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직지가 있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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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직지가 있어 자랑스럽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07.08.1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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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흥덕사지와 고인쇄박물관
흥덕사지(사적 제315호. 1986년 지정. 지정면적 9만 2588m2)는 1985년에 실시된 발굴·조사에서 “…서원부 흥덕사(西原府興德寺)…”라 새겨진 금구(禁口) 조각과 “…황통 10년(皇統十年)… 흥덕사(興德寺)…”라 새겨진 청동불발(靑銅佛鉢) 뚜껑 등이 발견되었다.

이로써 문헌상으로만 ‘청주목외(淸州牧外:청주 교외) 흥덕사’라고만 전하여 왔었던 역사경관지이다. 이곳이 1377년(고려 우왕 3) 금속활자를 직접 주조하여 경한(景閑)이 《불조직지심체요절(佛祖直指心體要節)》을 인쇄한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 유적지임을 알게 되었다.

   
 
  ▲ 청주 고인쇄박물관(사진)은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의 실체를 보여준다.  
 
1440년에 인쇄된 구텐베르크의 《세계심판》보다도 63년 앞서 이곳에서 인쇄되어 현재 파리국립박물관에 보관중인 《불조직지심체요절》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다.

이 유적에서 확인된 유구로는 금당지(金堂址) ·강당지(講堂址) ·탑지(塔址) 및 서회랑지(西廻廊址) 일부가 드러났고, 토제품인 기와 ·전(塡) ·치미편 ·방추차(紡錘車) ·민무늬토기편[無文土器片] 등과 청동제품인 금구(禁口) ·소종(小鐘) ·금강저(金剛杵) ·향로(香爐) ·수반(水盤) 등이 출토되었다. 발굴조사 결과, 이 사찰은 대체로 9세기에 창건되었고 15세기에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문화사적으로 전승되어야 할 추정 사찰경관의 대상이다.

그러나 이곳 일대에서 행하여진 택지개발공사 중 금당(金堂) 남(南)쪽의 탑지(塔址) 및 중문지(中門址) 부분과 동회랑부분(東廻廊部分)이 훼손되어 그들 건물지(建物址)의 위치 및 규모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추정 정비되었다. 특히 금당지(金堂址)와 탑지(塔址)에 건물과 탑을 복원하였고 사지(寺址) 앞 남서쪽에는 인쇄 역사를 알 수 있도록 1992년 3월 17 일에 고인쇄 전문박물관을 개관하였다.

현시대의 원형추정 복원 전시공간을 창출한 셈이다. 신라,고려,조선시대의 고서적, 그림 모형 등과 이곳에서 발굴된 고려유물들이 인쇄문화실과 유물실로 구분 전시되어 있어 인쇄 문화에 대해 시각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창의력과 탁월성이 기초
청주 흥덕사지는 세계 문화사적 가치가 있는 유적경관을 갖고 있다. 일부 표출되는 유추적 사찰경관은 완벽하지 않지만 금당지 중심의 건물과 배경의 수림이 주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당초 청주목에서 보행으로 1시간 내외가 걸리는 사찰과 진입부에서 일상보행권(4Km 내외의) 접근로가 있었을 것으로 유추된다.

따라서 제대로 복원을 하려면 가람에 이르는 길을 따라 옛 풍광으로 재현되어야 하지만 현 여건상 원형을 찾기가 용이하지 않다. 현재 부분적이나마 조성된 흥덕사지는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역사공원의 성격과 전문박물관의 기능을 갖고 있어 고인쇄 문화에 대한 학습과 고찰에 이르는 추정적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

   
 
  ▲ 흥덕사지 전경  
 
   
 
  ▲ 흥덕사지와 고인쇄박물관  
 
박물관에서 고인쇄 과정을 살펴보면서 세계적인 자산을 갖고 있다는 한민족의 자긍심을 느끼게 된다. 아울러 서원경의 문화가 유추된 유적지에서 선조들의 예지를 알아가는 열락이 있고 근경으로서의 주변 수림과 탑사이로 관조되는 우암의 산자락이 원경으로 성큼 다가선다.

누구라도 이곳에 서서 선조가 살았을 시대를 돌이켜 보게 되면서 직지야말로 문화민족으로서의 내재적 가치를 무궁하게 하고 창조적 원천이 되리라는 신념을 갖게 한다. 직지를 착안한 선조의 혜안과 선각이 앞으로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인의 내공을 키우는 밑받침이 될 수 있으리라. 한국인이라면 헛된 망상을 버리고 이 땅에 살고 있다는 자존으로 가득 차게 된다. 직지를 낳은 이 땅을 사랑하는 맘이 우러나오고 애국애족의 생각이 절로 든다.

흥덕사지는 상징적 사찰유적경관을 태동하는 맹아적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직지라는 탁월한 고인쇄의 세계문화유산을 전래해야할 책무를 느끼게 하는 관상적 역사문화 경관으로 거듭 나도록 전환해야 할 곳이다.

그러므로 미래에 다듬어져야 할 흥덕사지는 선인들의 창의력과 탁월성에 기초를 둔 추정적 사찰경관에 심미적 완결을 유발 창조시킴으로서 항구적이고 수범적인 관상적 문화경관유산으로 전환하는 기법을 시현해야 할 장소가 되어야 할 것이다.  / 권상준 청주대 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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