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환경 개선해도 등록금 인하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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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환경 개선해도 등록금 인하는 '안돼'
  • 경철수
  • 승인 2011.06.2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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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 비대위 부총장실 점거 농성 5일만 총장 면담
"등록금 인하 안하면 끝까지 투쟁"… 장기화 조짐도

   
▲ 지난 16일 청주대학교 본관 앞에서 '등록금 인하'와 '교육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청주대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 참여한 한 여학생이 간절한 마음을 담은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청주대 단과대학 학생회와 총학생회로 구성된 청주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청주대 비대위)가 '등록금 인하'와 '교육여건 개선'을 요구하며 부총장 실 점거 농성에 들어간 지 6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21일 2차 성명서를 통해 '등록금 인하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듣지 못할 경우 끝까지 투쟁 하겠다'고 밝혀 장기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앞서 20일 청주대 비대위는 "지난 17일 학내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부총장 이하 각 처장들과의 만남에서 현실적인 아무런 해결책을 얻지 못해 실질적인 결정권자이며 총 책임자인 총장과 직접적인 만남과 대안을 요구한다"며 대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청주대 비대위는 '조속한 시일 내에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교육 기자재를 개선해 주겠다'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재단 적립금을 풀어 등록금을 인하하는 문제 등에 대해서는 얘기조차 꺼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청주대 비대위는 오는 27일까지 김윤배 청주대 총장의 책임 있는 답변을 듣지 못할 경우 부총장실 점거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청주대 비대위는 단과대 학생회와 총학생회가 지난 2일 구성해 '등록금 인하와 교육여건 개선'을 요구하며 15일 오전 등록금 협상위원장이었던 부총장실을 점거한 뒤 시위를 벌여 왔다.

또 지난 16일에는 학교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이들은 "협상 당시 학교 측에서 밝힌 2010학년도 적립금은 100억원 정도였지만 결산결과 348억 1577만 4000원이었다"며 "이는 263억 원을 학생들로부터 얻은 등록금 수입(20.9%)을 남겨서 적립한 것으로 충북에서 1위, 전국에서 6위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지난해 등록금 3.7%의 인상이 적립금 인상을 위한 것이었다. 1만 3000명 학우들의 교육 요람이 되어야 할 청주대가 학생을 위한 학교가 아닌 학교를 위한 학생으로 주객이 전도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올해 초 2011학년도 등록금 협상 당시 청주대의 등록금과 적립금 규모는 전국 최상위 수준이었지만 교육여건은 최하위 수준이었다. 학생회는 '등록금 인하'와 '교육여건 개선'을 강력히 주장했고 결과적으로 '등록금 동결'과 '교육여건 개선'을 약속받았다"며 "하지만 지금껏 약속이행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학생들 등록금으로 막대한 적립금을 쌓아 오면서도 교육여건은 개선되지 않는 작금의 현실이 개선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음악학과는 이빠진 건반으로 공부"
청주대학교 전형준(호텔경영학과 3년) 44대 총학생회 고충처리 국장은 "등록금 동결 협상 당시 교육여건 개선을 요구했지만 영화과 학생들은 낡은 책걸상에서 공부를 하고 음악학과 학생들은 이 빠진 건반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최고 등록금으로 유명한 청주대학교가 학생들을 위한 대학 기자재 구입은 인색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청주대를 사랑하는 학생으로서 현재의 학교 사정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새로 입학하게 될 후배와 각계각층에서 모교를 빛내고 계신 선배들을 위해서라도 이 같은 학교 사정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주대학교 정상엽(레이저 광정보공학과 4년) 44대 총학생회장은 "현재 홍익대의 경우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내년부터 저소득층 학생 2200여명을 대상으로 우선 반값 등록금을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강원도립대의 경우 재정상황을 고려해 2012년 등록금 30% 감면, 2013년 등록금 60% 감면, 2014년도 등록금 없는 대학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며 "하지만 우리 대학의 경우 책임 있는 답변을 들을 수 없어 실질적인 결정권자인 총장과 직접 대화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는 적립을 위한 등록금 인상이 아니라 학생을 위한 등록금 인하가 필요한 때다"며 "책임 있는 답변을 들을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대 관계자는 "그동안 시설투자와 교육의 질적 제고를 위한 교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현재 기숙사를 짓고 있고 장학혜택도 늘리려 하고 있다"며 "다만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이뤄질 수 없고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재단 적립금을 학교 등록금 인하를 위해 풀어 쓰는 것은 현재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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