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 승용차 진입 허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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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승용차 진입 허용 논란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8.04.17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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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관광 활성화 -문의면 "상권 죽는다"

청남대는 지난 2003년 4월 22일 국민들에게 개방됐다. 개방된 지 약 5년 동안 이 곳을 다녀간 관광객들은 354만명에 이른다. 최고조에 달했던 2004년 100만여명을 기점으로 2005년 73만, 2006년 61만명으로 점차 줄다가 지난해에는 58만명으로 약간 더 감소했다. 현재까지 들어온 입장료 수입은 110억원에 이른다. 350여만명이라는 적잖은 숫자가 청남대를 관광했지만 그러나 관광활성화는 여전히 화두다.

   
▲ 올해로 청남대가 개방 5주년을 맞았다. 승용차 진입 허용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사진은 청남대 대통령전시관.
청남대 관광객들은 청원군 문의면까지 가서 시내 좌석버스로 갈아타고 청남대에 들어가도록 돼있다. 노약자, 장애인 등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승용차 통행을 허용한다. 때문에 일반인들은 승용차를 문의면에 주차해놓고 가야 한다. 그런데 이런 방법이 매우 불편하다는 불만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관광객들 “이중지출 아니냐”
또 청남대를 가기 위해서는 1인당 좌석버스비 2400원 외에 입장료 티켓을 끊는 현 제도가 이중지출이라는 게 관광객들의 말이다. 청남대 입장료는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이고 30인 이상 단체관람객은 각 1000원씩 할인 받는다.

청남대관리사업소측도 승용차 허용이 청남대 활성화의 필수조건이라며 이를 적극 주장하고 있다. 사업소측은 “성수기 때는 승용차 타고 오는 사람들이 50~60명씩 되돌아간다. 이들은 문의면에서 좌석버스로 갈아타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오는 사람들이다. 승용차 진입이 허용되면 현재보다 관광객이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삼철 청남대 운영위원장도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고 국공립 전시관·미술관·박물관도 입장료를 폐지하는 추세이다. 청남대도 경쟁력을 가지려면 버스비와 입장료를 이중적으로 내는 현행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청남대를 개방할 때 문의지역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관광객들이 문의면을 거쳐 가도록 하기 위해 좌석버스를 운행한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불편한 점이 많다”고 동의했다.

하지만 문제는 지역주민들의 반발이다. 배동석 문의면번영회장은 “승용차를 허용하면 청남대 가는 길이 2차선이라서 교통체증이 심할 것이고, 문의지역 상권이 죽어 안된다. 승용차를 타고 들어가면 성수기 때 가장 몰리는 오전11시~오후2시까지는 800대가 줄을 서서 가게 된다. 이러면 문의면 지역까지 차가 밀릴 것이다”며 “현재 청남대를 찾는 관광객 중 1/3 가량만이 문의에서 식사하는 정도다. 그나마 매표소가 있기 때문에 문의를 거쳐간다. 만일 이마저 없다면 식당과 상가는 장사가 안돼 문을 닫아야 한다. 이는 주민들에게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주민들 “배 타고 청남대 들어가자”
주민과 청남대관리사업소간에는 이런 문제 때문에 승용차 허용여부가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다. 전국의 수많은 관광지 중 타고 온 차를 주차해놓고 버스를 갈아타고 가는 곳은 많지 않다. 문의면 매표소에서 만난 관광객 이미숙씨(45·청주시 용암동)는 “승용차를 타고 목적지까지 들어가야지 다시 요금내고 좌석버스를 타는 것은 이중지출이고,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관광객들을 억지로 문의면에 내렸다 가도록 하는 것 보다는 청남대를 활성화시켜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문의면에 와서 돈을 쓰도록 하는 게 더 좋은 방법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문의면 소재지 식당들은 대부분 산채비빔밥, 된장찌개, 버섯찌개, 추어탕, 삼겹살 등의 ‘흔한 메뉴’를 내놓아 손님들을 끌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관광객은 “식당은 너무 특성이 없고, 매표소 근처는 노점들로 지저분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메뉴를 개발하고 친절하게 대해 손님들이 저절로 오도록 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배동석 번영회장은 문의 선착장에서청남대 선착장까지 기름을 쓰지 않는 무동력선을 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수원보호구역이지만 무동력선은 수질을 오염시키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 이렇게 되면 관광객의 절반 정도가 문의에서 배를 타고 청남대까지 들어가고 나머지는 승용차를 이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배 회장은 “배를 띄우면 새로운 볼거리도 되고 관광객의 절반을 수송할 수 있어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주민들이 승용차 진입도 허용할 것”이라며 “배를 띄우기 위해 5월 되면 주요기관을 방문하고 주민서명을 받은 뒤 6월에는 청와대, 충북도, 수자원공사, 환경부 등에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으로 있다. 이것이 안되면 실력행사에 들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주장은 청남대 개방 때부터 나온 의견이지만, 상수원보호법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승용차 진입 허용을 놓고 주민과 관리당국간 의견 차이는 쉽게 결론에 도달할 것 같지 않다.

이규상 청남대관리사업소장

“울긋불긋 꽃대궐 청남대로 오세요”
대통령·영부인 닮은사람 선발대회·세계의상쇼·앙드레김 패션쇼 등 개최

   
청남대는 지난 12~13일 울트라마라톤대회를 시작으로 대통령·영부인 닮은사람 선발대회, 야생화전시, 정크아트 상설전시, 세계 각국의상 패션쇼, 폴란드 민속공연, 앙드레김 패션쇼 등 다양한 축제를 선보인다. 청남대는 매년 4~5월이면 울긋불긋 꽃대궐이 되고 재미있는 볼거리들도 등장한다. 올해는 개방 5주년을 맞아 대통령과 영부인 닮은사람 선발대회, 세계 각국의상 패션쇼 등이 새롭게 마련됐다.

이규상 청남대관리사업소장(사진)은 “아름다운 대청호변 8km를 따라 걸으면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자연생태관찰로, 음악분수대·메타세콰이어숲 등이 어우러진 수생습지생태원, 맑고 넓은 대청호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옥상공원 대청호 전망데크 등이 한창 공사중이다. 총 60억원이 투입된 이들 휴식·체험공간은 금년 안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이 게 생기면 청남대는 즐길거리가 한층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소장은 올해들어 시장·군수회의, 전북 초·중·고 교장단, 한·중·일 장관회담 만찬, 앙드레김 패션쇼 등 굵직굵직한 회의와 행사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청남대를 홍보하기 위해 전국단위의 행사를 많이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지난 4월 10일~5월 9일 청남대 관광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 제안 공모를 받고 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처음 하는 공모다. 우수제안자에게는 시상도 할 계획이다.”

꽃이 한창 핀 청남대에서 울트라마라톤대회를 지켜본 이 소장은 “강우현 (주)남이섬 대표가 낸 제안 중 대통령 선물과 물품 확보, 대통령 관련 프로그램 개발 및 전시물 재배치 등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대통령전시관도 처음보다는 물건이 많이 늘어 충실해졌는데 동영상 등을 첨부해 볼거리를 더 많이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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