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헷갈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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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헷갈리네!”
  • 뉴시스
  • 승인 2010.05.3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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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후보 없으면 2번이 맨 윗자리 차지 혼선
▲ 6.2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있는 가운데 후보자들이 투표용지가 복잡하고, 색깔이 4가지로만 분류돼 있어 고민을 하고 있다. 사진은 이번에 사용 될 투표용지 샘플이다.(사진=보은군선관위 제공)
충북 A군 기초의원에 출마한 B씨는 요즘 투표용지 때문에 고민이다. 민주당 소속인 B씨는 자신의 정당 기호가 ‘2번’이라 “2번을 찍어 달라”며 지금까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해왔다.

그러나 투표용지에는 ‘2번’ 자리가 아닌 맨 윗간에 자신의 이름이 올려 져 있다. 기호 ‘1번’ 자리의 주인인 한나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덩달아 기호 ‘3-가’ 번 자유선진당 후보인 C씨는 두 번째 자리에, ‘3-나’ 번 후보인 D씨는 세 번째 자리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B씨는 눈이 어둡고, 판단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이 자칫 두 번째 칸에 있는 ‘3-가’ 번 후보를 ‘2’번인줄 알고 찍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안절부절이다. 또 ‘3-가’ 번 후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두 번째 칸에 있는 자신을 찍으려던 표가 한 칸 밀려 세 번째 칸에 있는 후보에게 갈 소지가 있어 당황스럽기만 하다.

후보들의 고민은 또 있다. 8번을 투표해야 하는 이번 선거의 투표용지가 4가지 색으로만 분리돼 있어서다. 이번 투표용지는 기초의원과 기초의원 비례대표가 계란색, 광역의원과 광역의원 비례대표는 하늘색, 기초단체장과 교육의원은 연두색,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은 각각 흰색이다.

계란색 투표용지를 명함에 새겨 자신을 알려온 기초의원 비례대표 여성 후보인 E씨는 정당 이름만 게재돼 있는 비례대표 투표용지와 기초의원 투표용지가 모두 계란색이어서 유권자들이 헷갈릴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감마저 든다.

이 여성 후보는 “차라리 투표용지 색깔이 8가지로 각기 분리돼 있으면 유권자들에게 설명하기가 훨씬 수월했을 것”이라며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투표용지에 후보자의 사진을 넣는 방법 등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권자들도 투표용지를 보면 복잡해진다. ‘군수 선거’ ‘도지사 선거’ ‘교육감 선거’ ‘군의원 선거’ ‘군의원(비례)선거’ 등 간단명료하게 처리해도 될 투표용지 제목이 너무 길고, 복잡해서다. 현재 투표용지는 ‘OO군의회 의원선거 투표’ ‘비례대표 00군의회 의원선거 투표’ ‘비례대표 000도의회 의원선거 투표’ ‘000도의회 의원선거 투표’ ‘000도 교육의원 선거 투표’ 등으로 표기돼 있어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글자가 안보이거나 분별력이 떨어지는 노인들도 정확히 지지하는 후보의 얼굴을 보고 기표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투표기’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A군 선관위 관계자는 “터치스크린 투표기는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정확히 기억하고 투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투표 종료와 함께 결과까지 곧바로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그러나 공직선거법상 국회 교섭단체 간 협의가 이뤄져야 이 투표기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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