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들린 모금회 긴급자금 동날까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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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들린 모금회 긴급자금 동날까 '한숨'
  • 경철수
  • 승인 2011.06.2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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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모금액·중앙배분 사업비는 감소… 수요는 날로 증가세

   
▲ 연중 상시 모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중앙 배분사업비가 당초 17억원에서 6억원으로 줄면서 긴급지원비 마련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연중 모금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가 모금액 고갈로 도내 일부 시·군 자치단체의 긴급지원액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모금회의 지난해 연중모금액은 17억 100만원이다. 이 중 긴급 생계비(1억 2956만원), 의료비(9억 8644만원), 주거비(8400만원)등 긴급자금으로 지원된 돈은 모두 12억 원으로 겨우 5억 원을 남겨 다른 사업을 펼칠 수 있었다. 긴급 자금은 저소득 가정의 가장의 실직이나 갑작스런 사고, 재난·재해 피해로 어려움을 겪을 때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생계비와 의료비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모금회가 긴급지원제도 이외에 연중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더욱이 올해 모금회가 도내 13개 시·군·구에 긴급자금으로 지원하기로 한 모금액 총액은 14억 원, 지난해 연중모금액(17억 100만원)을 대비해 생각하면 얼마나 쪼들리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특히 도내 긴급지원금은 해마 다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2008년 8억 4900여만 원이던 긴급지원비는 3년 사이 무려 1.4배가 증가해 지난해 12억 원이나 지출됐다. 하지만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중앙회 배분사업비는 지난해 17억 원에서 6억 원으로 2.8배나 줄었다.

영동군은 이미 마이너스
여기에 갈수록 연말 모금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에 기업체와 관공서의 연중 모금액까지 줄면서 긴급지원액 고갈이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실제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6월1일 현재 도내 13개 시·군·구별 긴급지원 가능액은 영동군의 경우 지원액 총예산 5146만원을 넘어 5423만원이 지원되면서 105.4%가 진행된 상태다. 이는 277만원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단양군, 괴산군, 제천시도 비슷한 상황으로 당초 지원예산의 90% 이상이 상반기에 지원되면서 추가 지원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당초 3551만 4000원을 지원하기로 한 단양군은 이미 총예산의 98.0%에 이르는 3480만원이 지출됐다. 4478만 8000원을 지원하기로 한 괴산군도 95.2%에 이르는 4272만원이 지원된 상태다. 제천시도 총 1억 4052만 9000원의 91.1%에 이르는 1억 2800만 6630원이 지출된 상황이다. 앞으로 추가 모금액이 지원되지 않을 경우 해당 자치단체는 올해 하반기에 긴급지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에 모금회가 침체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표적 마케팅에 나섰다. 우선 기부 수요가 많은 충북 교육청, 경찰청, 의료 및 행정기관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우선 긴급 의료비 지원을 통해 병원 재정난 해소에 도움을 준 점을 감안해 청주 효성병원이나 한국병원 등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직원들 봉급에서 자율적으로 5000원 이내를 매월 기부하는 운동이다.

단양·괴산·제천도 바닥
사실 경기가 악화 되면서 입원 환자들의 의료비 체납이 증가되어 일부 병원들이 재정난을 겪어 온 것은 사실이다. 당시 일부 병원들의 체납 병원비를 긴급 의료비 형태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대납해 왔다. 이를 통해 병원들은 재정손실을 일부 충당해 왔고 이제 사회 환원 차원에서 직원들이 봉급의 일정액을 기부하자는 것이다. 또 공직사회가 고통분담 차원에서 솔선수범해 동참하면서 연중 상시 기부활동에 불을 붙이자는 것이 이번 협력사업의 취지다.

이 같은 연중 상시 기부활동은 청주시 등이 이미 동참하고 있다. '우수리 모금활동'을 통해 청주시 공무원들의 경우 월급의 자투리 돈을 기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1000원 미만으로 최고 990원을 넘을 수 없어 모금액이 많지 않다. 따라서 긴급지원금으로 수혈 하는 데는 턱 없이 모자라다는 것이다. 이에 공직사회가 먼저 상시 기부활동에 동참해 주길 바라고 있다.

"공직사회 솔선 기부 동참 기대"
모금회는 충북경찰청에도 알코올 의존성 질환자 치료비를 지원하는 기부활동에 동참해 줄 것을 제안하는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충북경찰청은 최근 전국적으로 벤치마킹 열풍을 낳고 있는 '주폭(酒暴)척결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술에 의지해 주변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조직폭력배 보다 더하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 걸고 '주폭 전담반'까지 꾸려 대대적인 단속활동을 벌여 왔다.

더불어 알코올 의존성 환자들의 재활 치료를 위해 알코올병원과 업무협약을 통해 진료비의 10%를 감면해주는 사업도 펼쳐 왔다. 따라서 이번에  충북 경찰이 알코올 의존성 환자들의 치료 기금 조성을 위해 봉급의 일정액(5000원 이하부터)을 기부금으로 내는 사업에 동참해 주길 바라고 있다. 이는 주폭들에 대한 재활치료에서 그동안 문제가 되어 왔던 비용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수 있는 사업이란 분석이다.

또 연중 모금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금회 입장에선 모금액을 단숨에 끌어 올릴 수 있는 묘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충북경찰청 담당자는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판 충북경찰청장이 추진하고 있는 주폭 척결의 연장선상에서 대다수의 경찰관이 거절하지 못하고 반강제적으로 모금활동에 동참하면서 일부 직원들의 비난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급여의 일정액을 공제하는 사안에 대해 일부 경찰관들의 불만을 살 수 있어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김효진 사무처장은 "중앙 배분사업비가 17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줄어든데다가 연중 모금액이 좀처럼 증가하지 않아 긴급지원금 마련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며 "연말모금에 대한 기대심리로 연중모금액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침체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협력 사업으로 관공서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제안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공직사회가 솔선수범해 주면 도민들도 동참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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