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방지용 배수관로 설치에 주민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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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방지용 배수관로 설치에 주민 전전긍긍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2.05.2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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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락동 두구메 마을주민 “오히려 지내천 범람 우려” 철거 요구

제천시가 상습 침수 구역인 장락동 두구메 지역에 대한 정비사업안을 추진한 가운데, 인근 지역 주민들이 배수관로 철거를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시는 지난 3월 장락 두구메 농경지 침수지역 정비사업안을 마련하고 총6900여만 원을 투입해 공사에 들어갔다. 현재 공정이 상당 부분 진척돼 다음달이면 공사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 제천시가 홍수 예방을 위해 장락동 두구메 마을에 설치 중인 배수관로가 오히려 인근 농경지 침수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시에 따르면 이 지역은 장락동 자동차매매단지로부터 지내천까지 설치된 우수로가 오래된데다 지나치게 좁게 시공돼 장마철만 되면 상습 침수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우수관로가 합수하는 지내천의 경우 수위가 높아 물빠짐이 원활하지 못한 실정이다. 시는 다양한 분석과 검토를 거친 결과 수위가 높은 지내천에 맨홀을 묻어 우수관로와 연결하는 방안을 최종안으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인근 지역 농민들은 새로 시공한 배수관이 오히려 인근 농경지 침수 등 수해를 유발할 우려가 크다며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장락사지 앞을 흐르는 지내천은 장마철 수량이 많아지면 범람을 일삼아 인근 농경지가 상습적으로 침수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민원이 잇따르자 제천시도 기존에 설치돼 있던 월류식 보의 상단부를 철거하기까지 했다. 건천으로 평소 노출돼 있는 보가 장마철이 되면 물길을 막아 홍수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 일대는 최근 이-편한세상 등 대형아파트 입주에 맞춰 새롭게 개설된 수로가 합수돼 홍수의 우려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합수지역 인근 농경지는 연간 평균 2~4회의 범람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주민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사실상 보의 역할을 하는 배수관이 새로 설치되면 합수지역에 더 큰 피해를 안길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 김모 씨는 “고암동 비행장 인근에서 발생하는 우수까지 합수될 경우 우수량이 급증해 최악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더욱이 우수가 태백선 철로에 가로막혀 상습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임에도 시가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배수관로를 설치해 걱정이 크다”고 주장했다.

지내천 수로 크게 좁아져

한편 제천시는 우수의 흐름을 막고 있는 태백선 철로를 관로로 가로질러 지천과 합수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은 비행장 인근지역의 침수문제는 해결할 수 있지만, 지내천 범람을 해결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시가 설치 중인 배수관은 지름 1m 규모의 관로로 지내천을 113m 가량 횡단한다. 이처럼 배수관이 대각선으로 횡단하다 보니 지내천 수로는 폭이 1m 정도로 크게 좁아진 상태다. 시는 또한 합수지점에 집수정 1개소와 U형수로 2m, 사각 맨홀 등을 설치하는 등 구조물을 많이 늘려 놓았다.

주민들은 이에 따라 장마철에 발생하는 수량을 수용하기에도 역부족인 지내천에 비행장 주변 우수까지 직접 유입되면 인근 농경지의 침수 피해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지내천을 횡단하는 구조물마저 완공되면 이 구조물이 수중보 역할을 하게 돼 범람 피해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량이 늘고 유속이 빨라질 경우 횡단 구조물은 세굴 현상으로 붕괴될 우려까지 있다는 주장이다. 지내천 하천바닥은 잔 자갈과 모래 등 유속에 영향을 쉽게 받을 수 있는 재질로 이루어져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우수관로 인근 농경지의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역류 방지가 급선무라고 판단했다”며 “이런 차원에서 관로를 설치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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