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흥이마을 생태문화보전?“당연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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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흥이마을 생태문화보전?“당연하지요”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4.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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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흥이시민대책위, 총선 후보들에게 질의
일부는 동문서답, 주최측 답변 거부자 “낙선운동 펼칠 것”

원흥이마을의 생태문화보전 문제가 선거의 주요 이슈로 등장했다. 원흥이시민대책위는 지난 3월 26일 원흥이생태문화보전 17대총선기획단을 발족하고, ‘산남3지구 택지개발과 생태문화보전의 해법찾기’를 17대 총선 핵심의제로 선정하는 한편 청주지역 후보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청주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에서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환경적으로 건전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이념이 함축돼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현안이기 때문에 핵심의제로 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주지역 3개 선거구 후보 13명 중 8명만이 답변하고 5명은 제안에 불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원흥이시민대책위에서는 답변을 하지 않은 윤의권·윤경식·홍재형·김진영·최현호 후보 등 5명에 대해서는 오는 12일 낙선대상자로 발표할 뜻을 비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질의에 응한 사람 중에도 동문서답을 하거나, 무조건 ‘보존해야 한다’는 식으로 원론적인 답변에 그친 경우가 있어 대책위 관계자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택지개발의 문제점 성토

먼저 우리나라 택지개발에 있어 환경적·생태적 측면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이 무엇이며, 어떻게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상당구 채영만후보(민주당)는 “생태 및 문화재를 파괴하고 있으므로 택지개발 공사를 즉각 중단해야 하고, 원론적인 것부터 타당성에 임해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윤성희후보(민노당)는 “택지개발을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 환경영향평가가 환경파괴와 오염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환경영향평가제도가 제대로 기능하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국토 및 도시계획의 환경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연은 한 번 파괴되면 복원이 불가능하므로 환경과 생태의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문을 연 흥덕갑 오제세후보(우리당)는 “원흥이방죽의 경우 사전에 철저한 조사가 선행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배창호후보(민노당)는 “자연과 인간이 공유하는 가치에 대한 판단없이 무계획적인 난개발이 주류를 이루는데 개발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자연보호와 생태보전을 위한 계획들이 함께 고민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흥덕을 남상우후보(한나라당)는 “녹지, 공원조성이 포함된 택지개발을 하고 있으나, 환경보전의 입장에서 본다면 미흡하다”며 “앞으로 인간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고 그 바탕위에서 공생하는 개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노영민후보(우리당)는 “토지이용계획의 효율성에 치우진 측면이 있어 일률적으로 평지화하는 등 자연구릉, 수공간 등 생태환경의 기초지표가 무시되고 있다”고 답변하고 박동찬후보(자민련)는 “원흥사는 목판본 금강경을 인쇄한 곳이므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박만순후보(민노당)는 “택지개발을 할 때 지나치게 개발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게 문제이고, 지역의 환경이나 생태적 측면을 간과한 채 똑같은 양식의 개발을 일삼는 게 문제다. 따라서 개발예정지의 환경적, 생태적 측면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개발과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택지개발보다 생태보전 ‘중요’ 답변

그리고 택지개발과 생태보전 중 어느 쪽에 우선적인 가치를 부여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후보들은 모두 생태보전쪽을 들었다. 개발과 보전의 대립양상을 보이는 결정적인 원인이 누구에게 있다고 보는가에는 채후보가 청주시에서 시민의견 반영 등 적극적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하고, 윤후보는 개발을 주도하는 토지공사라고 답했다. 오후보와 배후보는 토지공사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남후보는 개발과 보전의 조화는 어려운 문제이며 양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양비론적 입장에서 말했다. 노후보는 토지공사와 감독 행정기관, 박만순후보는 택지개발 사업시행처인 토공과 주공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토지공사가 제시한 폭 20㎝ 이동통로 조성방안 등으로 두꺼비 서식지가 보전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모두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두꺼비 서식지 보전으로 지장을 받게 될 부문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묻는 질문에 윤후보는 이주민들이 정말 살 사람들이면 생태공원이 조성됨으로써 살기좋은 공간이 된다고 설득해야 한다고 말하고, 오후보는 주체 당사자들의 의견이 명확하게 대립되고 있으므로 충분한 대화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가하면 배후보는 “주민들을 부추기는 토지공사 등의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고, 영세민들이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보상이 마련돼야 한다. 토지공사의 추가비용지출을 정부차원에서 지원하고 비도덕적인 오해와 분란을 조장한 담당자들을 징계해서 재발되지 않도록 한다”고 말했다.

원론적인 답변 벗어나지 못한 후보들

또 박만순후보는 공사지연 및 일부의 설계수정이 단순히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고 올바른 개발이야말로 재산권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이므로 이에 대한 충분한 주민설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노후보도 장기적으로 더 좋은 생태환경을 조성할 때 경제적 이익이 극대화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머지 후보들은 원론적인 답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원흥이마을 두꺼비 서식지를 보전하게 될 경우 어떤 점이 좋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채후보는 “학문의 연구벨트로 활용”, 윤후보는 “생태공원 조성을 통한 생태보전”, 오후보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을 느끼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배후보는 “앞으로의 도시개발이 생태문화와 결합된 가운데 가치가 충족되는 미래형 도시개발이어야 한다는 시금석이 될 것”, 남후보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생생한 교육현장이 될 것”, 노후보는 “누구나 살고 싶은 곳이 될 것이며 모든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찬후보는 “원흥사를 발굴해 관광단지를 조성할 수 있다”, 박만순후보는 “청주에서의 택지개발에 있어서 지역주민 참여 및 친환경적 개발을 위한 시발점으로써의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흥이마을의 생태문화 보전을 총선 핵심공약으로 설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윤후보와 배후보, 박만순후보 등 민노당 후보들이 모두 핵심공약으로 설정했다고 답변하고 오후보는 핵심공약은 아니더라도 공약으로 선정해 최대한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하지만 남후보는 이 문제보다는 부모산 소각장 백지화에 더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흥이생태문화보전 정치포럼 참여 희망자는 채영만·김진영·윤성희·윤경식·오제세·배창호·남상우·노영민·박동찬·박만순후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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