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출신 이봉화 차관, 도전적 삶 최대 위기 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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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출신 이봉화 차관, 도전적 삶 최대 위기 봉착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8.10.19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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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일점 차관인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55)이 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여고를 졸업한 뒤 어느 허름한 독서실에서의 서울생활이 35년간 공무원의 외길을 걷게 했고, 이제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의 중임을 시작합니다. 모자람이 있기에 어려움도 적지 않으리라 여깁니다. 하지만 두려움은 없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여전히 비등점을 맴돌고 있는 열정을 쏟아붓는다면 능히 감당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제 이름은 봉황새 봉(鳳)에 화합 화(和)입니다. 기대에 걸맞는 포용과 화합의 리더십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 제게 주어진 모든 권한은 절제와 포용의 스펙트럼속에서 행사될 것입니다. 편견과 사심을 배제한 균형감으로 종횡의 화합을 일궈낼 것입니다“라고 썼다.

3월 1일 ‘섬기는 정부’의 공복으로 새 날을 맞았다고 한 이 차관은 중임을 내려놓는 날, 나라사랑과 국민을 섬기는데 헌신한 목민관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그의 블로그에는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기사내용과 자신의 생각들을 담은 글을 올려 언뜻이나마 이봉화라는 사람에 대해 알 수 있게 했다.

이 차관은 1953년 경남 양산에서 태어났다. 이후 7살 때 충북 충주시로 이사와서 교현초·충주여중·충주여고를 졸업했다. 그래서 출생지는 경남이지만 충북 출신으로 분류된다. 7급 공채로 공직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이명박 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 여성 공무원 최초로 인사과장에 전격 발탁돼 화제가 됐다. 이후 복지여성국장·재무국장·감사관 등 요직을 거친다.

2003년에는 3급으로 승진한 뒤 곧바로 2급, 1급으로 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1992년부터 4년간은 제2정무장관실에서 여성 일자리 갖기와 사회참여 등 주요 여성정책을 기획하는 여성정책과장으로 근무하는 등 줄곧 여성·노인·복지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왔다. 조직 장악력과 업무처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대통령직인수위에서는 사회교육문화분과위 인수위원을 지냈다.

이 차관은 충주여고를 수석 졸업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기 전에는 여자 경찰관 공채 1기 시험을 치고 합격해 1년 동안 경찰로 근무하기도 했다. 그러나 배움에 대한 열망이 커 공무원 신분으로 학력고사에 응시, 한국외국어대 일본어과 야간학부를 마쳤다. 이후 91년 서울시립대, 2005년 일본 교토 도시샤대학에서 각각 한·일 여성정책과 노인 장기요양제도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많은 언론에 소개됐던 대로 이 차관의 일생은 도전의 역사였다. 차관이 되기 전까지 그는 국내 여성공무원 최고위직이었다. 서울시에서 이명박 시장을 만나면서 초고속 승진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의견을 묻자 “초고속은 아니다. 공직생활 35년을 따져보면 그리 빠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공직생활 기간 동안 알게 모르게 성차별도 당했음을 시인했다.

“이제까지 살면서 도전하는 게 익숙하다. 남성중심사회에서 오랫동안 경쟁해 왔다. 그러나 별로 힘들지는 않았다. 나를 보면서 희망과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야간대학을 다니던 한 여성 공무원이 대한민국 차관으로 화려하게 등장하는 것을 보고 실제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가졌다.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헌신하겠다”는 그는 벌써 충북사람들에게 낯익은 이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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