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문씨, 임광수회장 고발 파장 혁명 절반의 성공,
모양새는 후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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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문씨, 임광수회장 고발 파장 혁명 절반의 성공,
모양새는 후진적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5.01.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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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한심한 모습 더 이상 보지 말자” 공감
<충청리뷰는 지난 362호(1월 8일자 발행)를 통해 ‘혁명이 몰아친다’는 제목으로 1월 15일로 예정된 충북협회 신년교례회와 열린우리당 청주시당원협의회장 선거의 이상기류를 예단했었다. 결과는 절반의 혁명으로 끝났다. 오랫동안 논란이 됐던 충북협회 임광수회장의 퇴진은 ‘마땅한 사람이 나타나면 물러나겠다’는 조건부 퇴진으로 정리된 반면 당원협의회장 선거는 홍재형의원 핵심 측근으로 당선이 예상되던 방효무씨가 낙선함으로써 ‘반란’으로 마무리됐다.<관련기사 10, 11면 > 그런데 충북협회 신년교례회는 많은 참석자들에게 새해의 희망보다는 ‘상처’만 깊게 남겼다.

이날 임광수회장에 대한 비토가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전해 들은 충북협회측은 사설경호업체 요원 20여명을 행사장 곳곳에 배치해 처음부터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행사가 열린 세종호텔 1층 로비에선 청주에서 상경한 충청일보 노조원들과 고성을 수반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3층 행사장에도 이른바 고용된 ‘깍두기’들이 설쳐대는 바람에 일부 참가자들로부터 “여기가 무슨 조폭 행사장이냐”는 비난을 받았다.

이날 고용된 사설 경호원들은 임광토건 비서실 관계자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는데 누가 목소리만 높여도 당장 우악스럽게 달려드는 바람에 여러 차례 불상사가 빚어진 것. 이 과정에서 임광수회장 체제에 반기를 든 장병문씨(57·국회저널 편집인·사진)는 두 번씩이나 행사장에서 강제로 내몰림을 당했고, 충청일보 사태를 의제로 채택해달라고 제의하던 충북대 김승환교수(충북민예총회장)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역시 사설 경호원에 팔짱이 끼인채 강제로 쫏겨나는 수모를 당했다.

장병문씨는 이 때 입은 타박상으로 병원으로부터 3주 진단을 받아 19일 임광수씨를 검찰에 고소하는 한편 충북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까지 가졌다. 이날 이원종지사가 축사하는 과정에서도 소란이 빚어져 잠시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임광수회장 반대 인사들이 입만 열면 바짝 들려 나가는 분위기는 마치 70년대와 80년대 초반 대학가의 살벌함을 연상시켰다. 이 때도 학생들이 반정부 구호만 외치려고 하면 무조건 정보요원들이 낚아 채는 바람에 당시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는 게 유행(?)할 정도였다.

이날의 볼썽사나운 모습을 목격한 한 회원은 “실망감을 넘어 큰 좌절감을 느꼈다. 우리같이 객지에 사는 사람들은 고향에 대한 정이 각별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추한 모습을 보고 할 말을 잊었다. 그런데도 행사장을 찾은 도지사와 시장 군수 장관 국회의원들은 아무일 없다는 듯이 준비된 음식물을 먹어가며 덕담 나누기에 바쁘더라. 어느 누구 하나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묻는 사람조차 없었다. 이게 충북의 수장들이고, 지역 정체성의 현주소이구나 생각하고 참담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교수가 마치 개끌려가듯 식장에서 쫓겨나는데도 눈하나 꿈쩍하지 않더라. 행사장에서 강제로 끌려 나간 사람들이 주최측이 우려하는 것처럼 무슨 개판(!)을 치려고 했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그들은 말을 하고 싶어 했다. 다소 의견이 다르고 접근 방법이 약간 거칠다고 하더라도 이런 것 하나 포용하지 못하고 사설 경호원까지 불러야 하는지 답답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이 자기들끼리 ‘촌놈들’이라고 뇌까리는데는 정말 미치겠더라. 앞으로는 이런 모습을 제발 안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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