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결심 ‘강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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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결심 ‘강 건넜다’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4.03.2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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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공천 보장은 미지수 … 당선 장담하기도 어려워 ‘산 넘어 산’
윤진식 지사 경선 실패→의원사퇴 번복 땐 ‘오리알 신세’ 전락
   
▲ 이종배 충주시장이 6·4 지방선거 충주시장 새누리당 경선 참여를 포기해 지역 정가가 술렁이는 가운데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4지방선거의 출마여부를 놓고 고민하던 이종배(57) 충주시장이 결국 새누리당 경선 참여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지역 정가가 크게 술렁이고 있으며, 이 시장을 둘러싼 각종 설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향후 그의 행보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15일 당내 경선에 참여할 후보 등록을 마감했지만 이종배 시장은 경선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같은 당 조길형(52) 전 안전행정부 소청심사위원과 심흥섭(53) 전 충북도의원만 충주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이 시장의 선택은 무소속 시장 출마나 7월에 있을 국회의원 보궐선거행으로 압축됐다. 하지만 무소속 출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당선 가능성이 어려운데다 자칫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장은 충주시장 재선도전을 포기하고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방향을 틀 것으로 전망된다.

내달 1일까지 사퇴해야 보선 출마

이 시장은 지난 11일 오후 직접 충주경찰서를 방문해 범죄경력·수사경력조회서를 발급받았다. 또 12일 중국 출장길에 오르면서 공직후보자 추천 신청 마감일인 15일 이전 대리인을 통해 공천을 신청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이 시장이 시장선거에 집착한 이유는 시장선거에 출마할 경우 다른 어느 후보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7월에 치러질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공천, 당선 보장이 없는 점 때문이다.
이 시장은 20011년 10월 재선거를 통해 시장에 당선됐고, 현재까지 큰 무리 없이 시정업무를 수행해 왔다. 때문에 지금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며 재선 가능성을 높였고, 이런 이유로 시장출마를 고수했다.

이런 그에게 국회의원 선거는 큰 정치적 모험이 아닐 수 없다. 보궐선거 출마를 위한 당 공천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본선에서의 당선도 장담할 수 없어 이 시장의 입장에서는 산 넘어 산이다.

여기에 윤진식 국회의원이 지사 경선을 통과하지 못해 ‘국회의원 사퇴’ 입장을 명분을 만들어 번복이라도 한다면 이 시장은 이도저도 못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한다.

물론 윤 의원이 입장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10일과 11일 충주시청과 충북도청을 찾아 조건부 국회의원 사퇴론을 언급했다. 이 시장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다면 윤 의원 자신도 경선 전에 서둘러 국회의원직을 던지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럴 경우 충주시장 선거에는 윤 의원이 미는 것으로 알려진 조길형 전 소청심사위원이 나서게 된다.

이를 두고 ‘이 시장 압박용’과 ‘후진 양성설’ 등 의견이 분분했다. 시장직을 고수한 이 시장을 압박하기 위한 것인지, 이 시장을 돕기 위해 그러는 것인지, 자신이 지사에 당선되기 위해 배수진을 친 것인지 불분명하지만 어째든 분명한 사실은 윤 의원이 경선 전 사퇴를 약속한 것이다.

이 시장이 7월 30일 치러질 국회의원 보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일 120일 전인 4월 1일까지 시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가 시장직에서 사퇴하고 보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언하면 윤 의원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약속했던 대로 의원직을 내놔야 한다.

‘윤진식-이종배 빅딜’ 불만 목소리

윤 의원이 의원직을 그만두는 시점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국회의원의 경우 본인이 사퇴의사를 밝히더라도 국회의장 ‘사인’이 나야 사퇴가 가능하다. 따라서 4월 1일부터 임시국회가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같은 달 중순을 전후해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 측 관계자는 “의원직 사퇴는 이르면 이달 이뤄질 수 있지만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을 치르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다소 지연될 수 있다”며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충주당원협의회는 조직위원장 과도체제로 전환되는데 그럴 경우 윤 의원을 대신할 마땅한 인물이 없어 이 시장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시장도 충주당협 위원장 자리를 꿰찬 상태로 6·4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길 내심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중국 출장을 떠나기 직전 윤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당협위원장 자리를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윤 의원과 호흡을 맞추며 조직을 자연스럽게 장악하고 보궐선거 후보자 경선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기에 새누리당 후보가 충주시장에 당선된다면 달아 오른 분위기를 보선까지 끌고 가 공천장을 확보하고 당선도 되는 ‘일거양득의 패’를 거머쥐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당협위원장직은 승계가 아니라 공개모집을 통하는 것이란 점에서 이 시장의 구상대로 흘러갈지는 알 수 없다.

한편, ‘윤진식-이종배 빅딜(?)’을 둘러싸고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
6·4지방선거 충주시장과 국회의원 보선을 저울질하고 있는 새누리당 유구현 전 감사원 국장은 성명을 통해 “윤진식 국회의원은 ‘충주시장이 국회의원 보선에 출마하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보선에 출마하지 않으면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는 국회의원직을 거래한 것으로 헌법과 국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충주시장은 시민이 선출하는 것이고, 시장선거 출마여부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며 “윤 의원은 충주시민을 우롱하면서 오만한 권력 나눠먹기와 권력놀음에 도취돼 있다. 윤 의원과 같은 행태는 당헌당규에 위배되는 해당행위로 새누리당은 엄정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일부 시민사회단체도 ‘이 시장의 보선출마 4대 불가론’을 내세우며 보궐선거 출마를 반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시장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만큼 보궐선거 출마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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