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밖에 없어…공무원 시험 최고 경쟁률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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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밖에 없어…공무원 시험 최고 경쟁률 시대’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4.07.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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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주요 시험 응시자 전국 46만여명으로 집계
충북도 지방공무원시험에 5915명 응시 76.9대 1로 안전성 최고덕목
   
 공무원이 요즘 최고 직업으로 상한가를 치고 있다. 경기불황과 계속되는 취업난, 직업의 불안정성 때문에 공무원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사회 초년생뿐 아니라 공무원으로 전직하려는 사람들까지 증가해 주변에는 연중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는 이들로 북적인다. 이런 사회분위기를 반영하듯 인터넷 사이트에도 수험생들끼리 만든 모임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한 신문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은 전국적으로 46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121명을 선발하는 국가직 9급 공채에는 16만여명이 지원, 지난해 11만여명보다 5만여명이 늘어났고 국가직 7급 공채에서는 468명을 뽑았으나 6만3895명이 응시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000명이 증가한 숫자다. 특히 788명을 선발한 서울시 공채에는 8만여명이나 몰려 지난해 4만7875명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고, 대전시 공무원 시험에는 지난해 2753명에서 7608명으로 2.7배, 대구시 시험에는 5559명에서 1만1778명으로 2.1배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충북도에서는 지난 6월 20일 지방공무원임용 필기시험 및 제2회 특별임용시험을 실시했다. 이 날은 행정7급·9급, 농업9급, 기능10급 시험을 치렀는데 328명 모집에 5915명이 응시, 76.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결시생까지 합친 지원자 수는 7694명이었다. 그래서 충북도에서는 용암중·원봉중 등 7개 학교 교실 230개를 시험장소로 마련하는 등 대폭 늘어난 수험생을 관리하느라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경기불황과 취업난 때문에 더 몰려

 도 관계자는 “이번에 청년실업 해소차원에서 공무원 채용인원이 늘어난데다 응시인원이 몇 배 증가해 어느 해보다 공무원시험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그동안 구조조정 차원에서 결원만 보충해 왔는데 올해는 많은 수의 공무원을 뽑은 것”이라며 “최근들어 7000명 이상이 접수한 예는 없었다”고 말해 사상 최고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관련 청주시 관계자도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면서 우수인력들이 늘어 공무원의 질적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북도에 거주하면 도내 어느 시·군에라도 응시할 수 있게 돼있어 수험생 중에는 경쟁률이 낮은 곳으로 지원하는 등 눈치작전을 펴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공무원들 중에는 차제에 우수한 인력들이 많이 들어와 공직사회 분위기가 쇄신되길 바란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번 충북도 지방공무원시험 1차 필기시험 합격자들을 보더라도 대학재학 이상이 전체 9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이런 기대를 반영했다.

 한편 항간에는 요즘 1등 신랑감은 대기업 직원이 아니라 공무원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이 점에 대해 충북도 공무원 모씨는 “공직의 안정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을 선호한다고 들었다. 임금은 다른 직업과 비교해볼 때 ‘중상’ 정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제불황 때문에 그렇지 경기가 좋아지면 이런 판도는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직의 안정성을 비꼬아 ‘철밥통’이라는 단어까지 쓰지만 실제 IMF 이후 우리나라에는 ‘사오정(45세면 정년)’이라는 유행어가 나올 정도로 정년이 보장된 사기업이 드문 게 현실이다.

 현재 공무원들의 정년은 6급 이하가 57세, 5급 이상은 60세로 재임기간 중 ‘큰 사고가 없는한’ 이 나이는 보장된다. 그리고 각종 수당과 연가가 법적으로 명시돼 있고, 내년 7월부터 주 5일제 근무가 전면 실시돼 요즘처럼 불안정한 사회에서는 공무원이 최고로 인기를 끄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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