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유실… 4대강 공사현장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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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 유실… 4대강 공사현장 아수라장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1.07.2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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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7공구 능암지구 “지대 낮아 피해 되풀이될 듯…설계부터 잘못” 지적

4대강 살리기 한강 7공구 능암지구의 공사현장 설계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최근 집중호우 영향으로 충주댐이 초당 3000톤 이상의 물을 방류하면서 4대강 살리기 한강 7공구 능암지구가 1㎞가량 침수됐다.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는 완전히 잠겼고, 조경수 100여 그루도 침수되거나 쓸려나갔다.

   
▲ 최근 집중호우로 4대강 살리기 한강 7공구 능암지구 공사현장이 침수되고 조경수가 유실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자 설계부터 잘못 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조경수 100여 그루 유실

또 공사 자재가 물에 잠기는 등 침수피해가 속출했으며, 이 구간에 대한 재시공과 보수에 따른 추가비용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면서 능암지구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충주댐이 수문방류를 중단하면서 수마가 할퀸 4대강 공사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곳곳에 토사가 쌓여 어디가 길인지 자전거도로인지 분간하기 힘들었으며, 널브러진 자재더미까지 엉망인 모습이었다. 산책로는 곳곳이 여기저기 패여 있었고, 바닥에 깔려있던 블록은 자기자리를 찾지 못하고 나뒹굴었다.

이 지역은 4~5년마다 한 차례씩 침수 피해를 입었던 곳으로 충주댐이 매년 장마철에 비슷한 수준의 방류를 하고 있어 향후 침수에 따른 보수비용 발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충주댐이 2000년대 들어 수문방류를 하지 않았던 경우는 단 3년이고, 지난 2002년 초당 6900톤, 2006년 초당 5900여 톤의 방류를 기록하는 등 이번 방류보다 훨씬 많은 양을 방류한 사례가 있어 능암지구의 침수피해가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주민 A씨는 “장마 때마다 댐에서 물을 방류하면 지대가 낮아 매년 물에 잠겼다. 4대강 공사를 하면 그런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는데 앞으로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완공 예정인 능암지구는 현재 80% 이상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어 애초부터 설계가 잘못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이런 구조라면 침수피해는 언제든지 되풀이 될 것이고, 그때마다 만만치 않은 보수비용이 낭비될 것”이라며 “댐 하류라는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설계를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 “홍수땐 침수되도록 설계”

더욱이 능암지구가 위치한 가흥마을은 주민들이 100여 가구에 불과하고 그 마저도 대부분 노인들이라 자전거도로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 B씨는 “주민들도 별로 없고 노인들인데 누가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도로를 다니겠냐”며 “예산도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아는데 전형적인 예산낭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휴식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인 능암지구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한강살리기 사업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능암지구는 충주댐 홍수위에 비해 낮은 곳에 위치해 있고, 당초 계획대로 공사한 것”이라며 “교목 100주 및 산책로가 침수된 것은 설계빈도(2~5년 빈도) 이상으로 발생된 홍수량(5년 빈도)에 의한 사항으로 부실설계·시공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능암지구에 침수된 교목은 능수버들 및 느티나무로 침수상태가 지속되어도 생육이 가능한 수종이라 침수에 의한 생육지장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수부지에 야적된 자재는 산책로로 사용할 계획인 점토블럭류(500m 포장 분량)로 침수됐으나 사용에는 지장이 없는 보도블록”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기관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같은 방법으로 재시공한다면 똑같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여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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