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 수달, 공사현장이 목줄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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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 수달, 공사현장이 목줄죈다
  • 권혁상 기자
  • 승인 2008.01.1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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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대책위, 장평교 상류쪽 서식 추정지 전격공개
   
 
  ▲ 무심천대책위는 청주시의 상수도 관로공사 현장이 수달 서식처로 확대하자 시민보호운동을 벌이기 위해 전격적으로 서식처를 공개하고 먹이주기 행사를 벌였다.  
 
무심천-미호천 자전거도로증설저지와 생태하천조성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무심천대책위)는 15일 청주시 방서동 장평교 인근에서 200여명의 어린이와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수달 먹이주기 행사’를 개최했다.
대책위는 지난해말 제2순환도로 무심천 장평교 인근에서 수달의 배설물과 보금자리를 발견하고 청주시에 보호대책을 요구해왔다. 이들은 이날 성금모금을 통해 마련한 50~60㎏의 피라미·누치 등 수달 먹이용 물고기를 방생했다. 또한 수달 배설물 등 흔적을 탐사하고 장평교 상류지점의 수달 보금자리도 공개했다.

천연기념물 330호이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인 수달이 청주 무심천에 서식하고 있다는 주장은 지난 2006년 4월 무심천 대책위가 처음으로 제기했다. 당시 청주 분평동 방서교 둔치에서 자전거도로 공사관계자 2명이 수달로 추정되는 동물을 목격했다. 또한 2005년도에는 방서교 남쪽인 청원군 남일면 신송리 무심천 상류에서 수달 사체가 발견돼 충북대 천태영 박사가 ‘오염된 음식물로 인한 췌장염’으로 사인을 밝히기도 했다.

무심천 대책위의 후속조사에서 수달의 발자국과 배설물이 추가로 발견되자 문화재청은 수달 전문가인 한성용박사와 함께 현장조사를 벌였다. 문화재청은 조사결과 “서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청주시에 “무심천 일대의 자전거도로 개설, 하천 개수공사 등 각종 개발사업을 실시하기 이전에 수달 서식실태에 관한 학술연구조사(수달의 무심천 이용범위, 서식실태)를 우선 실시해, 연구결과에 따른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이에대해 청주시는 한성용 박사에게 연구용역을 발주해 오는 2월말까지 최종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청주시는 연구용역 발주이후 수달 추정 동물에 대한 별다른 보호대책없이 무심천 하류 수변공사와 장평교 인근 상수도 관로공사를 진행했다.

무심천대책위는 지난해 12월초 “우리 단체의 요구에 따라 문화재청이 수달 학술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공사를 중지하고 수달보호에 나서라는 공문을 청주시에 보냈으며, 금강유역환경청에서도 민간협의체를 즉시 구성해 논의하라고 요구했다”며 공사중단을 강하게 요구했다.

또한 (사)한국멸종위기 야생동식물 보호협회 박원수 회장과 함께 무심천 정밀탐사 작업을 벌여 장평교 상류에서 수달 서식처를 발견했다. 무심천 대책위는“조사 결과 무심천 상류지점부터 최소 3마리 이상의 수달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고 배설물 양이 적고 경도가 약한 것으로 미뤄 먹이가 부족해 영양상태가 좋지 못한 상황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수달 탐사작업에 나섰던 박 회장은 “이미 3년전에 무심천 상류 청원군 지역에 수달 서식을 확인했고 당시 하천정비공사 때문에 위험에 처한 상황을 문화재청에 신고했었다. 그때 하류로 쫓겨온 수달 1마리가 장평교 인근 서식처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보인다. 관로공사가 계속되면 더 이상 하류로 내려갈 수도 없고 고사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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