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목에 방울이 달릴까”
상태바
“누구의 목에 방울이 달릴까”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4.03.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결코 한배를 탈 수 없는 박영호 오제세 유행렬

열린우리당 중앙위원회가 오제세씨를 청주 흥덕갑구 단수후보로 결정한 공직후보자격심사위의 결정을 뒤집음으로써 이곳의 공천문제가 격랑에 휘말렸다. 우리당 자격심사위는 지난 6일 흥덕 갑구 공천을 신청한 박영호 오제세 유행렬(가나다순) 세사람에 대한 면접심사를 갖고 오제세씨(전 인천부시장)를 단수후보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당의 최고 의결기관인 중앙위원회가 9일 이 결정을 무효화시키고 상임중앙위원회에 사안을 넘긴 것. 그러나 야당의 대통령 탄핵안 발의로 여야가 대치함에 따라 흥덕 갑구에 대한 중앙상임위의 심의는 10일 현재 기약이 없는 상태다.

일단 단수후보 결정이 철회됐기 때문에 앞으로 예상되는 결과는 대략 3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중앙상임위의 권고에 따라 경선이나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할 개연성이 커졌지만 오제세씨가 다시 후보자격을 되돌려 받을 수도 있다. 이곳 흥덕 갑구의 경우 ‘경선실시’가 여론의 대세인데도 중앙당 공직후보자격심사위가 이를 무시하고 오제세씨를 단수후보로 결정했다가 뒤늦게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경선 절대불가로 맞섰던 오 전 부시장은 중앙상임위가 경선실시로 결정할 경우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오 전시장은 “만약 경선하게 된다면 총선출마를 철회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강력하게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곳 경선문제는 중앙당의 심의가 열릴 때마다 그 방침이 수시로 바뀌는 바람에 유권자의 빈축을 샀다. 지금으로선 경선이나 여론조사로 귀결될 공산이 크지만 오제세씨의 원대복귀로 결론이 날 개연성도 전혀 무시할 수 없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얘기되는 정국인데 충북의 선거구에 관심조차 쏠리겠냐. 자칫 하다간 그냥 슬그머니 넘어갈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우리도 모른다” “꼼수다” 격돌
이곳 경선여부는 두 소장파인 유행렬(신행정수도시민네트워크 대표) 박영호(중앙위원)의 양보없는 신경전으로도 더 관심을 끈다. 둘다 충북대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노무현캠프에서 각각 활동했고, 총선 출마의사도 거의 동시에 밝혔지만 지금은 각자의 속내가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번 중앙위의 단수후보 번복 과정에서도 두 캠프가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박영호씨가 중앙위원회 심의에 맞춰 제출한 경선요구를 위한 수정동의안엔 유행렬씨가 아예 빠져 버린 것이다.

또한 박영호측이 공개한 흥덕 갑구 여론조사 결과에도 유행렬씨의 지지도는 언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영호씨측은 “단수후보로 결정된 오제세씨와 박후보의 여론조사 결과를 중앙당에 요구해 내용을 집어 넣은 것이다. 유행렬씨의 지지도는 우리도 모른다. 다만 6일 자격심사위원회의 면접과정에서 김한길 총선기획단장이 세 사람의 지지도가 비슷하다고는 발언했다. 고의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행렬 캠프측은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게 나온 유후보를 배제시키기 위한 꼼수를 부린 것이다. 솔직히 말해 중앙당의 중앙위원들이 지역의 사정을 얼마나 알겠나. 후보가 두명이라면 그렇게 믿을 수도 있다. 아주 비열한 술책을 부렸다. 중앙위 심의에서 여성중앙위원인 강혜숙교수 등이 이를 지적한 것으로 안다”고 비난했다. 이를 놓고 두 캠프에서 오마이충북 등 사이버 공간을 통해 격렬한 논쟁을 벌여 선관위를 곤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한편 지역정가에선 이곳 경선문제와 관련, 특정 인맥이 집요하게 관여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아 그 사실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