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식‧이종배 사퇴… 새판 짜기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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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식‧이종배 사퇴… 새판 짜기 신호탄?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4.04.03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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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지방선거 앞두고 ‘역할’에 관심… 야권‧시민단체 “무책임한 부당거래” 비난
이종배 충주시장이 1일 시장직을 사퇴했다. 지난달 21일 시장직 사퇴의향서를 충주시의회에 제출한 지 10여일만이다.

가장 강력한 시장 후보로 꼽혔던 이 시장이 중도하차함에 따라 6월 지방선거와 7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이종배 충주시장이 지난 1일 시장직을 사퇴(위)하면서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이에 앞서 3월 28일 국회의원직을 사퇴(아래)한 윤진식 의원과 함께 어떤 역학구도를 설정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1년 10월 재선거를 통해 민선5기 제8대 충주시장에 취임한 이종배 시장이 1일 오후 2시 충주시청 탄금홀에서 퇴임식을 가졌다. 시장직 사퇴 막판까지 시장 재선 도전과 국회의원 보선 출마사이에서 갈등하던 이 시장이 보선으로 방향을 튼 결과다.

이 시장이 7월 30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일 120일 전인 4월 1일까지 시장직을 사퇴해야 했다.

어쨌든 지난 2년여 간 충주시정을 이끌며 재선의지를 불태웠던 이 시장이 사퇴함에 따라 어떤 역할을 할지, 7·30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공천권을 획득해 당선까지 이어질지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이 시장은 지방선거에 자신의 영향력을 극대화시킴으로써 존재감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도 보선행을 결심하면서 “지방선거와 관련해 당에서 역할을 주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시장은 윤진식 국회의원의 지사 선거를 적극 도울 것으로 보인다. 보선으로 방향을 틀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윤 의원이 국회로 향하는 길을 터줬고, 이 시장의 지지기반이 윤 의원 지지층과 겹치는 구조에서 지원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행보이기 때문이다.

이 시장이 시장직 사퇴를 결심하고 행동으로 옮기자 윤 의원도 지난달 28일 사퇴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따라서 이 시장이 지방선거를 통해 윤 의원과 호흡을 맞추며 조직을 자연스럽게 장악하다보면 국회의원 보선 후보자 경선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도 이를 의식해 지난달 윤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새누리당 충주시당협위원장 자리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충주시장 선거 향배 오리무중

이 시장이 물러나면서 충주시장 선거는 한치 앞도 알 수 없게 됐다. 충주시장 후보군 중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였던 이 시장이 빠졌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충주시장 선거 후보군은 5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여야 주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 시장의 보선행으로 가장 큰 수혜자는 야권 충주시장 후보들이다. 현직 시장이란 프리미엄을 상대하기 벅찼는데 스스로 물러나면서 한결 어깨가 가벼워졌다.

야권은 한창희 전 시장이 새정치민주연합에 합류하면서 당내 주자가 3명으로 늘었다. 한 전 시장 측은 이 시장이 하차하고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며 고무돼있다.
하지만 한 전 시장이 기존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를 받아 당내 경선을 통과할지, 또 경선 통과 뒤 본선에서 어떤 결과를 얻을지 미지수다.

새누리당은 이 시장의 하차로 조길형 예비후보와 심흥섭 예비후보가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당내 경쟁이 과열되면서 경선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심 예비후보는 경선 불공정을 주장하며 이 시장이 경선관리 조직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며 견제에 들어갔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는 삼각편대(윤진식-지사, 이종배-국회의원, 조길형-시장) 구상의 한 축으로 윤 의원의 영입설이 파다한 조 예비후보를 이 시장이 도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물론 이 시장이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밀 경우 경선 후유증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지원은 본선 후보 결정 이후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시정 공백‧역점사업 추진 우려

이 시장의 사퇴와 윤 의원의 사퇴서 제출이 이어지자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성명을 내고 “유권자에게 위임받은 공직을 사퇴하는 것은 두 사람 간에 이뤄진 부당거래의 이행조건으로 이용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정작 가장 중요한 충주시민과 맺은 신성한 계약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구현 전 감사원 국장은 성명서를 통해 “구태정치인 윤진식 의원은 정계를 은퇴하고 이 시장은 윤 의원의 ‘아바타’가 되지 말라”며 “윤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이 시장에게 넘겨주는 것처럼 공개리에 이 시장의 국회의원 출마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는데 사전선거운동 등 선거법 위반행위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게 요구했다.

충주화상경마장 유치 반대 충주시민연대도 성명서를 내고 “무책임한 정치인 때문에 충주시는 또다시 보궐선거를 진행해야 하고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충주시민들”이라고 비난했다.

윤 의원은 이와 관련, “보궐선거는 국회의원과 충북도지사 선거일자가 달라 생기는 것으로 법률에서도 허용된 제도”라고 전제하고 “충주 재보선 4번 중에 2번이 이시종 현 충북지사로 인해 발생했는데 저로 인해 1번의 보궐선거가 이뤄진다고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시장 사퇴와 국회의원 사퇴서 제출로 시정 공백 및 역점사업 추진 등이 우려되는 가운데 지방선거와 보선을 통해 어떤 지역 일꾼이 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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