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종지사는 합참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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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종지사는 합참의장?”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4.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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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직 인사 해법 고민, 한나라당 정무직 요구도 변수

조만간 있게 될 충북도 고위직 인사가 요즘 관가의 단연 화제거리다. 아직 구체적 일정이 드러나지 않는데도 고위 공직자들의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하게 얽힌데다 이원종지사의 정치적 배경까지 깔려 있어 많은 얘기들을 몰고 다닌다. 박환규(전 도의회사무처장) 박경국씨(전 경제통상국장)가 교육파견에서 복귀함에 따라 어쨌든 이지사는 인사폭의 크기를 떠나 해법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현재 이종배기획관리실장(이사관)이 행자부 자치경찰준비단장으로 올라가는 대신 김웅기씨(국제교류문화재단 편집위원)가 충북도로 전입되는 것만 확실하고, 나머지 밑그림은 각종 억측만 양산할 뿐 좀체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김웅기편집위원은 고참 이사관인 관계로 청주부시장이나 도의회사무처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맡을 수 있는데, 김위원의 평소 행동스타일(?)이 이미 관가를 민감하게 하고 있다.

김웅기씨 전입에 대해선 여러 평가가 제기된다. 그중에 유신사무관(육사) 전력의 그가 내려 올 경우 고위직을 차지한 사관학교 출신은 10여명이 넘기 때문에 도정의 군사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공무원들 사이에선 이원종지사는 합참의장이라는 말까지 나돈다”며 지금의 분위기를 전했다. 현 도의회사무처장 김종록씨는 특별히 문제삼을 것이 없어 어느 국장직을 맡아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사가 인사를 단행키 위해선 먼저 교육 입소 대상이 결정돼야 한다. 지금으로선 한대수청주시장과 불편한 관계인 연영석청주부시장과 정정순 도경제통상국장의 교육차출 가능성이 높다. 분명한 사실은 청주부시장의 교체는 확실하다는 것. 청주시측도 이를 인정한다. 때문에 후임 부시장 결정이 충북도 고위직 인사의 관건이 될 조짐이다. 당장 박환규씨(이사관)와 김웅기씨(이사관)가 대상자로 오르는데 한시장이 선 뜻 받아들이지 않을 조짐이다.

특히 박환규 전도의회 사무처장의 경우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의 불편한 관계가 계속 한시장과의 사이에 이상기류를 형성, 발탁여부가 불투명하다. 당시 박환규 전처장이 한대수시장의 당선에 일조하면서 당연히 부시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행자부에서 내려 온 이종배 현 기획관리실장으로 낙점된 것이다. 같은 직급의 최고참인 이실장을 행자부가 강하게 미는 바람에 한시장으로서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때문에 박환규 전처장의 입장에선 일종의 배신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둘간의 불편한 관계는 결국 내·외간 구설수로까지 비화돼 지금도 봉합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를 다른 시각에서 진단하는 여론도 있다. 서로 틀어질 대로 틀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차라리 다시 손을 잡는 것도 수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성격이나 성향상 한대수-박환규의 콤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며 두 사람이 툭툭 털고 관계를 회복할 것을 주문한다. 두 사람이 뭉치면 시너지효과도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만약 한시장이 박환규씨를 받아들이면 이원종지사의 인사숨통은 훨씬 트이게 된다.

한대수시장 측근들 사이에선 부하직원들에게 신망이 높은 우병수 도농정국장(부이사관)을 적극 밀려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우국장이 부시장으로 가려면 이사관 승진을 시켜 전출시켜야 하기 때문에 이지사로선 부담이 따른다. 우국장의 경우 앞으로 2,3년 내에 여러 고위직이 공로연수 내지 명퇴에 들어가기 때문에 굳이 지금부터 서둘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원종지사의 총애를 받는 박경국 전 도경제통상국장의 부시장설도 심심치 않게 나오지만 나이 등 여러 여건상 역시 쉽지가 않다. 박경국씨의 경우 전격적인 기획관리실장 발탁설과 함께 일단 외청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 와 중책을 맡는 이른바 ‘우회론’까지 제기된다.

김영호행정부지사의 중앙전출 가능성에 맞춰 부지사 인사도 주목의 대상이 된다. 한범덕정무부지사가 행정부지사로 옮길 경우 정무부지사 인사는 가장 골치아픈 인사가 된다. 지금으로선 확실한 대안 인물이 없는데다 이원종지사가 속한 한나라당이 노골적으로 정무직 한 자리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현재 K국장이 이 자리를 원한다는 소문이 나도는데 청내 반응은 반반이다. 다른 시·도와는 다르게 기껏 자당 후보를 도지사에 당선시키고도 정무직 한 자리를 얻지 못한 한나라당의 압력이 예전같지 않은 것도 고위직 인사의 큰 변수가 됐다.

지난 11월 25일 청주 명암타워에서 열린 한나라당 운영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송광호 도당위원장을 비롯해 당직자들이 이미 이지사에게 확실하게 메시지를 전달한 상황이다.

만약 이지사가 한나라당에 계속 남아 2006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으려면 어떤 형식으로든 당에 ‘선물’을 안겨야 할 판이다. 현재도 당내 불만이 예사롭지 않아 현 당직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 후보로 낙점받는 것조차 어렵게 된다. “이번에는 절대 그대로 넘어가지 않는다”며 벼르는 한나라당 관계자의 말은 지금의 정무직 요구가 의례적이지 않음을 시사한다.

 당내 일각에선 윤의권씨(전 서울신용평가정보 회장)를 정무부지사 후보감으로 입에 올리기도 한다. 이지사와는 성균관대 선후배가 된다. 그러나 한나라당 정무직과 관련해선 여전히 ‘인물난’이 문제된다. 당내 마땅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제 3의 인물을 영입하는게 더 바람직하다는 여론이다. 그동안 이원종체제에서 정무부지사와 관련, 언론계 인사 등 외부 인사 영입설이 종종 제기됐지만 한번도 성사되지 않았다. 흥미있는 것은 정무부지사 외부영입에 대해 충북도청 공무원들의 입장이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나이가 적을수록 “한번 과감하게 시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도 소장파에 속하는 인사들의 경우 비교적 필요성을 인정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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