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연수원 시설개방 외면… 말바꾸기 ‘빈축’
상태바
IBK연수원 시설개방 외면… 말바꾸기 ‘빈축’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2.12.06 1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립 때 환경문제 부딪치자 “지역사회 공헌 사용” 읍소
준공 후엔 “규정상 시민 이용 불가”…상생의 길 아쉬워

충주 IBK기업은행연수원이 건립 후 지역민을 위한 시설개방을 외면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준공 전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공헌사업에 사용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기업은행 직원과 거래처 위주로만 운영, 은행의 사업논리에 맞춰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기업은행연수원은 지난 2010년 8월 충주시 동량면 화암리 충주호 관광선 인근 10만㎡ 부지에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소 2동과 교육관, 휴양동 등을 갖추고 문을 열었다.

▲ 지난 2010년 문을 연 기업은행 연수원 전경. 지역이 마련해준 천혜의 자연경관 속에 교육과 휴식이라는 인프라를 구축하고도 지역민들의 이용을 허용하지 않아 눈총을 받고 있다.

지역민들에겐 ‘그림의 떡’

기업은행은 지난 2006년 연수원 건립을 추진하면서 충주댐 광역상수도 상류 1.5㎞ 이내 중점 관리대상지역에 위치한 부지가 환경문제로 난항을 겪자 연수원이 지역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충주시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시는 문제해결을 위해 제천·단양 등 인근 지방자치단체와 한국수자원공사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행정협의회를 구성했고, 연수원의 오·폐수 무방류 시스템이란 해법을 이끌어냈다.

충주시의 이 같은 지원으로 연수원은 충주호가 내려다보이는 천혜의 풍광 속에 자리 잡았고, 준공 이후 전국 기업은행 거래 기업들의 무료 연수장소로 사용되면서 연일 만원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준공 2년 3개월이 지나도록 충주시민들은 연수원을 단 한 번도 이용할 수 없었다. 기업은행의 자체 연수원 운영 규정 때문이다.

규정에 따르면 일반인들의 친목이나 공공목적을 위한 사용을 금하고 있다. 또 기업은행과 거래실적이 있는 기업만 이용할 수 있어 충주지역 기업체들의 이용률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주기업인협회는 지금까지 단 2번만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주지역에는 이달 현재 697개의 기업체에서 총 2만 1816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내 대다수의 기업들은 인근에 전국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연수원을 두고도 ‘그림의 떡’처럼 사용할 수 없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지역 내 기업체를 비롯한 시민들이 기업은행의 이 같은 입장 변화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지역의 한 기업체 관계자는 “기업은행연수원이 있어도 우리는 이용할 수 없다”며 “기업은행과 거래가 없어도 충주에 있는 기업이나 주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연수원은 이에 대해 시민에게 시설개방을 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연수원 관계자는 “다른 지역도 은행연수원이 오면 대관 자체를 안 한다”며 “충주지역은 인식의 차이가 있는 듯 하다”고 언급했다.

채용 주민도 대부분 용역업체 관리

이 관계자는 “개원 이래 항상 200여명 이상이 상주할 정도로 일정이 빠듯하고, 행내 연수가 많아 사실상 일반시민들의 이용은 불가능하다”며 “기업과 관련 있는 연수이거나, 시에서 적극적으로 연수를 목적으로 추천을 하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연수원 등은 최근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중시하면서 일반시민에게 시설을 개방하고 있는 추세여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은행은 협의 당시인 2006년 5월 사업 완료 뒤 지역민을 적극 고용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기업은행은 이와 관련, 70여명의 지역민을 채용했다. 하지만 채용된 대부분의 직원은 기업은행 소속이 아닌 용역업체에서 위탁 관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기업은행연수원은 지역이 마련해 준 천혜의 자연경관 속에 교육과 휴식이라는 인프라를 구축하고도 지역사회를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도모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