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재정 '빚잔치'… 재정압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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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재정 '빚잔치'… 재정압박 우려
  • 경철수
  • 승인 2009.06.0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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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자치단체 재정자립도 전국평균 낙제점
청주시 43.2% '최고'… 보은군 11.5% '최저'

   
▲ 경제특별도를 자랑하는 충북도 가 지난 2007년 투자유치 12조원 돌파를 자축하며 LED전광판 점등식을 갖고 있다.
충북의 13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규모는 얼마나 될까. <충청리뷰>가 지난달 10일 행정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총자산규모는 30조 5600억원 가량으로 이 중 3%가 조금 안 되는 8899억원이 부채로 나타났다. 재정자립도는 전국 평균 53.9%에 크게 못 미치는 충북 평균 20.3%로 조사됐다.

충북의 지방자치단체 중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곳은 43.2%를 기록한 청주시로 전국 평균에 가장 근접했다. 이어 청원군 36.6%, 진천군 29.6%, 충북도 25.4%의 순으로 나타났다.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시군은 보은군 11.5%, 괴산군 14.0%, 영동군 15.9%, 증평군 16.5%, 옥천군 17.2%로 집계됐다.

재정자립도는 지방자치단체의 전체 재원 중 스스로 조달할 수 있는 자주재원을 말한다. 재정자립도가 전국 평균에 크게 못 미친다는 말은 결국 충북의 13개 지방자치단체가 얼마의 열악한 재정여건에 놓여 있는지를 단적으로 말해 준다. 정부는 올해 추경예산을 짜면서 내국세의 19.2%씩 교부되던 지방교부세를 2조 2000억 원이나 대폭 줄였다.

이에  충북도 12개 시군도 재정운용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감액 폭을 보면 충북도 339억 6600만원, 충주 163억 7900만원, 제천 144억 1300만원, 청주 118억 2400만원, 영동 105억 3300만원 등 100억원이 웃돈다. 괴산도 98억 8900만원, 청원군 95억 8600만원, 옥천군 89억 8600만원, 단양군 88억 9000만원, 보은군 86억 3500만원 등 충북 도내 자치단체 감액 규모가 1506억 4000만원에 달했다.

   

##지방 교부세 삭감…재정운용 비상##

충북도 관계자는 “정부가 지방정부의 재정난을 돕기 위해 지방채 발행한도를 완화하고 이자 일부를 보전해 주는 지원책에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년 6월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채무 부담으로 다가올 지방채 발행은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재정자립도가 전반적으로 낮은 충북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식부기에 따라 올해 6월말까지 의회결산심의를 앞두고 있는 지방정부.

충북의 지방자치단체는 자산규모에 따라 부채 또한 많은 상황이다. 우선 자산규모 8조원 대가 넘는 충북도의 부채규모는 5105억원, 6조원이 넘는 청주시는 1634억원, 3조원이 넘는 충주시는 858억원으로 순위를 달리고 있다. 빚이 가장 적은 자치단체는 역시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보은군 33억원, 괴산군 38억원, 증평군 92억원으로 나타났다.

충북도는 오송단지 진입로, 신춘교 건설 등 지방도로 정비사업과 충북회관 건립, 영동소방서 신축, 충주 소방서 부용안전센터 건립 등 지역개발기금 조성을 위해 2007년 3건(459억 8300만원), 지난해 6건(385억 2000만원) 등 9건의 지방채를 발행한데 이어 올해 4월 현재 지역개발기금으로 4건(213억6300만원)의 지방채를 발행한 상태다.

청주시도 지역개발기금으로 2007년 200억의 지방채를 발행한데 이어 지난해 250억원, 올해 50억원을 발행했다. 또 올해 하반기 마무리 되는 장기사업 자금으로 청주시금고(농협)로부터 100억원을 차입할 예정에 있다. 청원군도 농업기술센터 청사이전 신축기금으로 15억원의 지방채 발행계획을 갖고 있다.

##지방채, 지역개발 기금 잇단 발행##
옥천군도 2007년 30억원, 2008년 40억원에 이어 올해 8월 지역개발기금 6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진천군은 지난해 농협으로부터 80억원을 발행해 활용하고 있다. 단양군도 3년 전 99억원, 지난해 50억원, 올해 30억원의 지역발전기금을 위한 지방채를 발행하고 있다.

이처럼 충북의 일부 지자체는 재정압박으로 다가 올 수 있는 지방채를 잇따라 발행하고 있다. 열악한 재정여건에 빚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적잖다. 하지만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 사업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반면 충주, 제천을 비롯한 일부 지자체들은 지방채 발행을 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예산규모 증가율이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지방채를 발행해 추진할 시급한 사업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경기진작을 위한 어떠한 사업도 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살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제천시는 충북의 13개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를 알아보기 위한 총자산 및 부채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6월중 의회결산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이유였지만 결재를 앞두고 <지방재정법>에 따라 재정규모 및 예산내역을 공개한 여타 지방자치단체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지방재정법은 1회계 연도를 기준으로 반드시 한차례 이상 고시하도록 돼 있다.

한편 충북 13개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지난해에 비해 2%안팎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하지만 충북도와 영동군만이 각각 1.6%, 0.1% 낮아졌다. 충북도 관계자는 "국비 확보 예산이 늘어나면서 재정자립도가 다소 낮아진 것도 있다"며 "지방교부세의 삭감과 지방채 발행은 지방정부의 또 다른 예산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나 꼭 필요한 사업비를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난한 자치단체 관용차 값은 '으뜸'
영동·괴산군수 3000cc 안팎 체어맨·제네시스 이용
보은군 재정자립도 최하위… 소모품 씀씀이는 최고

재정자립도가 낮은 충북도를 비롯한 12개 시군은 정부의 지방교부세 삭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단체 일수록 씀씀이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재정 자립도가 가장 낮은 보은군(11.5%)은 지난 3월20일 정우택 충북도지사 연두순방 길에 화환과 초청장, 현수막 등 소모품 구입비로 265만원을 지출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재정자립도가 최하위 그룹에 속하는 영동군(15.9%)도 도지사 환영 꽃값과 현수막 등의 구입비로 215만 5000원을 지출하면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두 번째로 낮은 괴산군(14.0%)은 당시 초청장 자체제작과 화분 재활용으로 비교적 저렴한 24만원의 경비를 사용하면서 가장 알뜰한 자치단체로 꼽히기도 했다.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보은군수는 연비가 낮은 관용차량을 유지하면서 연간 1400여만원의 예산을 낭비하기도 했다. 또 영동군수와 괴산군수는 최하위의 재정자립도에도 불구하고 3000cc안팎의 관용차로 체어맨과 제네시스를 끌고 있다. 특히 괴산군 임각수 군수는 지방예산으로 충당되는 관사 유지비로 연간 407만원 상당을 낭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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