면 누구나 입학이 가능하도록 명시했다. 이를 통해 신입생 충원의 어려움을 해결했다는 의혹 제기다.

실제로 주성대가 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보통신과 2004년 입학생 39명 가운데 60%인 23명이 65세 이상이었고, 그 가운데는 80세 이상 고령자도 2명이나 있었다. 또한 이들 모두 신학기가 시작한 이후 진행된 2차 추가모집을 통해 입학했다는 것과 이들 가운데 2004년 1명 자퇴, 2005년 2명 사망, 2학기 미등록 13명, 자퇴 7명 등 결국 65세 이상 추가합격자 23명 전원이 학교를 그만뒀다는 결과가 최 의원의 의혹 제기에 설득력을 갖게 한다.

최 의원은 “정보통신과의 교육목표는 회로설계 전문가, 네트워크 전문가 양성이다. 23명의 노인 학습자들에게 복잡한 회로 이론, 정보통신 이론은 애초부터 공부가 불가능하다”고 단정하며, “결국 23명의 학생들은 신입생 충원율만 높이는 역할을 하고 대학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의혹제기에 주성대측 해명

   
▲ 주성대학이 충원율 조작 의혹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최 의원의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주성대 측은 23일 곧바로 입장발표에 나섰다. 주성대 측의 주장은 65세 이상에게 지급되는 전액장학금과 입학자격요건 완화는 누리사업과 관계없이 주성대가 추진한 ‘평생학습체제’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또한 시기적으로도 누리사업 선정이전이라는 설명이다.

주성대 관계자는 “평생학습체제는 평생학습, 재취업, 전업, 취업을 목적으로 시행했다. 성인학습 장학금은 65세 이상 학비 전액 무료, 30세 이상 연령별 차등 지급, 직장인 장학금 등의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4년 65세 이상자가 다수 입학했을뿐 누리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고령자를 입학시켜 충원율을 높인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성대 구성원 대부분은 이번 국감의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자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25일에도 국회 관계자 3명이 학교를 찾아와 바이오생명과, 정보통신과 관련 자료를 가져갔다. 조만간 어떤 조치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바이오생명과의 경우 2004년 교직원의 형제·자매·배우자 20여명이 입학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시 입학한 교직원의 가족들은 입학기준을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잘못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누리사업 때문에 충원율을 올리는 목적으로 의도됐다는 것은 도덕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생명과는 정보통신과와는 달리 60세 이상 고령 입학자는 없지만 대부분 30·40대의 합격자들은 교직원의 가족들은 현재 대부분 학교를 그만둔 상태다. 이 관계자는 “현재 5명 내외의 학생들만 학업을 유지하고 있다. 학교 내부에서도 교직원 대부분은 국고 지원을 받기 위해 이러한 일이 재발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며 관련부서인 교무·입학처도 자성하는 분위기다”고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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