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 도시, 우리가 만들자’
상태바
‘우리가 살 도시, 우리가 만들자’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4.04.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주민참여도시만들기지원센터 곧 창립, 황희연·최효승 교수가 공동대표
“자신의 동네에 문제 있으면 참지말고 상의하라”며 참여 적극 권장

주민과 전문가가 같이 머리를 맞대고 도시문제를 해결한다면 어떻게 될까. 앞으로 (사)주민참여도시만들기지원센터(이하 주민참여지원센터)가 이에 대한 해답을 내릴 것이다. 주민참여지원센터는 충북대 도시공학과 황희연 교수가 이끌던 ‘주민참여도시만들기연구회’ 조직을 확대 개편해 사단법인으로 발족시키는 것. 이들은 오는 7일 오후4시 충북대 청풍명월에서 발기인대회를 갖고 5월 이전에 창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황교수와 최효승 청주대 건축학과 교수가 공동대표.

여기에는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김태영 청주대 건축학과 교수, 오선교 선건축 대표 등이 이사로 참여했고 유성훈 시의원, 권오석 서울고속 대표, 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등 지역 대학 건축·행정·토목학과 교수와 건설회사 대표, 시의원, 사업가 등이 위원으로 대거 참여해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기정 전 시장과 김성수 한국도자기 대표, 조성훈 전 도의회의장이 고문으로 위촉됐다. 

주민참여지원센터,
주민-행정기관-전문가 이어주는 곳

주민참여지원센터의 설립 배경에 대해 이들은 “주민의 이해와 지지없이 도시정책 추진이 어려운 요즘 주민참여를 효과적으로 실천하고, 살고 있는 주민이 도시환경의 실질적 주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앞으로의 시민운동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환경·지방자치 및 주민자치의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두되는 마을만들기는 주민공동체를 통하여 이루어 나가는 가장 하위 단위이며 동시에 가장 높은 차원의 방식”이라고 설명하고 “우리 조직에서는 주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기술적으로 지원하고, 행정적인 지원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주민공동체를 실현하는 한편 다양한 방식의 주민참여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다양한 유형의 주민 마을만들기 사례집을 발간하고, 지역적 특색을 살린 마을만들기 기법 및 방안을 연구·개발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동호 사무처장은 한마디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동네에 문제가 있어도 참고 견디는데 이를 공론화하면 실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참지 말고 함께 생각해 보자고 한다. 주민참여지원센터는 주민과 행정기관, 시민단체, 전문가를 이어주는 곳”이라고 정리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충북참여연대 등 지역단체와 서울 경실련도시개혁센터 등 지역외 유관단체와도 연관을 맺고 일을 진행하겠다는 것. 재정은 참여하는 사람들이 십시일반 모아 해결하고 전문가들은 모두 무료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주민참여도시만들기연구회는 이미 지난 2001년부터 용암동 환경보전시범 녹색마을 만들기, 복대1동 한쪽길 주정차하기, 청주시 주민자치센터 운영현황조사, 마을만들기 지침서 발간, 모충초등학교 담장허물기를 해왔고 현재 충북대 중문 정비와 탑동 소방도로 차없는 거리 만들기, 사직1동 재정비 방안 연구 등을 진행중에 있다. 

‘새로운 중문 보여줄 날 멀지 않았네’

주민참여도시만들기연구회 충북대 중문 정비작업 매달려무질서와 소비와 향락만이 있는 충북대 중문이 달라질 날이 멀지 않았다. 주민참여지원센터는 전신인 ‘주민참여도시만들기연구회’시절부터 중문 환경정비 사업에 뛰어 들었고, 이 일이 이들의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힌다. 중문 정비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나기정 전 시장 재직시, 충북대중문상가번영회에서 나 전시장을 찾아가 무질서한 거리를 정리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부터.

 나 전 시장은 이 숙제를 황희연 충북대 교수한테 맡겼고, 황교수는 팀을 짜 본격적으로 대들었던 것. 실제 중문은 불법주차와 요란한 간판, 귀청을 때리는 시끄러운 음악 등으로 무질서가 판치는 곳이었다.

그래서 이들은 지난해 청주시로부터 1억7000만원을 지원받아 광장 및 공원 조성, 보행로 정비, 주민협약 등 1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올해는 3억원을 받아 중문접경 구간 담장허물기, 형설관 부지내 상징광장 조성, 등용로 정비사업 등을 해오고 있다.

김동호 주민참여지원센터 사무처장은 “지난해 보·차도 있는 부근을 화단과 벤치로 정리하고, 충북대 후문∼기숙사까지 주 통행로 차량통행을 원활하게 하였다. 불법 노점상도 철거해 웬만큼 정비가 이뤄졌다.

그리고 올해는 차없는 거리를 조성하고 어린이놀이터 공원화를 계획하고 있다. 또 충북대 후문∼기숙사까지를 연인의 거리로 이름짓고 이 곳 철조망을 허무는 한편 인도를 확장하여 컴컴했던 곳을 양성화 시킬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중문에서 청주지역 대학 동아리 중심의 대학로축제도 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중문지구 환경정비 사업을 하면서 여기서 정한 사업목표도 민·관·학의 선진적 모델을 제시하고, 교육도시 이미지에 부합하며 건전하고 창의적인 젊음의 공간을 만들어 청주의 대표적인 대학로로 조성한다는 것이었다. 이어 김 처장은 “차없는 거리에는 행인들이 앉아서 기다릴 수 있도록 벤치를 설치하고 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 중문 정비는 올 9월 완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문에서 질서를 회복하기까지는 무엇보다 주민들의 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초 이 곳에는 상가번영회와 지역발전협의회라는 성격이 판이한 단체가 있었으나 거리 정비라는 대명제에 합의하고 ‘깨끗하고 쾌적한 대학로 만들기’ 협의체를 지난 2002년 2월 발족시켰다. 이에 따라 주민과 충북대, 청주시라는 민·관·학이 모여 하나의 모델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