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장님 홈런 좀 날려주세요!
상태바
한 시장님 홈런 좀 날려주세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1.08.31 1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소영 사회문화부 차장

한범덕 청주시장의 심기가 꽤나 불편하다. 예기치 못하게 야구장 음주 사건의 장본인이 됐기 때문이다. 8월 24일 이날의 사건이 전국 뉴스까지 타면서 한 시장은 한순간에 ‘개념 없는’사람이 됐다. 평소 명분을 중요시하는 한 시장의 성품을 봤을 때 이번 일은 그에게 치명타로 여겨졌을 것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번 일은 ‘사건’이 아니라 ‘해프닝’에 가깝다. 구단 측이 제공한 간단한 다과와 캔 맥주를 마시던 도중 우연찮게 방송에 잡혔고, 이를 지역의 한 언론사가 기사화한 것이다. 그날은 공교롭게도 한 시장의 예순번째 생일. 장애인 좌석에 시 공무원들이 앉아 함께 술을 마신 것도 비판이 가해졌다.

한 시장은 이 내용을 최초 보도한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강력히 요청했고, 법적대응도 고려하겠다며 직접 기자회견까지 열어 의지를 표명했다. 이후 해당신문사는 정정보도를 했다.

어찌보면 야구장에서 캔 맥주를 마시거나, 자리가 없어서 장애인 자리에 앉았다는 얘기가 도덕적으로 뉴스에 나올 만큼 큰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청주시를 대변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가십거리가 됐고, 파장은 컸다.

임기 이후 첫 공중파를 탄 뉴스가 ‘야구장 사건’이라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임기동안 홈런을 칠만한 굿 뉴스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임기 내 유일한 전국뉴스가 야구장 사건이라고 하면 얼마나 허망할까.
그러고 보면 청주시는 전국 최초로 무상급식을 했지만 이를 제대로 알리지도 못했다. 단순히 예산만 집행하다보니 ‘병든 소 납품 사건’이 터져서 그 성과가 얼룩져버리기도 했다.

무상급식을 통해 지역의 친환경 농업기반을 조성하는 등 기본적인 명제에 대해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했다면 이 또한 굿 뉴스가 될 수 있었다. 계약재배를 유도해 지역농민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만들어준다면, 선순환하는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암골 문제도 마찬가지다. 조용했던 마을이 드라마 촬영이라는 ‘사건’으로 인해 관광지가 됐음에도 불구해도 청주시가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기가 막히다. 전담과도 전담자도 없을뿐더러 관광코스 또한 개발하지 않고 있다. 제빵왕 김탁구 세트장이 있는 동부창고 내 서문제과 집에서 수많은 지역의 인사들이 우동을 먹고 갔다는 데 왜 아무런 대책과 계획도 잡혀지지 않는 지 의문스럽다. 정말 드라마 열풍이 끝났다고 판단했으면 몇 명이 오는지 파악하는 노력이나 해봤는지 묻고 싶다.

열거한 무상급식과 수암골 문제들은 모두 이해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다. 무상급식은 교육청과 농민, 유통업자, 영양사회, 생협 단체 등이 모여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하며 수암골도 마찬가지로 지자체와 주민, 시민단체들이 활성화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청주시가 이러한 문제를 잘 풀어낸다면 그것이 바로 한 시장의 굿 뉴스가 되지 않을 까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