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은 지구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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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은 지구의 날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2.04.12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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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사회문화부 차장

T. S. 엘리엇의 시 「황무지(THE WASTE LAND)」에서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말했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다. /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우며 /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 봄비로 활기 없는 뿌리를 일깨운다. / 겨울이 오히려 우리를 따뜻이 해주었다. / 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고, / 마른 뿌리로 작은 생명을 길러 주었다(생략)”

시 「황무지」는 1922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유럽 전역이 폐허가 된 모습을 표현했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말한 엘리엇은 후에 그 말이 살아남아 4월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대변하게 될 줄 알았을까. 가령 4월에 연예인들이 이혼을 많이 하면 ‘잔인한 달’이라는 기사가 어김없이 나온다.

4월은 총선의 달이며, 또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4월에는 11일만 있는 것처럼 다른 이슈들은 잠잠하다. 참고로 지구의 날은 1970년 4월 22일 미국에서 게이로드 넬슨 상원의원이 주창하고 당시 대학생이던 데니스 헤이스가 조직한 환경보호촉구 워싱턴 집회에 환경운동가를 비롯해 국회의원, 시민, 각 지역단체, 학생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대규모 시위를 벌인 데서 비롯됐다.

미국에서는 이 날을 기념해 매년 4월 22일마다 전국에서 각종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시민단체 주도로 1990년에 남산에서 처음으로 지구의 날 행사가 개최된 이래 ‘차 없는 거리’ 행사와 같은 다양한 환경문제를 주제로 해마다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각 지자체마다 지구의 날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22일 단 하루라도 지구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떨까. 최근 청원군은 연일 환경 분야에서 불명예를 기록했다. 청원군은 수질오염총량제 초과제제 대상이 돼 오염물질 삭감계획안을 마련할 때까지 신규개발 사업이 제한된다.

또 충북은 발암가능물질로 알려진 ‘디클로로메탄’배출량이 2010년 전국 최고라는 자료가 발표됐다. 충북 가운데도 청원군, 청원군 가운데도 오창과학산업단지가 산업단지 가운데 전국 최고 배출량이다.

청주시도 당초에는 수질오염총량제 초과 제제 대상 20군데 지자체에 포함됐지만 환경부에 낸 삭감안이 통과하면서 제외됐다. 이쯤 되면 충북은 과연 ‘청풍명월의 도시, 생명과 태양의 땅이라는 슬로건’을 슬며시 내려야 하지 않을까.

충북도 자체적으로 수질오염총량제를 관리한다거나 대기관리에 나서는 일은 불가능할까. 그렇지 않다. 충남도는 충청남도수질총량센터를 만들어 매년 2억원을 지원하고. 전체적인 수질관리에 나서고 있다. 10여명의 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충북은 어떠한가. 수질오염총량관리는 사실상 공공적인 영역에서 개입하고 관리해야 하지만 이러한 기구 자체가 없다. 2007년 수질오염총량센터가 충북발전연구원 내에 만들어졌지만 민선 5기 들어서 기구가 통폐합되면서 사실상 사라져버렸다.

거창한 슬로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로 어떠한 공기와 물을 마시고 있는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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