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두온 여든 여덟.
어제는 궂은비가 내렸습니다.
하늘이 하시는 일에 사람의 감정을 섞었을 때
'궂은비'라고 할 수 있을 터이니
그냥 '궂은비'라고 말하는 일이 없고
오시는 비님에 '궂은'이라는 형용사를 쓰는 까닭은
내가 어제 다녀온 곳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하늘이 하시는 일에 사람의 감정을 섞었을 때
'궂은비'라고 할 수 있을 터이니
그냥 '궂은비'라고 말하는 일이 없고
오시는 비님에 '궂은'이라는 형용사를 쓰는 까닭은
내가 어제 다녀온 곳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나 사는 바로 이웃에 청주대학교가 있는데
그 곳에서 십여년 씩이나 일해 온 청소부들이 쫒겨나게 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거길 가 보았는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자본의 횡포가 한 눈에 그대로 보였습니다.
그것도 그것이 단지 자본의 횡포가 아니라
한 시대의 지성과 양심을 길러낸다고 하는 대학에서 일어나는
몹시 비교육적인 현장이라는 사실이 더욱 서글펐습니다.
아픔이 있는 현장, 거기 내리는 비였기에 궂은비라고 말하는
하늘에 대한 무례를 저질렀는데,
오늘 아침에는 그 노동자들의 착한 눈빛이 마음에 밟혀
그저 심란하기만 합니다.
하여 오늘은 무거운 마음으로 두 손을 모으는데
비 갠 하늘의 깨끗함을
어떻게 하면 저들에게 선물로 줄 수 있을까 하니
그저 하늘의 깊이만큼이나 아득해지는데,
어쨌든 저들 아픔이 있는 자리에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열리는 새 날을 맞이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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