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검사와 승려 증인의 ‘한판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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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검사와 승려 증인의 ‘한판 승부’
  • 충청리뷰
  • 승인 2003.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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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전 검사(37) 등에 대한 4차 공판이 9일 오후 청주지법 1호 법정에서 열린 가운데 사찰 승려인 박모씨가 증인석에 올라 방청객의 관심이 집중됐다. 검찰측 증인으로 나선 승려 박씨는 검찰심문과 변호인 반대심문까지 차분하게 응했는데. 마지막 김도훈 전 검사의 질문이 시작되자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인 박씨는 ‘출가한 지가 몇 년이 됐느냐?’고 김 전 검사가 묻자 “스스로 처사(불교 남자신도)라고 한 사람이 어떻게 승려의 출가연유를 캐물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금품전달 장소로 지목된 청주교대에서 차량 주차상태 등을 캐묻자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증인심문이 끝나고 재판장이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승려의 신분으로 송사에 끼어드는 것이 옳은 일인지 어제까지 고민했다. 그런데 김도훈 검사가 발표했다는 성명서를 보고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검사를 바라보며 “내가 이 말은 꼭 전해주고 싶다. 김검사가 한시를 좋아한다는데 나도 그렇다. 하지만 (김검사가) 굴원의 시를 인용한 것은 그를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취지로 꼬집었다.

김 전 검사는 지난 9월 법원의 구속적부심으로 석방되면서 굴원의 ‘어부사’가 적힌 종이를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어부사는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나의 갓끈을 씻을 것이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나의 발을 씻을 것이다’는 내용으로 의역하면 `세상이 도(道)를 행해 맑고 깨끗하다면 벼슬길에 나갈 것이고 세상이 탁하면 발을 씻고 떠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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